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뢰,'복수' VS 밀양 '용서'
<영화리뷰 436번째 이야기>
장르: 범죄,스릴러 (2014)
러닝타임: 102분
관람 매체: 곰tv
감독: 손용호
출연: 김상경,김성균,박성웅,조재윤,윤승아,현성,김의성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살인의뢰'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범죄물과 스릴러물에서 '복수'라는 주제는 굉장히 자주 쓰이는 주제입니다.
권선징악이라는 측면에서 대부분 화끈한 복수는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즉 죄를 지은 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 찜찜한 기분을 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살인의뢰'는 분명 죄를 지은 자에게 복수를 하게 되는 내용이지만 카타르시스를 주기는 커녕 찜찜함을 가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살인의뢰'가 지니는 메시지 때문일 것입니다.
'살인의뢰'는 사형제도의 존치와 관련한 무거운 주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범죄자를 엄벌함으로써 강력범죄에 대한 유효한 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반대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같은 인간이기에 인간이 인간을 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와 같은 종교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인의뢰'의 사형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은 강력한 찬성의 시점인 듯 합니다.
만약 사형제도가 유명무실하다면 이러한 이들이 생길 수 있고,그 결과로 피해자의 가족들은 제 2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주제를 '용서'라는 주제로 바꾼다면 전도연 주연의 영화 '밀양'과 이어지는 주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밀양'은 사형제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반대'에 있죠.
'밀양'과 '살인의뢰'는 이처럼 사형제도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이라는 점에서 서로 비교해볼 수 있는 영화인 듯 합니다.
영화 속에서의 범죄자도 '밀양'에서는 스스로의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께 귀의를 하는 반면, '살인의뢰'에서의 범죄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피해자들을 비웃고 우롱하죠.
'밀양'의 용서라는 주제 의식과 '살인의뢰'의 복수라는 주제의식은 서로의 스토리 안에서 팽팽하게 줄타리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는 현실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개인의 가치관의 형성은 개인의 경험,그리고 어떤 문화를 많이 접했느냐 등에 따라 이뤄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개개인들이 모여 가족을 이루고,사회를 이루게 되죠.
다수결의 원칙이 만능은 아니나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사형제도의 존치 문제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보는데, 사형제도의 존치에 대한 공론화는 아쉽게도 되지 않고 있죠.
'살인의뢰'의 주연인 김상경도 사형제도의 존치에 대한 공론화가 된다면 영화가 성공한 것이라는 멘트를 한 바 있습니다.
'살인의뢰'에서 스토리의 구조가 약간 억지스러운 면도 있긴 한데, 김상경이 굳이 형사이면서 피해자의 가족이 된 이유는 피해자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무거운 주제의식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살인의뢰'와 '밀양'이라는 두 영화를 통해서나마 사형제도의 존폐에 관한 주제를 한번 쯤은 고심해봐야 할 시점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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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명대사
"이게 말이 돼? 왜 그딴놈을 세금으로 먹여주고 재워줘야해."
※네이버 오픈캐스트 메인 감사합니다.(31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