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기만 한 것일까?
'웃어라동해야'의 방송국 아나운서 윤새와, '당신 뿐이야'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차도희, 그리고 최근 방송 중인 '내딸 서영이'의 의대생 강미경까지...
박정아의 작품 선택력은 단순히 운이기만 한것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영 어머니의 급작스런 병사로 남편 노릇, 아버지 노릇을 못한 서영이의 아버지(천호진 분)는 죄책감을 느끼며 늦게라도 아버지 노릇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지만 한 번 닫혀 버린 딸 서영의 마음을 열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동안 워낙 잘못한게 많았어야 말이죠.
가족들을 생고생시키고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서영이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아버지로 인정을 하지 못하는 서영이를 통해서 가족간의 사랑과 화해를 감동적으로 그려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품 초반에는 서영이가 보는 아버지의 실망스런 모습이 대두가 될 듯 합니다.
저도 서영이 아버지를 보면서 많이 실망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서영이의 아버지에 대한 태도는......
뭐랄까 아버지에 대한 애증마저도 식어버린 느낌이라고 할까요?
사랑이 있어야 미움도 있는 법...
그것마저도 식어버린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선...
절망감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아버지와 말을 섞는 것도 싫어하는 듯 한 느낌이더군요.
이런 딸에게 화를 낼 자격도 없다는 듯 한 서영이 아버지의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딸을 바라보는 눈빛이 사랑을 전하는 눈빛이 아니라 가장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아내를 병들어 죽게 한 죄인의 모습 같습니다.
드라마는 시대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내딸 서영이'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정의 모습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냐하면 '하우스푸어', '개인파산', '경기불황'과 같은 단어들을 거의 하루도 빠짐 없이 듣는 시절이니까 말이죠.
서영이는 그 속에서도 고시원에서 고시공부를 하고, 과외를 하고...
몸이 하나인게 모자랄 지경인 서영이를 보면서 측은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은 '내 딸 서영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모습의 투영이기도 한 듯 합니다.
얼굴에 웃음기마저 말라 버린 채 악착 같이 사는 서영이가 환하게 웃는 날이 올런지...
그래도 저 먼 곳에 희망만은 있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 '내 딸 서영이'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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