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88번째 이야기>
추석특선영화
원제: Righteous Ties (2006)
러닝타임: 126분
장르: 드라마
감독: 장진
출연: 정재영, 류승룡, 정준호, 민지환
영화평점:
영화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벌교 가서 주먹자랑 하지마라
전라도 벌교에서 돈자랑·주먹자랑 하지 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주먹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짱짱한 주먹(깡패)들이 많다는 뜻일까요?
벌교에 가보지 않아서 잘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깡패들이 많은가 보다 하고 어림짐작하기에 충분한 말이긴 한 듯 합니다.
읍내는 자연스럽게 상업이 터를 잡게 되었고, 돈의 활기를 좆아 유입인구가 늘어났다. 모든 교통의 요지가 그러하듯이 벌교에는 제법 짱짱한 주먹패가 생겨났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벌교 가서 돈 자랑,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조정래 ‘태백산맥’ 중
영화 제목이 심상치 않죠?
<거룩한 계보>!
어떻한 계보를 말하는걸까요?
'거룩하다'는 말은 '성스럽다'는 말과 셈셈인데, 주먹 쓰는 이들에게 거룩하다는 표현은 역설적인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장진 감독은 '우정의 계보', '의리의 계보'를 담아 두고자 한 듯 합니다.
의리와 우정의 측면에서 보자면 가슴 짠한 장면도 있고, 꽤 공들여 만든 영화입니다.
하지만, 깡패는 깡패일 뿐입니다.
아무리 영화가 잘 만들어졌어도 싸움 잘하는 깡패에 대한 영웅화를 조장하는 조폭 영화의 한 계보일 뿐이죠.
깡패가 의리가 있다고 누가 말했나?
학창시절, 싸움 잘하는 아이들은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조폭 영화가 만든 환상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실제 깡패들이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지는 않겠죠?
<거룩한 계보>는 조직 폭력배의 의리에 대한 환상을 깨고, 배신과 음모로 얼룩진 그들의 한 단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치성(정재영 분), 정순탄(류승룡 분), 김주중(정준호 분)으로 이어지는 그나마 주먹으로 맺어진 의리를 보여주는 이 삼인이 조직에 배신 당하고 조직을 와해시키는 스토리입니다.
이 영화보면서 '멋지다'라고 생각한다면 조폭에 대한 환상이 있는 사람이겠죠.
저는 이 영화보면서 동치성 같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깡패가 많이 나오길 기대했습니다.
깡패는 사회악이고 사회 암적인 존재들이죠.
요즘은 깡패도 주먹질 않하고, 사업을 가장하여 정상적인 기업을 빼앗는다고 하더군요.
빌딩을 뺏고, 기업을 뺏고......
<거룩한 계보>에서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영화와 드라마로 본 주먹의 계보
한국사에 있어서 주먹의 계보는 드라마 <야인시대>나 영화 <장군의 아들>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낭만파 주먹이라고 할 수 있는 일제치하의 주먹들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동의 하야시, 종로의 구마적, 신마적, 쌍칼......
시라소니는 독고다이라는 측면에서 조폭이라고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이후 정치 깡패로 이어지고, 드라마 <모래시계>의 최민수의 죽음이 정치 깡패의 죽음을 상징화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다음이 피비린내 나는 전국구 깡패 시대로 접어듭니다.
<친구>가 아마도 그러한 대표작이겠지요.
현재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업형 깡패로 보면 될 듯 합니다.
<거룩한 계보>는 이러한 주먹의 계보로 보듯이 네 번째의 유형인 기업형 깡패의 의리(의리라 적고 으리라 읽는다 ㅡ.ㅡ;)와 배신, 복수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럴거면 tv편성표에 집어 넣지 마라
<거룩한 계보>는 조폭 영화입니다.
2007년도에 춘사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조폭영화로써는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작품성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헌데, 추석특집영화에 편성이 되었을 때는 원작 그대로의 날 것을 보여줄 의무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거친 주먹, 거친 발길질이 오가는 조폭을 그려낸 영화이기 때문에 입도 거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전라도 사투리와 전라도표 욕설이 당연히 주요 대사입니다.
기왕 편성하는거면 삐~!처리는 왜하는지......
이럴꺼면 차라리 방송편성표에 넣지 않는게 좋다고 봅니다.
귀한 시간 내서 영화를 보는데 할애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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