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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그

신의- 공민왕 부끄럽게 한 적월대 비사

by ILoveCinemusic[리뷰9단] 201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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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적월대 비사

'황금보기를 돌 같이 하라'라는 말을 남긴 최영 장군은 그 성품이 강직하고 고려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연상이 됩니다.
그러나 '신의' 속에 나오는 극중 최영(이민호 분)은 고려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좀 모호한 태도를 지니고 있어 그의 캐릭터가 이해가 가지 않았었습니다.
더군다나 은수(김희선 분)가 칼을 들고 돌진할 때 그대로 찔려 목숨을 도외시하고 별로 살고 싶은 마음마저도 없는 것 같은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판타지 사극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니 정극처럼 역사 속의 최영 장군이 가지는 이미지를 그대로 형상화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매치가 너무 안되어도 곤란한데 적월대의 비사가 공개됨으로써 극중 최영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합니다.

공민왕은 자신의 곁을 떠나려 하는 최영을 붙잡으려 합니다.
비록 왕이지만 입지가 좁은 공민왕은 자신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기철의 세력의 대항마로 최영이 꼭 필요하다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영은 공민왕과 독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과거의 일부를 공민왕에게 털어 놓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선대왕이자 자신의 형인 충혜왕과 최영의 소속부대였던 적월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적월대는 내공을 지닌 자들만 엄선해서 만든 정예특수부대와 같은 존재입니다.
이 부대의 대장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부대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밖으로는 목숨을 걸고 고려에 충성을 하였지요.
일흔 명이 넘던 부대원들이 전투 속에서 하나하나 죽어가면서 소수의 인원만이 남게 되었을 때 왕이 친히 그들을 궁으로 불러 들입니다.
최영은 왕이 친히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함이라 믿고 들뜬 기분에 젖어 들어 있습니다.
허나, 적월대장(최민수 분)만이 사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지 부대원들에게 왕이 그들이 생각하는 왕이 아니더라도 전우들을 위해서 참으라 말하죠.


아니나 다를까 왕은 그들을 치하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권위에 적월대가 도전한다 여겼는지 아니면 적월대에 대한 칭송이 못마땅한 것인지 술에 잔뜩 취한 흐트러진 모습으로 행패를 부립니다.


적월대장의 칼을 뽑아 마구 휘두르기도 하고 적월대 중에서 유일한 홍일점인 여성에게 욕을 보이며 많이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옷을 한올 남김 없이 벗으라 명하죠.


그것도 어명이라고 어명을 따르지 않는다고 핍박을 가하면서 말이죠.
적월대장은 홍일점인 여인의 지조를 지켜주기 위해 왕을 가로막다가 칼을 맞아 죽임을 당합니다.
죽음을 당하면서도 적월대장은 부대장인 최영에게 왕에 충성할 것을 언약케 하죠.


최영은 마지못해 적월대장에 의해 고려 왕실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것입니다.
물론 궁에 들어 이런 치욕을 당하기 이전에는 고려에 대한 충성심은 진실된 것이었겠지만 충혜왕의 적월대에 대한 이런 비사 속에는 고려 왕실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가 함께 녹아 있을 것입니다.

최영의 이야기를 들은 공민왕은 부끄러워 하며 최영이 자신을 왜 맘에 들어하지 않았는지 이해를 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최영의 쓰임이 자신에게는 너무나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그가 자신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죠.


'신의'는 중국에 수출이 될 드라마라고 보여지는데, '왜 하필 원의 간섭기 하에 놓여 있는 치욕의 역사적 배경을 택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공민왕이 기철 등을 숙청하고 안으로는 왕권강화와 밖으로는 원의 지배하에서 벗어나려 노력을 한 왕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신의'의 역사적 배경은 좀 의미심장하기도 합니다.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SBS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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