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싫다면서 아랑과 은오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고 말죠.
다시 만날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둔 연인의 심경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어요.
아랑은 이서림의 무덤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어준 이서림의 짧았던 삶이 의미 있는 삶이었지 않았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 주왈이 나타나 자신의 과오를 무릎 꿇고 빌죠.
주왈은 무연이 지운 기억이 다 돌아온 것 같은데, 그 기억 속에는 주왈이 절대 기억하기 싫은 기억도 있죠.
그것은 자신이 현재 마음을 주고 있는 아랑이 자신이 죽인 이서림이었다는 기억과 무연의 말을 듣고 당시 이서림을 주왈이 마지막으로 처리하였다는 것일 것입니다.
그러한 번민으로 인해 주왈은 아랑에게 용서해달란 말도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조차 미안하다'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주왈과는 달리 끝까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도 있습니다.
최대감은 거덜과 함께 한양으로 압송되던 중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면서 시비를 붙다가 결국은 거덜에게 칼을 맞아 비명횡사하고 맙니다.
'아랑사또전'은 어쩌면 아랑의 죽음의 진실을 찾는 여행을 따라 시청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의도도 있다 보여집니다.
이서림처럼 짧은 인생이었지만 타인을 위해 그래도 의미가 있는 삶이었나, 아니면 최대감처럼 타인의 고혈을 빠는 악랄한 삶이었나 하는...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죠.
의미 없는 삶이란 없다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아랑처럼 언젠가 세상과 이별을 해야하는 인생들이죠.
그 때가 왔을 때 아랑처럼 그래도 의미 있는 삶이었다고 자신의 삶에 고마워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은오가 짊어진 십자가는 무연에게서 어머니를 구원하는 일일 것입니다.
허나, 은오 어머니는 구원할 방도가 도무지 보이질 않습니다.
무연의 기가 약해져 돌아오게 된 어머니는 은오에게 자신을 가차 없이 베라고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구원해달라고 말하죠.
아들인 은오는 어찌되었든 어머니를 찔러야 하는 가혹한 현실입니다.
현실에서 무언가 불가능해지게 될 때 우리는 신을 찾게 됩니다.
은오도 자신의 역량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신을 찾게 되죠.
꿈 속에서 은오는 아랑과 혼인을 하여 아이 둘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옥황상제의 설계 속에는 은오 어머니도 함께 있네요.
은오의 꿈 속에 나타난 옥황상제는 어머니를 구원할 방도도 알려줍니다.
현실에서 괴로워하는 은오를 달래는 한낱 일장춘몽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지몽일까요?
만약 예지몽이라면 예지몽이 실현되기 위해선 은오 어머니가 무연에게서 구원이 되고 아랑이 환생을 해야겠죠.
은오는 꿈을 꾼 후 결심을 합니다.
저승사자 무영과 함께 힘을 합쳐 무연과 한판 일전을 벌일 결심이죠.
은오는 모심잠으로 어머니를 찌릅니다.
무연이 은오 어머니의 몸에서 나와 아랑에게로 향하고...
아랑은 '싫어'하면서 비명을 지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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