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75번째 이야기>
Miss Granny
장르: 코미디, 드라마 (2014)
러닝타임: 125분
관람장소: CGV 영등포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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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황동혁
출연: 심은경 (오두리 역), 나문희 (오말순 역), 박인환 (박씨 역), 성동일 (반현철 역)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4년 첫 영화는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과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입니다.
'도가니'가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장애인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매우 진지하고 적나라한 시각을 지녔다면 '수상한 그녀'는 노인문제에 대한 것을 매우 유쾌한 시각을 지니고 그 해법을 보여주고 있다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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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고령화사회'(65세 이상의 비율이 4~7%)를 지나 '고령사회'(65세 이상의 비율이 14%)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현실에서의 노인문제는 영화 속처럼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이특의 가족에서 볼 수 있듯이 매우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죠.
그러나 '수상한 그녀'는 이러한 진지하고 심각한 접근을 지양하고 노인문제에 대한 판타지적인 접근을 한 듯 보입니다.
유쾌함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가족의 의미'을 부각시키고 내리사랑일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사랑(모성애)를 부각시킵니다.
매우 날카롭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완성도 면에서는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적 화법이 크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투리 연기를 하는 심은경의 원맨쇼가 영화의 매력을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400년을 지구에서 살아온 그러나 지구인과는 다른 개성의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있다고 한다면 스크린 속에는 20대 꽃처녀의 몸을 지닌 70대 할머니의 마인드와 사투리를 구사하는 '수상한 그녀' 심은진이 있다고 해도 좋을 듯 합니다.
심은진이 연기하는 오두리 역은 사실 여자 혹은 우리네 어머니의 에고(ego)입니다.
어떠한 에고냐 하면 자식을 낳고 키우느라 자신의 삶을 희생한 그러나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억눌려진 에고입니다.
그 에고가 너무 늦은 나이의 늙은 몸이 아니라 젊은 몸을 가지게 되어 자아의 욕망의 눈을 뜨게 됩니다.
그 욕망은 남녀사이의 말초적인 욕망이 아니라 자식으로 인해 포기했던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꿈과 어머니이기 이전에 여자로써의 삶을 동경하는 욕망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여성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햅번에서 따와서 오두리입니다.
요즘 시대의 육아는 우리네 어머니나 할머니의 자기희생적, 헌신적인 것이 아닌 북유럽스타일의 합리적인 소비와 교육을 중시하는 스칸디맘, '아빠 어디가'에서 보여주는 스칸디대디, 친구와 같은 아빠(프렌디)로 바뀌어서 자기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면을 강조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그러나 육아법이 아무리 시대가 지나 바뀌었다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자식에게로 내려가는 내리사랑은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그러나 내리사랑은 준만큼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늙음은 서러운 것인데, 그 서러움에 보태어져 자식에게까지 버림을 받게 되는 시대입니다.
가족의 결속력이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 시대, 핵가족 시대에서 2인 가구 시대로 변해감에 따라 세상이 변해가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탓한다고 해도 그러한 것이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요양원에라도 보내지면 다행이고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인 것인지 정말로 그런 것인지...
나중에 그걸 보고 배운 자식이 그렇게 해준다면 위로가 될까요?
자신은 언제나 젊음만을 향유하고 늙지 않게 될까요?
국가의 노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좋아지고 노인복지에 대한 지원금이 늘어난다고 해서 노인문제가 해결되리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아마도 '수상한 그녀'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던지는 화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에게 여자로써의 삶을 되돌려드리자는 것도 함께 가지고 있죠.
아들인 성동일이 영화 마지막에 오두리가 자신의 어머니임을 깨닫고 여자로써의 삶을 선택하라고 하지만 손주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그녀는 끝내 자신의 삶을 또 희생시킵니다.
아마 젊음이 아니라 목숨이라도 대신하라면 대신할 분들이 우리네 어머니들이겠지요.
웃음과 감동이 날줄과 씨줄로 얽혀 있는 영화 '수상한 그녀'!
2014년 첫 영화를 너무 웃기면서도 감동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tip. 마지막 장면의 깜짝 놀랄만한 까메오가 등장하니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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