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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55번째 이야기>
원제: The Mortal Instruments: City of Bones
장르: 액션, 어드벤처(2013)
러닝타임: 130분
감독: 해럴드 즈워트
출연: 릴리 콜린스 (클레리 역), 제이미 캠벨 바우어 (제이스 역), 케빈 지거스 (알렉 역), 제미마 웨스트 (이자벨 역)
관람장소: CGV일산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원작소설과 영화 비교해보기
[서평] 섀도우 헌터스 1부 뼈의도시- 트와일라잇 혼혈천사편
서평의 부제를 '트와일라잇 혼혈천사편'이라고 지어봤는데, 영화의 포스팅 부제는 '신비주의와 악마술'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해보고자 했으나 우선되어야 할 것은 원작소설과 영화의 비교가 먼저일 것 같다.
원작소설과 영화의 차이점 몇 가지를 짚어보고 '신비주의와 악마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섀도우 헌터스' 원작소설에서는 주인공 클레리와 제이스가 친남매간이라는 암시가 있고, 이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남기지 않고서 다음편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아버지인 발렌타인이 정말 아버지인지.......그리고 클레리와 제이스, 사이먼의 삼각관계에 대한 팽팽한 심리묘사가 탁월한 편인데, 이러한 심리묘사 대신 발렌타인이 두 사람의 아버지가 아닐 가능성, 클레리와 제이스가 남매지간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둔 채 스토리가 전개되어 그러한 심리묘사에서 오는 팽팽한 긴장감을 맛보긴 힘들 듯 하다.
2. 사이먼이 뱀파이어에게 잡혀가는 부분에서 원작소설은 쥐로 변신을 하는데, 이 부분을 뱀파이어에게 물린 자국으로 암시를 두어 아마도 속편에서는 사이먼이 다운월드의 뱀파이어가 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3. 클레리의 생일 선물을 주는 정원씬은 소설원작보다 판타지가 더욱 가미된 듯 하나, 뱀파이어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소설원작의 부분이 생략되어 클레리와 제이스의 로맨스가 사라진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된다.
4. 5차원 포털의 역할은 클레리가 자신의 봉인된 기억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데 그친데 반해 영화에서는 상당히 비중 있게 5차원 포털을 사용하고 있다. 중반 이후의 스토리는 포털에서 시작해서 포털로 끝나는 느낌.
5. 클레리가 먼데인(인간)이 아니라 혼혈천사인 것을 깨닫게 되는데는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원작소설에는 묘사되어 있지 아니하다. 잃어버린 기억, 그 중에서 죽음의 잔(모탈잔)을 어디에 숨겨놓았고 그것을 어떻게 찾는지까지만이 묘사되어 있는데 영화에서는 룬문자의 신성한 힘을 이용하며, 다른 혼혈천사(네피림)들이 감히 흉내내지 못할 천부적인 재능까지 각성하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6. 발렌타인이 죽음의 잔(모탈잔)을 원하는 이유가 원작과는 다르게 영화에서는 명백하게 밝히고 있는데, 발렌타인을 악의 일원으로 놓고 악마술을 이용하여 악마를 지휘하고 소환하는 점 등은 원작에는 없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기억나는 것은 이 여섯가지인데, 원작소설과 크게 줄거리에서 차이점은 없지만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감에 있어 원작소설과 많은 차이가 나게 될 요소들이라 여겨진다.
신비주의와 악마술
원작에서는 '마법(흑마법)'은 악마나 다운월드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룬문자의 신성한 힘에 대한 명확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데, 선과 악을 구분하여 판타지 문학에서 사용되는 이들의 구분은 크게 선의 영역은 '신비주의', 악의 영역은 '악마술'로 표현하면 될 듯 하다. (주관적인 해석이므로 참고 바랍니다.)
제이스는 자신은 종교가 없다고 말하면서 세상의 모든 종교가 자신들을 도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모든 종교에 신비주의적인 형태가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섀도우 헌터스'가 룬문자(게르만족의 고대문자)를 사용한다는 점은 이것의 뿌리가 북유럽신화, 유대교에 근거함을 서평에서 밝힌바 있다.
그럼 타종교에서의 신비주의는 어떻게 발현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힌두교의 요가술이나 불교의 탄트라, 유대교의 카발라, 조로아스터교의 영지주의 등이 그것인데, 이러한 종교적인 것은 인류의 문화와 사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피타고라스학파처럼 수에서 신적인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나 영화 '다빈치코드'에서처럼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작품 속에 숨겨 놓았다고 보는 관점, 그리고 '섀도우 헌터스'에서처럼 바흐의 음악에 숨겨져 있다고 보는 관점 등은 모두 이러한 신비주의와 연관이 있는 일례라고 하겠다.
('다빈치코드'는 판타지소설은 아닌데도 이러한 판타지문학의 소재인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끌어와서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제이스처럼 종교를 믿던 믿지 않던 그것은 상관없는 일이다.
이미 종교는 '다빈치코드'처럼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 미쳐 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을 남긴 사람들은 적어도 그러한 의식 속에서 작품을 남겼다.
즉, 신비주의란 것은 신의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 신과의 합일에 의미를 둔다.
이와 정확하게 반대되는 개념이 악마술이다.
필자가 유대교나 북유럽신화, 룬문자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좀 더 재밌게 글을 쓸 수 있을테지만 그런 깜냥이 못되어 이 정도로 언급하는 수준밖에 안된다.
그러나, 영화가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주지하고 있듯이 '섀도우 헌터스'나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대작에서 표현되는 룬문자가 왜 신성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것은 북유럽 신화나 역사를 깊이 고찰할 때에만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하게 '퇴마록'에서 가림토에 이렇게 룬문자처럼 신성한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것은《환단고기》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위서로 취급된다는 점에서 체계적이질 못하지만, 신비주의나 이에서 비롯되는 종교나 학문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결합되는 등 상당히 체계가 잡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섀도우 헌터스' 원작소설을 읽고 글을 마칠 때도 '글래머'(클레리가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를 언급하면서 진실을 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글을 썼던 것 같은데, 아마 비슷하게 글을 마칠 것 같다.
신화와 종교는 상위개념, 문화와 예술은 차상위개념, 인간의 생활은 하위개념이라고 보면 상위개념은 차상위개념에, 차상위개념은 하위개념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다시말해 신화와 종교가 인류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문화와 예술은 생활전반에 두루두루 영향을 미친다.
제이스가 클레리에게 뱀파이어, 늑대인간과 같은 어릴 적 들었던 모든 이야기들이 진실이라고 이야기하며 영화가 마쳐지는데, '섀도우 헌터스'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글래머로 가려진 선과 악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는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점이다.
이런 상상은 짜릿한 전율을 넘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섀도우 헌터스'는 바로 이처럼 글래머에 가려진 채 벌여져 온 '선과 악의 투쟁의 역사'라 할 수 있겠다.
원작소설이 6부작임을 감안할 때 이제 그 서막이 올랐다.
완전 기대되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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