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무봉한 옥황상제의 안배
'아랑사또전'은 블로거들의 매의 눈에 의해서 옥에 티가 잡히고는 있지만 옥황상제의 치밀한 안배는 그야말로 천의무봉하다 느껴집니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홍련을 잡기 위한 미끼인 아랑과 저승사자 무영의 실패, 그리고 은오가 그 대리 역할을 하는 관계를 고찰해 보면 옥황상제의 치밀함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죠.
옥황상제의 안배를 들여다보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유의지마저도 신인 옥황상제의 손안에 들어가 있는 듯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랑의 원혼이 자신의 죽음을 밝히려고 하게 한 의지나 은오가 아랑의 원을 풀어주게 되는 것까지 모두 말입니다.
그리고, 옥황상제의 이러한 안배는 비극을 위한 것이 아닌 해피엔딩을 위한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장르론으로 봐도 로맨스활극인 '아랑사또전'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라는 옷이 어울리지 비극이 어울리지는 않아 보입니다.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아랑사또전' 속에 진행되어 온 스토리는 해피엔딩을 위한 포석이 많이 깔려져 있는 듯 합니다.
그 중에서 은오 어머니는 홍련(무연)에게 이미 먹혔을 것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네요.
은오가 들고간 항아리를 방울이 9대조 할머니의 책까지 뒤적이며 그 부적을 떼어낼 방법을 찾아내게 되자 은오는 부적을 풀어 항아리의 비밀을 풀고자 합니다.
방울이 주문을 외어 항아리를 벗기자 그 속에 있던 악귀가 나와 아랑에게 몸을 달라며 위협을 하죠.
은오가 부채를 이용해 악귀를 소멸시키자 악귀와 영적으로 맺어진 듯한 홍련이 매우 괴로워하면서 그 육신 속에 들어 있던 혼이 육신을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이 때 주목해야 할 것은 홍련의 몸 속에 있는 영은 무연이 아니라, 은오 어머니의 영이라는 점입니다.
이전 회에 무연이 육신을 갈아타는 수법으로 400년을 살아왔는데, 어찌 죽은 자의 몸이 아닌 산자의 몸을 빌어 살고 있는지...은오 어머니의 영은 왜 악귀로 만들지 않고 육신 속에 가두어뒀는지는 또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거울이 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무연의 영이 이 거울 속에 또 어떤 결계로 보호 되어 있는 듯 하네요.
악귀를 없애는 부채에 대해서 궁금해하던 아랑은 은오가 자신의 스승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스승으로 나온 정보석은 옥황상제의 변신한 모습으로 그는 은오에게 무술을 가르치고 악귀를 벨 수 있는 부채와 어머니를 찾았을 때 사용할 비녀를 주죠.
저는 홍련(무연)의 몸 속에 있는 은오 어머니의 영과 이 비녀가 해피엔딩을 위한 반전카드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시청자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은오가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를 찾고, 아랑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니겠어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은오 어머니가 살아 있으니 은오에게 비극은 없다 보여집니다.^^
파멸을 위한 전주곡
운명공동체라는 말이 있죠.
최대감과 홍련은 아마도 이 말이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쓸모가 없어진 최대감을 홍련이 살려두고는 있지만 최대감의 명이 다할 때가 된 듯 합니다.
그리고 최대감의 운명은 바로 홍련의 운명의 투영이기도 하죠.
최대감은 홍련에게 제물을 바치면서 일생동안 부귀영화와 권력에의 탐욕을 가졌던 인물입니다.
홍련은 제물을 얻으면서 영생을 꿈꾸고 있는 인물이죠.
공생관계의 이들의 운명이 파멸이 되리라는 것은 그동안 '아랑사또전'을 지켜본 분들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최대감은 주왈이 그랬던 것처럼 홍련에게 제물을 많이 가져다 바쳤겠지요.
지은 죄가 무거우니 최대감이 죽어 지옥에 가면 아마 저승사자들이랑 염라대왕이 파티를 할지도 모르겠단 상상을 해봅니다.
은오는 아랑이 항아리의 악귀가 자신의 몸에 욕심을 내는 것을 보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전에 갔던 최대감의 집 사당으로 월담을 합니다.
아랑 입장에서는 악귀가 자신의 몸을 탐내는 것이 마치 예전의 '전설의 고향'에서 가장 무섭다고 하는 '내 다리 내놔'의 그 공포심과 일맥상통하는 공포일 겁니다.
그래서 은오는 악귀가 든 항아리를 다 없애 아랑의 두려움을 근원적으로 잠재워주려고 하는 것이겠죠.
부채를 이용해서 하늘을 가리는 은신부적의 결계를 없애 버리니 저승사자 무영도 사당 안으로 진입을 하게 됩니다.
낌새를 알아차린 홍련은 악귀를 풀어 저승사자와 은오를 막아보려 하지만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드디어 자신의 어머니의 형상을 한 무연과 대면을 하게 되는 은오는 두 눈을 부릅뜨며 "어머니"라고 부르며 말을 잇지 못하네요.
가증스런 무연은 은오 어머니 행세를 해서 이 위기를 벗어나겠죠?
저승사자 무영은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만회하여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을 흡족하게 할 것인지도 다음주의 관전 포인트네요.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MBC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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