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순 여사의 순진한 딸 최호정(최윤영 분)은 이상우(박해진 분)가 급체한 호정을 백허그로 응급조치해 준 이후로 밤낮으로 상우가 떠오르며 잠도 자지 못할 정도로 상사병 초기증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괴로운 맘에 상우가 일하는 병원과 상우의 집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하면서 급기야 상우에게 "우리 사귀어요."라고 하면서 고백을 합니다.
상우에게는 호정이 여자로 보일 턱이 없습니다. 술에 취해서 길바닥을 제 침대에서 자듯이 널브러져 있던 호정을 혹시나 못된 사람들이 해코지할까봐 구해줬던 당시의 상황들이 호정에 대한 상우의 이미지일 것입니다. 엎어서 옮기다 자신의 어깨에 오바이트를 하기까지한 호정이 여자로 보일 턱이 없죠. 상우 입장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경우처럼 어처구니가 없겠죠.
더군다나 상우는 밤에는 대리택시 알바에 낮에는 공부를 병행하느라 한 눈 팔 틈이 없죠. 호정의 순수함이 상우에게는 몰상식하게까지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을 조금도 읽지 않고 자신의 감정만 고백해버리면 그 마음을 받아줄 이가 누가 있을까요?
나름 연애고수, 이 남자의 프로포즈
나름 연애고수로 보이는 강우재(이상윤 분)도 서영(이보영 분)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고백해 버리긴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서영이가 연애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어딨겠어요.
오토바이 도둑에서 오토바이를 대리할 분신처럼 서영이를 설득하여 데리고 다니면서 서영이에게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스트레스도 풀어주며 그녀의 웃는 모습 하나에 마음이 흐뭇해지는 우재입니다. 여기까지라면 딱 좋았지 싶은데 고백을 하는 것은 좀 오버로 여겨집니다.
그래도 연애초보 호정보다는 조금 윗길로 보이긴 합니다. 직접적인 스트레이트로 마음을 알리기보다는 약간 우회전법으로 서영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니까 말이죠. 머리 좋은 서영이 우재의 말귀를 못 알아듣지는 않겠지만 서영이 입장에서는 우재의 고백도 뜬금없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토바이 도둑과 오바이트... 아름답지 못한 호정과 상우, 서영과 우재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고백을 하면 다 받아줄거라는 호정과 우재의 근거 없는 자신감의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의문이 드네요. 어떤 사건들이 이 아름답지 못한 기억들을 사라지게 하고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을런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KBS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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