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16번째 이야기> 곰tv VOD 원제: The Jacket (2005) 장르: 스릴러, 판타지 러닝타임: 102분 감독: 존 메이버리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키이라 나이틀리, 크리스 크리스토퍼슨, 제니퍼 제이슨 리, 켈리 린치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때 불안하지 않는 삶이 어디에 있는가? (다니엘 크레이그: 루디 매켄지 역)
<더 재킷>은 인생이란 것이 죽음을 예정해두고 있기 때문에 숙명론적 세계관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에도 나와 있듯이 모든 것이 예정된 미래라면 자신의 인생도 이미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변화도 거부해야 하는 것일까요?
잭 스탁스(에드리언 브로디 분)는 걸프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기억에 일부 손상을 입은 채로 제대하게 됩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질과 재키 모녀에게 자동차를 고쳐주면서 호의를 베풀지만 질은 잭을 적대시하며 쫓아내죠. 히치하이킹을 하여 얻어 탄 차에서 잭은 경찰을 죽인 살인혐의로 인해서 정신병동에서 보호감호를 받게 되는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정신병동에서 잭은 인간의 본성을 바꾸는 실험 대상이 되어 약물을 투여받고 온몸이 억압된 채로 시체보관실에 갇히게 됩니다. 이 속에서 잭은 자신의 흩어져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리는 일종의 시간여행을 하게 됩니다.
영화의 제목인 <더 재킷>은 바로 잭이 시체보관실에 갇힐 때마다 속박이 되는 억압과 통제, 고통의 상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잭은 처음에는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다가 영화 후반부에 가서는 그러한 고통을 즐기고, 또 스스로 재킷을 원합니다. 지옥처럼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일종의 탈출구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미치지 않은 말짱한 정신으로 정신병원에 갇혀 온갖 고초를 겪는다면 지옥보다 더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한 고통 속에서 자신의 죽음을 본 잭은 이러한 고통 조차도 살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죽으면 모든 것이 부질 없어진다고 하며 살아 있는 삶을 소중하게 여길 것을 이야기하지요.
예정된 죽음 앞에서도 잭은 자신을 구할 방법을 찾기 보다는 우연히 만난 재키 모녀를 위해 헌신합니다. 질이 담배를 피우다가 큰 화재가 나서 재키 모녀가 위험에 처할 상황이었지만 잭의 도움으로 인해 그러한 위험에서 벗어나지요. 포스터의 '하나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의미는 이 이야기를 말합니다.
죽음이 비록 예정되어 있는 삶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서 우리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닌 채 살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의 갈림길에서의 판단한 선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는 셈이랄까요?
우리에겐 얼마나 시간이 남았나요? (키이라 나이틀리: 재키 역)
만약 우리 관객들이 잭의 입장에서처럼 자신의 인생을 반추해본다면 잭보다 고통스런 삶은 별로 없지 싶습니다. 우리 속담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있듯이 그렇게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잭이지만 자신의 죽음이 곧 닥쳐올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일분, 일초가 너무나 귀중하고 소중하겠지요.
잭은 마지막으로 재킷을 입고 그가 원하는 곳을 향해 영원히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재키와 함께 영원히 있을 것입니다. 억압과 구속과 고통의 재킷이었지만, 마지막 순간에서 만큼은 자유와 행복, 그리고 평안의 재킷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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