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명 회장은 인우가 어릴 적에 사도세자처럼 뒤주에 가두어 두듯이 그를 작은 상자에 가둬 놓습니다. 인우의 틱장애와 공황장애 등 정신적·심리적 불안은 이로 인해 기인한 듯 합니다. 맹장 밑에 약졸 없다는 속담처럼 인우를 강하게 키우려는 서재명 회장의 욕심이 아들을 망쳐 놓은 결과가 된 셈이죠. 관심과 사랑이 아닌 강압과 욕심으로 변한 삐뚤어진 부정이라고 보여집니다.
한편 인철은 재인을 인우에게 붙여 놓는데 성공을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인철의 틱장애와 공황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인철은 재인을 이용하여 서재명 회장의 약점을 파고 들어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려는 무서운 음모의 주인공입니다.
인철로부터 2달에 1천만원의 거금을 약속받은 재인은 인우의 거침없는 막말과 무례한 강제키스에 그만 두려고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인우의 틱장애와 공황장애를 목격하고선 생각을 달리하게 됩니다. 인우의 장애가 아버지와 연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걸까요? 아니면 간호사가 되려는 꿈을 지닌 재인의 직업 의식이 발동을 한 것일까요? 미운 짓만 골라하는 인우이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인우에게서 동정심도 느끼게 되는 재인 같습니다.
재인은 우렁각시?
3500만원에 영광의 집을 사채업자에게서 지켜낸 재인은 또다시 1000만원을 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영광의 식당집 주인이 월세를 1000만원 올려 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인우의 간병비로 재인이 받기로 한 1천만원과 같은 금액이죠.
본래 우렁각시는 영광이네처럼 가난한 살림의 총각을 도와주고 결혼까지하게 되는데 이런 점만 보자면 재인은 아주 예쁜 우렁각시임에 틀림 없습니다. 영광이가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 금전적인 힘이 되어주니까 말이죠.
우렁각시 설화는 본래 누에의 변신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군신화에서 보듯이 환웅과 웅녀처럼 우렁각시 설화도 일종의 이물교혼(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기타의 것과 혼인을 하는 것)의 상징성을 나타내는데 누에와 뽕이란 것이 지금도 고부가가치 산업의 일종이죠. 하지만 우렁각시 설화 속을 보게 되면 이물교혼을 방해하는 이가 있는데 이 역할을 명인동 매운쪽파 박군자가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렁각시가 갖는 판타지성은 총각에게 매우 곱고 예쁜 아내를 갖게 하여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인데 <영광의 재인>은 이런 판타지성을 충족시켜 준다고 보여집니다.
거기에 더해 영광의 성공담,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통한 권선징악적인 이야기 등 스토리 라인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뿌리 깊은 나무>에 밀려서 시청률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기기엔 족한 드라마이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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