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 서영이'에서 서영이(이보영 분)는 아버지의 빚과 가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리를 믿으면서 고시공부와 과외를 병행하는 억척녀 캐릭터입니다.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상 서영 남매는 이러한 가난을 이겨내고 고시를 패스하고, 동생은 의사가 되어 집안을 일으킬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개천에서 용만들기'와 같은 이런 극중의 진부한 설정이 왜 제게는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굉장한 판타지로 느껴지는 것일까요?
가까운 제 외사촌 형님께서도 몇 년 전 공인회계사(CPA)에 힘들게 패스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서영이네처럼 매우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이었죠.
외숙모님은 중병에 걸려 지금도 가족들에게 병수발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고...
10년 넘게 공부를 하셨던 터라 합격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남들이 보면 CPA에 합격했다고 해서 당장 뭔가 막혔던 것이 술술 풀릴 것 같이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어쨌든 이런 경우가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라면 이런 경우는 주변에서 간간이 들려오곤 하는 듯 합니다.
'내딸 서영이'가 가지는 이런 설정을 일반 시청자가 느끼기에는 자신의 이야기 같지 않고 남의 이야기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내딸 서영이'에서는 크게 세가족이 등장을 하는데 서영이 가족, 위너스 사장 강기범 가족, 그리고 강기범의 친구이자 위너스의 이사인 최민석의 가족입니다.
위너스는 국내 재벌 서열 100위의 그룹으로 상류층으로 보여지고, 서영이네는 하층민, 최민석네는 상류층에 속하지만 최상류층은 아니라 느껴집니다.
극 중에서는 중산층이 빠져 있는데 최민석네를 중산층이라고 보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위너스의 사장 강기범네 가족은 부의 되물림이 가장 큰 고민거리인 듯 하고, 서영이는 고시를 통해서, 동생은 의사가 됨으로써, 그리고 최민석의 처 김강순(송옥숙 분)는 딸 최호정의 결혼을 통해서 신분 상승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거리가 이 세 가족들의 중요한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고픈 이야기는 서영이를 통해서 보여질 신분상승과 계층이동이 드라마가 그리는 것처럼 그만큼 현실성이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차라리 김강순 여사처럼 딸이 부자와 결혼을 해서 신분상승을 한다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더 현실성이 있어 보입니다.
또한, 서영이가 고시 공부를 하는 이유가 단지 그 길만이 가난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라면 그것 또한 매우 못마땅한 일이죠.
단시 출세를 위해서 고시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려는 것은 부의 되물림 만큼이나 좋지 않다 생각합니다.
각 직업에 대한 투철한 소명의식에 의해 그 직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출세를 위한 도구로써 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개선해 나가야 할 숙제라 느껴집니다.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시대가 되면서 수많은 박사 학위자들과 변호사 합격자들이 놀고 먹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서부터 기인된다 봅니다.
사실 서영이를 통해서 보듯이 하층민과 상류층은 그 출발선상부터가 다르기에 공정경쟁이라고 볼 수도 없다 느껴집니다.
그리고 부의 세습, 아버지의 사회적 계급이 자녀들에게 그대로 되물려지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기에 서영이의 신분상승과 계층이동이 있을 수 있는 현실감을 지니고 있지만 또한 굉장히 판타지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내딸 서영이'에서 서영이가 이런 현실에 있는 단단한 벽을 허물고 성공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굉장히 짜릿함을 느낄 듯 합니다.
일종의 대리만족이겠죠.
저는 '내딸 서영이'에서 서영이가 고시공부를 하는 이유가 단지 출세를 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영이의 성공기 또는 신분상승 또는 계층이동이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현실 속에서도 보다 자유로운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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