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토', 야생 인간
<영화 리뷰 609번째 이야기>
영제: Apocalypto (2006)
장르: 액션 외
런타임: 137분
출연: 루디 영블러드, 달리아 헤르난데즈, 조나단 브리워, 모리스 버드옐로우헤드
스포일러: 있음
묵시를 뜻하는 아포칼립시스(Apocalysis), 세계의 파멸,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아포칼립스(Apocalypse)에서 제목을 가져왔을 것으로 생각되는 멜 깁슨 감독의 영화 '아포칼립토' 리뷰입니다.
마야 문명이 존재하였던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의 숲 속을 영화의 장소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촬영지는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마야 문명은 기원전 2600년경 유적이 발견되었으며, AD 900년경에 몰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마야 문명의 몰락은 도시 국가 사이의 전쟁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의 침략으로 마야 문명의 발자취마저도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야 문명이 쇠퇴하게 된 원인 중 가장 유력한 학설은 토양 침식과 관련된 것이라 합니다.
옥수수가 자랄 수 없을 정도의 환경파괴, 사냥을 근간으로 하는 당시의 마야의 인구를 감당할 수 없는 생태계 파괴가 초래되었고, 천연두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 마야 문명 지도층의 전쟁 골몰 등 '아포칼립토'에서 보여주는 내용들이 실제로 마야 문명을 사라지게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에 근간한 것입니다.
마야 문명은 33개의 종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태양신을 숭배하였으며, 아즈텍 문명은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서 인신공양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포칼립토'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포칼립토'는 평화롭던 마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표범 발'이 살고 있는 마을은 자연에서 나는 것으로 살며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야생의 인간들의 집단이죠.
그런데, 이 평화롭던 마을은 다른 종족의 먹잇감이 되면서 초토화가 됩니다.
'표범 발'이 알고 있던 영역은 자신이 사냥을 하면서 살던 숲의 영역으로 제한이 됩니다.
그 영역은 자신의 아버지 대로부터 물려받았던 삶의 터전이죠.
그런 영역이 타 종족이 일으킨 습격으로 인해서 붕괴가 됩니다.
말하자면, 표범 발의 세상은 종말이 되고 만 것이죠.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전쟁 노예가 되어 마야의 도시국가로 끌려간 표범 발은 자신의 세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은 인신공양으로 인해 시체더미가 있고, 옥수수가 자라나지 않는 죽음의 땅입니다.
찬란하였던 마야 문명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멜 깁슨 감독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러한 점을 엿볼 수 있는 대사가 '아포칼립토' 영화 대사 속에도 나오고 있죠.
'아포칼립토'가 그려내고 있는 세상의 종말의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 맞습니다.
더 갖기 위해서 남의 것을 빼앗고, 전쟁 노예를 팔고, 인신공양을 하고......
그것을 취한 전쟁 승리자들은 그 옆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웃고, 떠들면서 그러한 장면을 마치 즐기듯이 보고 있죠.
'아포칼립토'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문명이 어떻게 붕괴되는가 하는 점과 함께 표범 발의 생존 능력에 대한 것입니다.
사냥을 하면서 숲에서 자란 표범 발은 놀라운 신체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 신체 능력은 지구력과 함께 도구를 이용하는 능력인데, 이 능력은 인간을 맹수나 다른 야생의 포식자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게 해 준 능력이라 합니다.
인간은 창이나 돌 등을 매우 정확하게 목표물에 던질 수 있으며,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순간적인 스피드는 뒤떨어지지만 오래 뛸 수 있는 능력만큼은 다른 동물에 비할 바가 못된다 하더군요.
이러한 능력들로 인해서 인간은 자신보다 힘이 센 육식동물들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 명이 힘을 합쳐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힘센 육식동물을 사냥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한 인간의 야생의 생존력을 표범 발은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뛰고, 뛰고, 또 뛰면서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죠.
영화에서 전염병에 걸린 한 어린아이가 묵시를 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 내용처럼 표범 발은 태양이 어둠에 가려지고, 진흙 속에서 살아 나와 그들을 죽음으로 인도하게 됩니다.
저는 멜 깁슨 감독이 만든 영화는 그의 종교관에 따라 상당히 종교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보이는데요.
'아포칼립토'는 마야 문명의 붕괴를 그려낸 영화이지만, 그 안의 종교적인 메시지는 요한의 묵시록(Apocalypse of John)과 관련이 있다고 보입니다.
인간이 알 수 없는 진리를 신이 깨우쳐주는 것을 말하는 계시와는 달리 묵시는 '가려져 있는', 혹은 '잠겨진' 계시입니다.
묵시의 해석 방법은 미래주의적 해석, 과거 주의적 해석, 역사주의적 해석, 상징주의적 해석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중 미래주의적 해석에서 나오는 것의 일부가 종말론과 관련 있습니다.
하지만, 멜 깁슨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처럼 찬란하였던 마야 문명의 붕괴를 통해서 역사주의적 해석을 하기 위해서 '아포칼립토'를 제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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