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 철학, 뺄셈 세계관
준비~
땅!
성공을 위해 달리고 있는 무수한 인생들.
출발점도 다르고 각기 지향하는 곳도 다르다.
과연 목표에 도달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설령 목표에 도달했다 할지언정 보다 높은 성공을 향해 다시 목표설정을 한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했던가?
인간의 욕망이 무한한 반면 자원은 유한하니 여기서부터 아이러니가 생길 수밖에......
『오늘, 뺄셈』은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성공을 위해 무언가를 더하고자 사는 우리의 인생을 한걸음 물러서서 관조하고 있다.
딱딱한 경구가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세이들로 경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
그만하면 됐다고......
성공을 위해 달려가면서 잃어버리게 되는 것들......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 등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더해진 만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없느냐고 되묻곤 한다.
그 잃어버린 것들 중엔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47개의 이야기를 통해 나즈막한 목소리로 알려준다.
그렇다.
어쩌면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 등을 얻고자 하는 이유는 보다 풍요로운 삶과 보다 행복한 삶을 위함일터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그러한 것을 얻기 위해 자칫 자신이 가진 행복과 맞바꿈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런지.
'어제'가 이미 쓴 돈이고 '내일'이 아직 은행에서 찾지도 않은 돈이라면 '오늘'은 가장 가치가 높은 '수중의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삶의 진정한 의미는 오늘 하루를 어ㄸ허게 보내느냐 하는 고민으로부터 찾아낼 수 있다.
오늘을 내실 있게 보내고 내일 또한 그럴 수 있다면,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인생 계좌에서 흔쾌히 빼낼 수 있다면, 잘 살아가는 인생일 것이다.
-인생계좌의 잔액 중에서 (P.47~48)
나의 뺄셈 리스트
한해를 마루리하며 혹은 새해를 맞이하면서 늘 해오던 일이 있었다.
그것은 새해계획을 짜는 일이었다.
올 한해는 나에게 어떤 것이 더해졌는지, 또 앞으로 무엇을 더하고 싶은지......
그런데,『오늘, 뺄셈』을 읽고 나선 나에게서 빼야할 것은 무엇인지를 돌이켜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서 빼야 할 것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아버지 탓'과 같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묵은 감정을 현재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우스푸어라는 단어가 나올 즈음 우리 가족은 은행 빚에 허덕이며 벌이의 일부를 빚을 갚는데 급급한 삶을 살았었다.
'내일은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티면서.
무려 10년 넘게 일없이 주식과 연이은 사업실패로 있던 돈을 탕진하는 아버지 탓도 참 많이 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그것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던가.
그 우울한 과거가 지금도 내 마음 한켠에 그늘이 져 있다는 사실에 『오늘, 뺄셈』을 읽으면서 새삼 놀랐다.
지금은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돈을 모으고 있고, 미래는 더 나아질거란 희망과 기대가 있는대도 과거의 그 감정을 안고 지금도 내 삶이 묵직하게 짊을 지고 있다 느끼고 있다니!
정말 이런 묵은 감정은 내 인생에서 빼버려야 한다.
뭔가를 더하려고만 했지 이런 거추장스런 감정을 빼낼 생각은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새해 계획과 같은 덧셈의 철학이 아니라, 내가 보다 행복해지기 위한 뺄셈의 철학이 오래 전에 필요했는지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더하고자 새해계획을 야심차게 작성하지만 정작 한해를 마무리할 때 즈음이면 더해진 것은 별로 없고 오히려 뭔가를 얻지 못했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다음 해에는 꼭 이루리라 미루게 된다.
하지만 뺄셈 철학과 뺄셈 세계관으로 새해 계획을 세운다면 분명히 뭔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 믿는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뭔가를 잃지 않았나 싶은 허한 마음이 드는 덧셈법과는 달리 무언가 버릴 것을 버리게 되면 그 버려진 마음에 새로운 무언가가 채워질 것 같은 기분이 생긴다.
뺄셈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닐터이다.
하지만 뺄셈의 방식도 배워야 한다.
뺄셈을 연습하자.
여러분의 삶에서 빼야할 것은 무엇인가?
『오늘, 뺄셈』을 읽고 그것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보다 현명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말이다.
2013년 네번째 서평.
오늘, 뺄셈
무무 지음|오수현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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