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01번째 이야기> 곰TV VOD 원제: The Bank Job(2008) 장르: 스릴러, 범죄 러닝타임: 111분 감독: 로저 도널드슨 출연: 제이슨 스태덤, 새프론 버로즈, 대니얼 메이스, 스티븐 캠벨 무어, 제임스 펄크너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카 딜러, 가진 것은 몸 밖에 없는 포르노 배우, 사진 작가, 양복 재단사이자 사기꾼, 콘크리트 전문가, 모델 등 대박의 꿈을 쫓는 이들의 짜릿한 인생역전 <뱅크잡>! 1971년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뱅크잡>의 구성인원의 면모는 매우 영화적인 듯 합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도 있듯이 인생의 끝장에서 역전의 기회만을 노리던 이들이 의기투합하여 제대로 된 한 방을 날리는 영화이지요.
'은행털이'는 분명 범죄이지만, 재산의 축적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비리로 얼룩져 있는 재산들이라면 어떨까요? 은행털이 보다 더욱더 가증스럽고 더러운 돈들이 영원히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꺼려하는 비밀을 간직한 채 비밀금고에 숨겨져 있습니다.
땅굴은 북한놈들만 잘파는 것이 아니더군요. 13m의 땅을 파고 내려가 은행에 들어간 이들은 비밀금고를 터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안되었듯이 이들도 열지 말아야 할 것을 열게 됩니다.
비리경찰의 상납 장부와 영국 황실 공주의 은밀한 사생활이 그것이지요. (<뱅크잡>은 토플리스(상반신 노출) 장면이 중간중간 노출이 되어서 18세 이상 관람가의 영화 등급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경찰과 MI5인지 6인지 하는 정부의 비밀기관, 그리고 마약왕과 사창가의 두목 등 범죄조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이들이 훔친 돈은 400억 원!
순조롭게 풀리는가 싶을만큼 꼴깍 삼키려고 했던 돈치고는 너무 거액이었던걸까요?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서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지요.
MI5는 영국 정보국 보안국, 혹은 군 정보부 제5과를 말하는 것으로 미국의 FBI에 해당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은행털이범들은 워낙에 하류인생들이라 범죄조직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MI5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은 목숨의 위협마저 느낄 정도로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되지요. 실은 이 은행털이에 보안이 허술하다는 등 정보를 흘린 이들과 이 정보를 물어온 것도 MI5와 관련이 있어요.
각종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요리조리 법망을 빠져나가는 마약왕이 영국 황실 공주의 은밀한 사생황의 필름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손 안에 넣으려고 하는 MI5의 계획된 미끼였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이 일 덕에 영국의 상류 사회가 발칵 뒤집힐 지경입니다. 하원의원의 변태 행위, 비리경찰의 상납장부, 황실의 존엄이 위협을 받게 될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죠. 명예를 중요시하는 영국 상류층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게 생겼잖아요.
은행털이의 리더격인 테리(제이슨 스태덤 분)는 이러한 점을 통찰하고 목숨을 건지고, 부도 얻는 도박을 단행합니다. 정부와 황실, 범죄조직, 은행털이... 이 묘한 사슬의 삼각구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셈이죠. 약점을 쥐고 있는 것은 은행털이인 자신들입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토대로 카 딜러답게 목숨을 담보로 거래를 하게 되지요.
부(富)를 신성한 노동력의 댓가와 맞바꾸는 이외에 이렇게 은행털이로 쌓게 된다면 누구나 인생에 도박을 한 번 할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정당한 부의 축적은 존경 받아 마땅하지만, 그러한 부의 축적을 이룬 이들이 드문 한국사회는 존경 받는 부자들이 거의 없지요.
이 영화가 통쾌한 점은 부정한 부를 털어서 인생역전을 이뤘다는 점일 것입니다.
서민들의 피를 빨아서 부를 축적한 놈이나, 그러한 돈을 털어서 부자가 되는 놈...
어떤 놈이 더 나쁠까요?
홍길동이나 로빈후드나 다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저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후자가 낫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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