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2-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JTBC 드라마
10부작
출연: 이정재, 신민아, 이엘리야, 김갑수, 정웅인, 정만식, 박효주, 김동준, 조복래
'보좌관 시즌2'는 국회의원이 된 장태준(이정재 분)이 법무부 장관이 된 송희섭(김갑수 분)과 정쟁을 하는 것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정쟁은 상대방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을 떠나 서로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게 된다.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이 있는 현직 국회의원과 현직 법무부 장관과의 정쟁은 점차 게임의 룰도 없는 이전투구의 싸움으로 이어져간다.
한가지 룰이 존재하긴 하다.
이긴 자는 모든 것을 가지게 되지만 지게 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야무지게 씹어드세요."
"삭힌 젓갈처럼 지내세요. 씹어먹히고 싶지 않으면."
법무부 장관이 되어 이미 승자가 된 것 같은 송희섭은 자신이 이미 승자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이런 찰진 대사들을 많이 한다.
승자독식, 이긴 자가 다 먹는다는 말의 의미가 이런 대사들로 구체화 된 것일까?
아무튼 개인적으로 현실 정치에서 여당, 야당 나뉘어서 싸우는 것을 보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데 '보좌관 시즌2'의 전개가 이렇게 현실 정치를 보는 것 같아 불편한 느낌이 좀 있었다.
그런데, '보좌관 시즌2'의 결말은 '보좌관' 시리즈가 처음 시작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끝맺음하고 있어 '아 그래도 시즌1, 시즌2를 보는데 할애했던 내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정치에서 보지 못하는 이상적인 정치, 즉 국민의 편에 선 정치,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조선시대에는 정치에 있어서 정쟁의 패배자는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는 점에서 그래도 쿨하다.
하지만, 현대 정치는 정쟁의 패배자가 되어도 잘 먹고, 잘 산다.
부정부패를 하여도 오히려 법과 금력의 수호 아래 잘 산다.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청렴'은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이건만 부정부패에 대한 처벌은 오히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퇴보하였다.
'보좌관' 시즌2에서 보여줬듯이 부정부패의 당사자는 고쳐서 바로 잡는 것이 아니라 도려내야 하는 것이 맞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국민을 배신하고 장태준을 배신한 것은 송희섭이다.
그러므로 송희섭은 장태준에게 배신했다 탓할 수 없다.
송희섭은 정치의 속성과도 같은 인물이자 그 표상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정치 초년생 송희섭은 어쩌면 국민을 위하는 인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장태준의 대사에 의하면 송희섭이 권력을 얻게 되면서 점차 부패한 인물로 변하게 된 듯 하다.
그러나, 권력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로 송희섭은 자신의 양심을 금력과 권력에 팔았다.
그렇게 변한 송희섭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의 이득을 챙겼다.
국민의 아픔과 눈물은 외면한 채......
이런 부정부패의 표상과 같은 인물은 도려내는 것이 맞다.
조선시대처럼 패배자는 모든 것 빼앗겨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세상이 조금은 공평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부정부패를 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너무 썩어 있다.
썩은 것들이 처벌되지 않고 호의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는 정치꾼들만 득세하는 세상이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우리나라와는 달리 청렴도가 높은 유럽의 나라도 있다.
말 그대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고, 청렴한 것을 자부심으로 생각하는 나라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도 사람이다.
국민의 편에 선 장태준과 같은 정치인이 많다 세상은 변화할 것이란 희망은 있게 된다.
하지만, 절망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보좌관' 시리즈가 보여준 이상적인 세상은 도래하지 않을 것 같다.
이상이란 것이 현실과의 괴리감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