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뭔 프로그램이지? 나가수 아이돌판인가?'
첫 느낌은 대충이랬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자신을 가수로 만들어 준 곡을 부르는 아이돌들을 보면서, 단순히 인기만 많은 아이돌이 아니라 그들을 대중적인 스타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이해하는데 약간은 도움을 주는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의 심리 중에서 잘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인 모를 적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인기를 얻는 아이돌의 이면에는 빛과 어둠처럼 이들을 괴롭히는 팬덤에 따르는 편가르기라던가, 키보드워리어들이 있기 마련이죠.
'아이돌이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이 있을까?'
팬들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오디션 시절 불렀을 곡들이 어떤 곡들일까도 궁금하지요.
'나를 가수로 만들어 준 노래' 코너는 바로 이러한 호기심을 풀어줄 코너였습니다.
아이유는 토이의 <좋은 사람>, 2AM의 창민은 김건모의 <첫인상>, 씨스타의 효린은 카니발의 <거위의 꿈>, 슈쥬의 예성은 신성우의 <서시>, 샤이니 종현은 박선주의 <귀로>를 불렀는데 특히, 비스트의 요섭은 라디의 <엄마>란 곡으로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보이게 했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첨 듣는 곡이었는데 노래도 좋았지만 가사가 정말 감동적이더군요.
제가 눈물이 흔한 사람은 아닌데, 가사가 너무 감동적이라서 그만~~
ㅎㅎ~~
출연자 모두 아이돌 중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가창력의 소유자라 누가 잘했다 못했다는 경합하는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누가 더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무대라 보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유를 가장 좋아하지만 아이유의 무대는 잘하긴 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씨스타의 효린과 비스트의 요섭의 무대가 가장 감동적인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씨스타의 효린은 <거위의 꿈>을 부르면서 연습생 시절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하였는데, 아마도 자신이 이 노래의 가사에 감정이입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운 오리가 아닌 백조가 될 꿈을 꾸면서 말이죠.
저는 여기서 이 프로그램이 마치는 줄 알았습니다.
헌데, 왠걸요~
일단 순위를 가르고 나더니 심수봉의 명곡들을 미션곡으로 하나씩 받더군요.
심수봉은 피아노 하나로 전설이 된 싱어송라이터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아이돌이 심수봉의 곡들을 부른다는 것은 아이돌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무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상위의 순위에 오른 이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곡을 선곡하고 6위를 한 아이유는 선곡을 하지 못하는 그런 2차 경합이 있더라구요.
샤이니의 종현은 <백만송이 장미>, 슈쥬의 예성은 <사랑밖에 난 몰라>, 아이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씨스타의 효린은 <그때 그 사람>, 비스트 요섭은 <미워요>, 2AM 창민은 <여자이니까>를 불렀습니다.
경합의 우승자는 씨스타의 효린이 부른 <그때 그 사람>이었는데, 원곡의 느낌에 더해서 빠른 리듬의 편곡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멋진 무대였습니다.
역시 무대에 올라서는 즐기는 맛이 있어야 관객도 덩달아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서 음악을 즐기기 보다는 '평가'를 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은데 그러한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2>는 경합 방식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이 많을 듯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자승의 경합 방식이 아니라 아이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너지를 가지는 무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돌이 꾸미는 무대이지만 가족들이 모두 모여서 남녀노소 없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강점이 있고, 아이돌 스스로에게는 자신들의 팬들이 없는 기성세대를 관객으로 한 무대에서 좀 더 냉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가까이 하기 힘들고 소원하기 쉬운 대선배인 심수봉과 같은 거물과 음악적인 교류를 함으로써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심수봉 자신도 아이돌들이 자신의 노래를 멋진 무대로 편곡을 하여 선보이자 미소가 떠나질 않으면서 흡족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참 보석 같은 사람들이네요."
"제 인생에서 피크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돌들의 노래가 끝나고 신동엽이 소감을 묻자 심수봉이 한 말들입니다.
참 공감이 가는 멘트들이었어요.
아마 제가 심수봉이였어도 이렇게 뿌듯한 느낌의 프로그램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이미지 출처: 다음 tv팟 캡처 사진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KBS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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