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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업무/雜多비평

결혼의 조건

by ILoveCinemusic[리뷰9단] 200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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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에게 결혼이란?

결혼을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입니다.
특히나 저처럼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 사람에겐 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LALAWIN님의 '여자친구가 안생기는 남자들의 특징'이란 글을 보고......

윗 글에서 빠진 조건이 있더군요.
바로 장남에게 결혼이란 단어는 요즘 같은 남녀불문 '결혼은 선택'이라는 주의가 팽배해진 시기에 더욱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습니다.
저 또한 장남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봅니다.
장녀여서 결혼하는데 그 조건이 마이너스가 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장녀여서 '속이 깊다'든가, '맏며느리감'이라는 등으로 장녀를 선호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장남은 결혼에 마이너스 조건인데, 왜 장녀는 마이너스 조건이 아닐까요?
그 답은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결혼 제도가 우리 부모님들 세대까지는 가부장적인 제도의 틀 안에서의 남성 권위주의적인, 그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남성에게 유리한 결혼 제도였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한 가정에서 자란 세대들이 저를 포함한 결혼을 염두해두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photo by j.enica

이러한 '남성에게 유리한 결혼 제도'에 대해서 회의적인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지금의 사태(?)가 생겨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러한 시각에서 예전에는 때가 되면 결혼을 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선택'이라는 주의가 생겨나게 되면서 결혼이 점점 늦춰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결혼은 선택'이라는 생각의 저변에는 다들 주지하시다 싶이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올초 M본부에서 결혼 문제가 이슈화 되자, 다큐형식으로 성공한 골드미스들을 상대로 결혼을 안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대놓고 이런 문제를 거론했던 여성분도 있더군요.
정확하게는 생각이 않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남성들에게 유리한) 결혼 제도에 대해서 자신들의 세대가 반항하는 세대'라는 식의 어투로 말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이런 주제를 꺼낸 이유는,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사회의 가장 근원이 되는 가정을 이루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결혼이지 남자가 유리하고, 여자가 불리하고 이런저런 거래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결혼=조건'이라는 공식 정말 맞을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 한 가지가 있는데요.
'결혼=조건'이라는 공식이 언제부터 생기게 된 걸까요? 그리고 이 공식이 정말 맞는걸까요?
제 나름 생각해 본 결과 결혼정보업체가 생긴 이후로 이러한 공식이 사회에 만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러한 생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혼정보업체가 이러한 생각을 심화·학습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결혼정보업체인 Duex(?)와 선양(?)이 그러한 마켓팅을 주도한 것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이던가요?
처음으로 결혼정보회사가 홍보를 하는 것을 보았을 때 '참 이제는 별게 다 생기는구나'하는 생각과 '저런 회사가 뭐 성업하겠어? 곧 망할테지.'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하루가 멀다하고 결혼정보업체가 난립하며, 심지어 연예인들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친목을 위해 세워졌던 인터넷 카페도 그 본질이 변질되어서 결혼정보업체 못지 않은 금품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으나 추측컨데 회원가입을 목적으로 고객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그 자료들을 상대고객에게 줌으로써 정보료를 받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줄로 압니다.
이러한 자료들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쌓였으니, 분류가 필요할테고, 분류를 하다보니 유사한 유형과 대조적인 유형 등 여러 분류로 나누다보니 회원들에게 등급을 매기는 것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여기가 군대입니까?
사람을 조건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이러한 것을 당연시 하고 또 그러한 정보를 돈을 주고 사고팔고 있습니다.
결혼정보업체가 이런 '결혼=조건'이라는 공식을 사회에 만연시킨데 전적으로 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억울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것에 일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결혼=조건'이라는 공식이 맞기 위해선 '결혼=조건=행복'이라는 단어가 추가 되어야 함을 생각해봅니다.

무지개
photo by queenck
행복은 저 무지개 너머 있는걸까?

문제는 이러한 공식이 틀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결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필자도 그러한 경험이 있습니다.(이러한 생각을 하기 훨씬 전에 저도 '결혼=조건'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보기 전에 조건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곳에서 제대로 된 만남이 이뤄질리가 없습니다.
그러한 만남은 고사하고 지불한 액수만큼의 만남의 기회도 제공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은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가교 역할을 자청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사람을 두(頭)당 얼마하고 측정하는데 그치는 돈벌이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그들이 평가하는 VVIP정도 되면 모를까~

이러한 결혼정보업체를 통해서 성혼을 하여 가정을 꾸리신 분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잘 살고, 행복하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은 성혼율은 밝히지만(그것도 업체에 따라 성혼율이 낮을 경우는 노코멘트) 이혼율은 밝히지 않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성혼율<이혼율'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사랑이 전제되어도 결혼 생활은 힘들 수가 있습니다.
달콤한 로맨스가 있는 연애완 달리 결혼이라는 것은 생활이기 때문이죠.
하물며 조건에 따라 교제를 해서 한 결혼이 잘 되리란 생각은 개인적으론 하지 못하겠네요.
물론 살면서 정이 들고 사랑이 싹트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참 흔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매스 미디어마저도 이러한 풍조를 부추긴다

최근의 기사에도 '화려한 솔로? 돈 없으면 홀로'란 기사로 이러한 '결혼=조건'이라는 공식을 부추기는 기사가 났었습니다.(물론 이 기사의 내용은 재테크에 관련된 기사지만 기사의 제목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 공식이 저는 틀리다고 생각하는데 결혼정보업체나 매스 미디어가 옳다고 부추기고 있고, 심지어 이제는 대다수가 그것이 옳다고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세태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조건이 맞아야 결혼이 가능하다면 저는 결혼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되겠네요.
황금만능주의의 세상에서 돈을 많이 버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결혼도 못하겠군요.

gold bar on coins
 photo by BullionVault

'결혼=조건'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 공식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공식입니까? 아니면 남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자신도 그렇게 따라서 생각하게 된 공식입니까?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자기자신에게 이런 질문은 해봐야 할 듯합니다.

'난 조건 좋은 사람이 좋아.'
'무슨 소리야 사람이 먼저지.'

모두들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을 합니다.
그러한 선택이 옳은 결정이었다고, 아니면 적어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선 어떠한 답이 자기자신에게 솔직한 답이었는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제 글에 공감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냥 혼기를 놓친 사람의 넋두리로 이해하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 주시면 사랑을 이루실 거에요. Abracada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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