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꾼일지 12회,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는 세상
'야경꾼일지'의 사담(김성오)이 불러낸 귀물들이나 그와 연관된 사람들이 너무나도 쉽게 악에 물드는 것이 보입니다.
그에 반해, 그 악을 물리치기 위해선 무척이나 힘이 들고 많은 사람들이 협력을 이뤄야 하죠.
그런 면에서 보면 '야경꾼일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막강한 영웅적인 주인공이 없다는 것이 특색이라면 특색인 듯 합니다.
보통의 이야기 서술 방식은 주인공의 시련과 고난이 끝난 후 악을 물리칠 힘을 가지게 되던가 세력을 규합하며 영웅적인 일대기가 그려지게 마련인데, '야경꾼일지'는 특이하게도 12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것에 대한 실마리만 던져 놓았을 뿐 오히려 반대세력인 사담의 힘만 커져가도록 방치해두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논리로 보자면 '야경꾼일지'가 지니는 세계관은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선의 편에 서 있던 사람도 너무도 쉽사리 악의 편으로 향하게 되죠.
박수련이 비록 약재전매권을 사사로이 매란방에 넘긴 책임은 있지만, 그것이 이린(정일우)을 돕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 박수련은 선의 편에 있도록 놔두었어야 했는데, 의금부에 투옥이 되고 기산군이 직접 죄를 물어 친국을 하게 됨으로써 이린에 대한 오해가 생겨 앞으로 그녀의 아버지인 박수종과 같은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석의 누이 또한 마마신에 의해서 너무도 쉽게 악의 편에 서서 조정을 받게 되었죠.
마마신이 뿌려놓은 전염병과 같이 악은 너무도 쉽게 이 세상을 장악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에 지위고하가 있을 수 없고, 남녀노소가 있을 수 없지요.
청수대비(서이숙)마저 마마에 걸리게 됩니다.
현재로썬 악에 대적할 유일한 사람인 야경꾼 조상헌(윤태영)은 사담이 마마신을 이용하여 죽은 사람들이 악귀가 되고 이 악귀를 모아 이무기를 승천시키려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막고자 하는 사람은 또 있지만 이린이나 도하에게는 힘도 없고, 방법도 없죠.
기산군은 마마신을 물리치려고 제사를 지내지만 이것이 마마신을 물리치려 하려 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한 방편으로 보는 것이 더 맞겠지요.
사담은 마마신을 이용하여 자신의 계략을 달성함과 동시에 영의정의 여식인 박수련을 풀어줄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영의정을 자신의 세력 아래로 끌어 들이는 것까지 성공을 하게 됩니다.
이 일의 성공으로 사담은 아주 많은 걸 얻게 된 셈이네요.
기산군의 부름을 다시 받아 소격서제조에 임명이 되고, 박수종의 야심을 이용하여 그가 달성하려는 목적을 좀 더 수월하게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수련은 다행히 의금부에서 풀려나오게 되지만 이린에 대한 오해가 커져 앙심을 품게 된 듯 합니다.
사랑이 증오로 변하게 된 박수련의 심적 변화는 현재로써는 악의 편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사담은 기산군에게 그랬듯이 박수종에게도 뭔가 사술을 펼치는데 이렇게 되면 박수종도 사담의 마수에 걸려 크게 이용을 당할 듯 하네요.
총 24부작인 '야경꾼일지'가 이제 12회까지 오게 되었는데, 지금까지의 세계관은 크게 맘에 들지 않습니다.
사담이 펼쳐놓은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이린과 도하가 조상헌에게 악을 제압할 야경술을 배우길 자처했다는 것이죠.
여기에 귀물을 믿지 않고, 좌도라 멸시하는 무석이 합류할 것인가가 앞으로 진행될 스토리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을 것인데, 무석이 야경술을 배우게 되면 귀물을 볼 수 있는 눈도 가지게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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