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57번째 이야기>
원제: 百万円と苦虫女 One Million Yen Girl(2008)
장르: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121분
감독: 타나다 유키
출연: 아오이 유우 (사토 스즈코 역), 모리야마 미라이 (나카지마 료헤이 역), 피에르 타키 (후지이 하루오 역), 타케자이 테루노스케 (유우키 역)
관람매체: 곰TV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백만엔걸 스즈코, 낮은 자기 평가와 서툰 관계 맺기
뭐랄까...일본은 개인의 자유와 존엄보다는 단체와 집단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나 존엄이 희생되어도 좋다는 식의 의식이 있는 듯 하다.
(이지메란 것도 어떻게 보면 집단이나 사회가 이를 암묵적으로 허락하고 있는 문화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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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를 나오고 부모에게서 자립을 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스즈코(아오이 유우 분)는 직장동료와 방을 얻어 생활비를 아끼려고 계획을 한다.
월세 9만엔을 나누어 3명이서 생활을 하려던 애초 계획은 연인 관계의 직장동료가 결별을 하게 되면서 일이 틀어지게 된다.
스즈코가 주어온 아기고양이를 갖다 버리게 된 초면의 룸메이트의 짐을 홧김에 내다버린 스즈코는 이 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어 20만엔의 벌금형을 살게 된다.
스즈코가 벌금형을 받고 전과자가 되어 낮은 자기 평가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그러한 존재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스즈코는 그렇게 전과자가 됨으로 해서 낮은 자기 평가를 받는 집단(가족 혹은 동네)에서 탈피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정당화시키게 된다.
백만엔을 벌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다시 백만엔이 모이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는 스즈코의 도피는 계속 이어진다.
스즈코가 그러한 도피를 하는 동안 스즈코의 동생은 학내·외에서 이지메를 당하는데, 스즈코의 도피와 평행선상에 놓여있는 스즈코 동생의 이지메는 스즈코와 같은 캐릭터를 낳게 만드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짐작케 한다.
스즈코는 낮은 자기평가와 서툰 관계맺기를 하는 일본 젊은이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스즈코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칭찬이란걸 받게 되고, 자신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이러한 것들에서 스즈코가 가족들에게 어떠한 취급을 받으면서 자랐는지 짐작하게 된다.)
그것이 아무 쓸모 없는 것일지라도 칭찬을 받게 된 그녀는 힘든 노동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인 백만엔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바다와 산 등 일본 곳곳을 다니던 스즈코가 도쿄 근처로 둥지를 틀게 되면서 동갑내기에게 마음을 주게 되는데, 아마 평범한 로맨스 영화라면 스즈코가 동갑내기와 잘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이 날테지만 이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는 로맨스 영화는 아니기에 그러한 결말을 맺게 된 듯 하다.
스즈코가 료헤이(모리야마 미라이 분)와의 관계맺기를 통해서 한층 성숙해진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개인의 성숙이 곧 집단의 성숙이나 불완전한 시스템의 성장은 아닌 것이다.
다음 정착지에서 스즈코는 완전한 정착을 이룰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의 일본은 스즈코와 같은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구조적으로 계속 생산해내는 시스템은 아닐까 싶다.
집단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들 말이다.
스즈코는 일본의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와는 또다른 문제라 보여진다.
우리 사회가 일본을 많이 닮아간다는 측면에서 '백만엔걸 스즈코'가 주는 여운은 깊게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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