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
영화 '식객'에서 나라 잃은 슬픔에 빠진 순종에게 대령숙수가 육개장을 올리는 장면이 나온다.
고사리, 숙주나물, 대파 등이 들어가 푹 끓여낸 육개장이란 음식의 의미 속에 조선인의 혼이 들어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에는 이처럼 음식에 얽힌 작가의 음식 이야기가 녹아 있다.
작자의 세대에서는 밥상머리에서 가족과 함께 음식을 먹는 '식구'의 의미도 있었고,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에게서 밥상머리의 예절과 철학, 정치색, 사회 가치관 등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일 터이다.
작가의 집밥과 음식 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묻어나온다.
음식이 단지 맛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닌 어머니의 정성과 그 음식이 밥상에 올라오기까지의 아버지의 노고가 알알이 느껴지는 밥상이다.
SBS스페셜로 방송되기도 하였던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에서는 4인가구에서 2인가구, 1인가구로 점점 핵가족화 되어가는 사회변화 속에서 잃어버린 밥상 문화의 중요성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이 밥상 문화에 대한 다소 과학적인 고찰이라면,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는 밥상 음식, 집밥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먹는 밥은 살로 가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집밥 못지 않은 음식들이 맛과 함께 갖춰진 요즘이지만 어머니가 차려주던 밥상과 같이 정성이 배어있는 밥상은 찾아보기 드물다.
더군다나 요즘 아이들은 편하다는 핑계로 피자, 햄버거,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들에 찌들려 사는데, 이렇게 먹고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나이가 들게 되면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와 같은 음식에 대한 추억이 생길 수 있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건강을 잃을 뿐만 아니라, 추억마저도 잃고 사는 것 아닐런지......
요즘은 다이어트를 한다고 밥을 부족한 듯이 적당히 먹는데, 그래서인지 매 끼니 전마다 배가 고프고, 그래서 입맛 까다로운 필자도 까탈스런 밥투정 없이 밥을 맛있게 잘 먹는다.
밥을 배불리 먹을 때는 항상 먹는 밥인데도 맛있게 먹기가 힘들 때도 있었고, 아침에 올라온 반찬이 점심 때나 저녁 때 또 올라오면 반찬투정을 일삼곤 했었다.
'내 영혼을 위로하는 밥상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머니나 아버지가 차려주는 밥상을 얼마나 더 받게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여 나이 먹는 것이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나이를 먹는 것이 우울하다기 보다는 나이를 먹음으로 해서 내게도 부모님과 이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슬픈 생각 때문에 우울해지기도 하였다.
부모님이 챙겨주는 밥상을 오래도록 받았으면 좋겠다.
정성 가득한 부모님의 밥상은 자식의 건강을 챙기는 밥상일 뿐만 아니라, 영혼을 살찌우기도 하는 밥상이니까......
이 글은 다음 책시사회에 선정되어 작성된 글입니다
※ 네이버 오픈 캐스트 메인 감사합니다(2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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