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미키 한국어인사에 대한 일본 반응 결정적 이유
김연아 선수가 '2013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우승을 하고, 시상식에서 안도 미키 선수와 포옹을 하는 모습에서 스포츠를 통해 한일 양국간의 갈등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랬다.
그러나 안도 미키의 한국어인사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싸늘한 반응으로 이어지면서 그런 생각이 욕심이란 걸을 깨닫게 되었다.
안도 미키 선수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싸늘한 반응은 왜일까?
그 배경에는 안도 미키에 대한 친한파설, 한국계설이 있다.
이러한 설이 나오게 된 이유는 재일교포를 연상케 하는 억양, 한식 마니아, 김연아 따라하기, 안도 미키 이름 등을 말도 안되는 이유들이 따라붙는다.
일본 네티즌들은 안도 미키(安藤美姬)에서 도(藤)를 빼고 한글로 발음하면 '안미희'라는 한국식 이름이 된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계집 '희(姬)'자는 일본 이름에서 잘 안쓰는 글자라며 "안도 미키가 재일교포들이 겪는 차별대우를 피하기 위해 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안도 미키: "일본에서 희(姬)자를 잘 안쓰긴 하지만 부모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라'는 뜻에서 일부러 독특하게 작명하셨다.제가 한국인이라고 기대했던 분들에겐 죄송하다"
갈라쇼 직전 안도미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김연아 선수와의 인증샷을 찍어 올리면서 "연아 우승 축하해. 너와 함께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 앞으로 행운이 있길"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 글을 보면서 한일양국 간의 갈등이 무색하리만큼 안도 미키라는 선수가 그릇이 큰 선수라는 걸 느끼게 하였고, 승패를 떠난 훈훈한 두 선수의 우정에 이런 게 진짜 스포츠 정신이 아닐까 싶기도 하였다.
그런데, 만약 이 글을 일본인들이 읽게 된다면 어떨까?
읽는 의도에 따라 김연아가 소치 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를 꺾고 우승하라는 의미심장한 글도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였던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경기 결과(김연아 총점 204.49)와 아사다 마오(총점 204.02점)가 출전하였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경기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간접대결로 그려지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도 미키가 경기 후에 자신을 향해 환호해주는 한국팬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한 것을 두고 일본 네티즌들이 비난하는 이유에는 이러한 배경들이 있었던 듯 하다.
"어쩐지 한국인처럼 생겼더라니, 역시… 돌아가라 너희나라로"
"안도 미키 한국어 인사, 재일(在日·자이니치)인가?"
"안도미키 생긴 것부터 한국인 같다"
"안도미키 한국어 인사, 아 진짜 못됐다"
"안도미키 한국어 인사, 한국말 하면 안돼?"
"안도미키 한국어 인사, 어쩜 저렇게 나빴을까"
"자국민들 무시한 처사"
사실 자국민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일본 반응은 안도 미키 입장에서는 조금 어이가 없을 듯 하다.
왜냐하면, 아사다 마오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김연아를 취재하기 위한 소수의 인원만이 일본 자국에서 파견되었을 뿐이고 그들의 관심은 우리나라가 김연아에게 쏠린 것처럼 아사다 마오가 출전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경기에 쏠려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나 안도 미키 선수나 아다마 마오 선수 등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평가를 받기 마련인데 그 경기결과에 따라 이러한 비난 아닌 비난도 감수해야 하는 듯 하다.
김연아 선수도 경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더라면 의상 논란이든 뭐든 꼬투리를 잡으려는 나쁜 대중심리가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일본 사람들은 특히나 경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일등주의나 일본인 특유의 이지메 현상 때문에 그 도가 심하다 느껴지는데, 김연아 선수가 있는 한 안도 미키나 아사다 마오 둘 다 일본팬들에게 그러한 수모를 겪어야 할 듯 하다.
그런 면에서 안도 미키 선수가 왠지 더욱 짠하게 생각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