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의 세 권의 책 '제3의 물결','부의 미래','권력 이동'은 대학가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는 스태디셀러입니다. 그의 책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있는 미래나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세요 블로거에게 큰힘이 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불확실한 영역에 속하는 미래에 대한 전망과 예측은 개인의 삶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지는 모르겠으나 기업이나 국가의 운영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고, 결국은 그러한 기업과 국가의 전략적인 성공과 실패에 따라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니 그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트렌드코리아2014'란 책이 씌어진 시기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벗어나 점차 세계 경기가 회복을 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던 시점이라 보여집니다. 어떤 전망(트렌드)를 좇느냐에 따라 기업이나 국가의 운명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는 일이기에'트렌드'라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사회 현상의 유행이나 경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삶의 패러다임조차도 바꿀 수 있는 것이겠죠.
'트렌드코리아2014'는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통해서 사회현상 전반에 대한 분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하기 위한 책이라 보여집니다. 현대 사회의 중요 특징이라고나 해야할 지 아니면 어떤 새로운 현상에 대한 단순명료한 정의를 위해서라 해야할 지는 모르겠으나 '트렌드코리아2014'에는 신조어나 키워드가 참 많이도 나옵니다.
그래서 키워드로 보는 대한민국 트렌드라고 글의 부제를 적어봤는데요. 책에 소개된 중요한 키워드를 살펴보면서 대한민국의 2013, 2014년 트렌드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겠습니다.
우선 이 책에 신조어나 키워드가 많은 이유는 '트렌드(Trend)'라는 뜻이 하나의 '현상, 유행, 경향'을 뜻한다는 것에서 그러한 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필요할 것인데 그러한 것을 정의하자면 키워드나 신조어로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야 전달하는 입장에서 용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형성된 하나의 트렌드 혹은 신조어가 계속 이어져나간다면 하나의 살아 있는 단어로써 일상 생활에서 계속적으로 쓰여질테지만 만약 그러한 트렌드가 일시적이거나 소멸이 된다면 만들어진 키워드나 신조어 또한 사장되고 쓰임이 없어질테죠. 그것이 키워드의 트렌드일 것이고 키워드의 운명일 것입니다.
책의 구성은 2013년 소비트렌드의 회고와 2014년 소비트렌드 전망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2013년을 'C.O.B.R.A.T.W.I.S.T'라는 단어로 정의를 하고, 2014년을 'D.A.R.K.H.O.R.S.E.S"라는 단어로 정의하여 놓았습니다. 이 부분은 각기 책의 한 단원이며 책의 내용에 해당하므로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키워드로 보는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스웨그(Sweg): 쿨, 폼, 간지, 그루브와 같은 멋지다라는 표현을 나타내는 새로운 단어. 힙합 뮤지션이 으스대는 기분을 묘사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
프렌디(frienddy): friend와 daddy의 합성어로 친구 같은 아빠를 뜻하는 단어. 육아와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아빠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이런 프렌디란 단어가 하나의 트렌드입을 알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를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렌탈리즘(Rentalism):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멀버리 등 명품 뿐만 아니라 남편까지 빌려쓰는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소유가 아닌 향유의 시대라고 정의하고 있네요.
셰어리즘(Sharism): 과거의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의 업그레이드판. 최근에 셰어하우스처럼 내가 가진 것을 남도 가지고 남이 가진 것을 나도 가지는 공유와 협력적 소비형태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We 세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Me 세대에 대비되는 단어로 공동체와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세대. 베이비부머 세대(2차 대전이 끝난 1946~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과 이들의 자녀인 Y세대(1976~199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를 가리키는 용어.
리퍼브 상품: 반품이나 전시 상품, 약간 흠이 있거나 색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제품, 이월상품, 단종상품 등을 새롭게 단장하여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상품. 일반적으로 반값 상품의 알뜰 쇼핑 이미지와 신제품과 중고품 사이의 중간적 위치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도네이즘(Donaism): 자신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기증의 형태로 처분해서 다른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협력적 정신을 뜻합니다. '열린옷장','서스펜디드 커피스','미리내가게'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나홀로 라운징: 나홀로족이 늘어나면서 스스로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재미와 위안거리를 찾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인 라운지에 -ing를 붙인 용어. ♬나혼자 밥을 먹고, 나혼자 노래하고~♬라는 씨스타의 노래처럼 나홀로 라운징을 하는 나홀로족을 겨냥한 싱글 마케팅이나 솔로 이코노미라는 단어가 만들어질 만큼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하네요. '나혼자 산다'라는 방송 프로그램도 이러한 나홀로족을 겨냥한 프로그램일테지요.
드미 쿠튀르(Demi Couture): 2009년 샤넬에서 최초로 시도한 컬렉션으로 트미 쿠튀르는 고급 맞춤복인 오트 쿠튀르와 고급 기성복인 프레타 포르테(레디투웨어)의 중간적인 개념. 맞춤복과 기성복의 장점을 섞은 패션의 새로운 장르를 지칭하는 용어로 시작하여, 최근 소비트렌드 중 큰 지출을 할 수 없지만 작은 사치를 통해 기분을 내는 '불황 속 작은 사치','기분전환사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모디슈머(Modi-sumer):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기존제품을 자신의 취향대로 재창조해 즐기는 소비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나 오십세주(백세주+소주) 같은 것이 대표적인 모디슈머 상품들이라고 합니다.
이케아 효과: 자기가 만든 제품에 높은 만족도와 강한 애착을 가지는 사람들의 성향을 칭하는 행동경제학 용어. 품질과 기능은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노동이 들어간 제품에 더 가치를 두는 성향.
RIY(Repair it yourself): 직접 고쳐 쓰기. 자신의 물건을 만들어내는 DIY와는 달리, 기성품을 손보고 수리해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 트렌드.
스탠드업 코미디: 코미디언이 관객을 마주하며 벌이는 실시간 희극. Saturday Night Live, SNL코리아 등
러너스 하이: 1979년 미국의 심리학자 A.J.맨델이 처음 사용한 용어. 3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운동을 지속하면 중추신경계에서 오피오이드펩타이드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은 헤로인이나 모르핀과 같은 마약 성분과 흡사하여 통증을 완화시키고 우울함이나 고통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게 한다고 합니다. 여러 스포츠 종목 중 마라톤 마니아가 많은 것은 러너스 하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포츠족: 나이트와 스포츠의 합성어. 여유롭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밤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
브라운칼라: 블루칼라(노동직)과 화이트칼라(사무직)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군. 북촌 골목길의 아띠인력거, 청년 가구 아이니드 등이 이에 해당되며 블루오션을 창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초니치(ultra-niche): 틈새의 틈새시장.
시네팔레고: 비어 있는 빌딩 옥상을 영화관 카페 공연장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
눔프 not out of my pocket: 복지 확대를 원하면서도 이에 필요한 돈은 부담하지 않으려는 현상. 님비(not out of my backyard)현상과 비슷한 맥락으로 '복지 확대는 좋지만 막상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안 된다'는 이중적 심리를 표현하는 단어.
리치노마드: 무거운 세금을 피해 국적을 바꾸는 부유층. 금융권에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산을 싸들고 이리저리 떠도는 슈퍼리치를 칭하기도 합니다.
갑을관계: 우리 사회의 오래 된 불균형과 불공정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로 2013년 갑의 횡포에 대한 을의 반란이 고개를 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단어입니다.
공공원룸텔: 국가, 민간업체 등 1~2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호텔식 원룸.
그림자 채용: 기업이 공개적으로 구인광고를 내는 대신 인터넷 취업사이트의 온라인 이력서 검색, 사내추천, 학교추천, 헤드헌팅 등을 통해 적임자를 발굴하는 비공개 채용방식.
깡통아파트: 부동산 시장 가격이 상승할 때 무리하게 고액 대출을 받아 전세를 끼고 구입한 아파트가 대출금+전세가 이하로 추락하여 자기 몫은 한 푼도 없는 아파트.
맥잡: 맥도날드에서 연유한 '맥'과 저임금, 저기술, 중노동 등 장래성 없는 잡의 합성어.
벤터테인먼트: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고객에게 이야기와 놀거리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
비만세: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2011년 도입한 세금으로 비만의 주원인이 되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
사토리 세대: 사토리(깨달음) 세대는 자가용, 명품, 술 등을 일절 취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세대를 의미합니다. 1980년 후반에 태어난 이들은 장기적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 자라나 대체로 꿈이나 인생의 목표가 없고 크게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이 없습니다. "인생 뭐 대단할 것 없다"라고 자조하는 사토리 세대는 소비 욕망을 잃어버린 세대로 정의됩니다.
블랙 블로거: 파워블로거를 사칭해 기업을 협박하는 블로거. 파워 블로거지나 블랙슈머 네티즌 등등
스마트 안전주택: 기상이변 자연재해 등이 일어났을 때 안전이 보장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설계된 주택
아베겟돈: 아베노믹스와 아마겟돈의 합성어. 대규모 재정지출과 규제완화를 꾀하는 아베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에서 나온 단어.
에듀테크: 사교육비와 비싼 대학 등록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진 부모들이 자녀의 나이가 어릴 때 미리 어린이 전용 적금과 펀드에 가입해 교육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말합니다.
에코웨딩: 저렴한 비용으로 환경오염까지 막는 친환경 결혼식.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드레스, 청첩장, 부케, 피로연 음식까지... 이효리 이상순 커플의 결혼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페이스펙: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와 스펙의 합성어. 얼굴(외모)도 스펙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호모 헌드레드: 100세 장수 시대가 오면서, 유엔의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31개국이 평균수명 80세를 넘는 국가로 급증할 것이라면서 호모 헌드레드 시대로 정의하면서 사용된 단어입니다.
휴~ 정리하다 보니 포스팅이 꽤 길어졌네요.
이밖에 감정노동/돌직구/셧다운/케미/진격의 OO/흑역사/디지털 치매/스마트폰 계급도/웨어러블 컴퓨터/앱세서리/럭키백/뽐뿌/하객패션/병헌컨대/스마트폰 노안/SNS 피로증후군 등 꽤 친숙한 키워드들도 있고, 황사능/환경위기 시계/로코믹 호러/밥버거/캐포츠 룩 등 들으면 알만한 키워드들도 있으며, 개스트로섹슈얼/그린라이트/도심역턴/서스펜디드 커피/손주병/스마일마스크증후군/중2병/파이어세일/포린후드/디지털 장의사/디지털 쿼터족/버티컬 SNS/취톡 팸/카톡감옥/데테크/패블릿/폐쇄형 SNS/거품청년/나오머족/로커보어/미세스 커피족/민달팽이 세대/밀리터리 캠핑족/버터페이스녀/수그리족/알바추노/알파컨슈머/잡노마드족/잡호핑족/찰러리맨/하메족/BYOD족/개미지옥/번아웃쇼핑/손이얼/시그니처 스타일/의란성 쌍둥이/쿨톤병/페이크패션/하이브리드라면 조리면/서브스크립션 커머스/시급남편/S족/디지털 수몰민/냉장고 바지/스칸디맘/스칸디대디/사이트전형/빨대족 등 위와 같이 설명이 필요한 키워드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이러한 키워드와 신조어들만 해도 책 한권은 쓰겠네요. ㅋㅋ~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이런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화를 할 것이고 또 이러한 키워드들이나 신조어들이 무수히 나타나고 사라지게 될테지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