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 죄수와 교도관
16부작
tvN 드라마
출연: 박해수, 정경호, 정수정, 임화영, 김경남, 정해인, 정웅인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밥도 먹고, 잠도 같이 자고, 화장실도 함께 이용해야 하는 곳!
범죄자가 아니면 이 한정된 공간에서의 생활을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는 이 곳의 생활을 관찰하며,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주인공인 김제혁(박해수)이 감빵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인 듯합니다.
김제혁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프로야구선수인데, 인생이 꼬이면서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김제혁은 야구밖에 모르는 인물이며, 말수가 적으며, 생활 지능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야구선수로서 김제혁은 노력과 끈기, 포기를 모르는 불사조 같은 인물입니다.
곰처럼 행동하지만 여우와 같은 면모를 보이면서 감빵생활에 완벽 적응해나갑니다.
김제혁이 감빵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관계에 성공을 하기 때문입니다.
여자 친구인 김지호(정수정)와의 러브라인도 시련을 극복해내고 결국 해피엔딩을 맺게 되는데, 이와 같이 김제혁의 감빵생활은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해내게 되지요.
김제혁의 성공적인 감빵생활을 가능케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교도소는 죄수와 교도관이 함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김제혁에게는 함께 야구를 하였던 절친 이준호(정경호)가 교도관으로 김제혁의 감빵생활 편의를 봐준다는 설정도 김제혁의 성공적인(?) 감빵생활을 가능케 하는 요소 중 한 가지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하였던 김제혁의 영치금은 범털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편이죠.
'사람의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는 속담이 있죠.
김제혁은 돈을 슬기롭게 사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돈을 써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그 돈의 씀씀이는 물론 마음 씀씀이에서 기인합니다.
김제혁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죠.
그래서, 김제혁은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뿐만 아니라, 비록 적이었던 인물에게도 손을 내밀어 친구를 만들 줄 아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교도소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죄인들이 있기도 하지만, 악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김제혁은 사람을 볼 줄 알아 후자에 속한 사람들, 자신에게 해코지를 하는 인물들에게는 가차 없는 응징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갑과 을이 정해지기 마련인데, 교도소에서 갑은 교도관, 을은 죄수라고 할 수 있죠.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이처럼 갑질을 하는 죄수보다 더 나빠 보이는 교도관들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죄수들을 등 처먹는 악질 교도관이죠.
그런데, 김제혁은 돈과 주먹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 을이지만 을 같지 않은 죄수입니다.
김제혁과 같은 사람이라면 어느 자리에 가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준호는 김제혁의 친화력을 괴물 같다고 표현할 정도인데요.
악질 교도관, 사기범, 도둑, 갈매기, 사형수, 해롱이, 유 대위, 똘마니, 양아치, 조폭 같은 범범자들과 함께 생활하려다 보니 김제혁의 생존본능이 그러한 방향으로 작동을 한 것일 겁니다.
김제혁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김제혁의 인생에서 비록 좌절과 시련은 있지만 그 좌절과 시련의 시간마저 마침내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이야기로 끝맺음하고 있습니다.
흔히 야구를 인생에 비유를 하곤 하는데요.
묘하게도 김제혁이 야구선수면서 감빵생활을 한 전과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감빵생활과 야구 이야기로 이뤄진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이야기의 접점이 인생에 포커스가 맞춰지게 됩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지기도 하는데요.
이 드라마가 인기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해롱이, 강철두, 고박사 같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p.s 1. '감빵'이란 표현은 틀린 표현인데, 범죄자들 사이에서 흔히 통용되는 속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는 표현은 감옥, 교도소, 감방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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