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22번째 이야기>
곰tv
원제: Earthsea (2004)
장르: 드라마, 어드벤처, 판타지
러닝타임: 112분
감독: 로버트 리버만
출연: 숀 애쉬모어, 크리스틴 크룩, 이자벨라 로셀리니, 대니 글로버, 세바스찬 로쉐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영화에는 <어스시의 마법사>로 검색이 되며, 러닝타임은 90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곰tv에서 본 영화는 상·하로 나뉘어 러닝타임이 88분짜리 두 편입니다.
총 러닝타임이 176분이네요.
<어스시의 마법사>는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에 속하는 판타지의 수작입니다.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은 <반지의 제왕><나니아 연대기><어스시의 마법사>입니다.
중세 유럽이라함은 르네상스 이전 시대를 말합니다.
서양사에서 배우듯이 르네상스는 문예부흥운동으로 문화·예술·과학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쳐 근대로 이르게 하지요.
이러한 르네상스는 그 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기존의 가치관을 타파하는 혁신적인 운동이었을 것입니다.
그럼 르네상스 이전의 중세 유럽 시대의 가치관에는 어떠한 것이 있었을까요?
마녀사냥이 횡행하였고, 마법과 연금술을 믿고, 종교적 신념보다는 오컬트적인 신비주의가 그들의 가치관이었을 것입니다.
판타지 장르가 비록 상상력에 기초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그 시대의 사람들의 가치관을 염두해 두고 영화를 관람한다면 더욱 재밌게 관람하지 않을까 생각되어서 적어봤습니다.
연금술은 근대 과학 이전 시대의 학문으로 비금속을 귀금속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그 시대 사람들의 가치관, 신념과 결합한 신비주의적인 술법 혹은 기술입니다.
연금술은 화학·금속학·약학·물리학·점성술·기호학·신비주의와 결합한 비의적인 학문이었죠.
연금술의 최종 목적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기술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연금하여 신으로 승화시키는 것에 있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 속에 있는 책 속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도 이 연금술에 대한 일부 글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비트리올>은 황산의 다른 이름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비트리올이 <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보다 더 연금술적인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다.
<비트리올>이란 단어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어떤 주문의 첫 번째 글자들을 모아 만들어진 것이다.
즉 <땅속으로 들어가 보라, 거기서 마음가짐을 바로하면 숨겨진 돌을 발견할수 있을지니 Visita Interiora Terrae, Recitificando Occultem Lapidem>의 첫 글자들이 모여 <비트리올 V.I.T.R.I.O.L>이 된 것이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이처럼 연금술적인 소재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게드는 어스시가 '이름 없는 자들'에 의해 위기에 처할 때 구원을 해 줄 선택 받은 자이지만, '게드'라는 이름으로는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의 목숨을 부활시키고, 그의 스승이 될 마법사가 게드의 숨겨진 이름이 '스패로우 호크'라는 것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말이죠.
김춘수의 시 <꽃>에서도 존재에 대한 의미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이름을 불러줘야 하듯이, 평범한 '게드'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스패로우 호크'라는 마법사로 탄생되기 위해서는 그의 이름을 알려주면 되는 것입니다.
일종의 연금술적인 주문 혹은 연금술적인 의미부여 혹은 연금술의 결계 해제라고 할까요?
이처럼 비의적인 마법의 주문은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사물에 대한 이름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잃어버린 이름을 불러주면 사물의 본연의 내재된 힘이 작동할지도 모르지요.
제가 글의 서두에 중세 유럽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이것은 그들의 복색을 통한 추측일 뿐 이 영화가 중세 유럽에 시간적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의 원제인 Earthsea는 하나의 대륙과 여러 개의 섬 그리고 바다로 이뤄진 듯 보입니다.
지금의 지도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이지요.
이로 미루어 볼 때 Earthsea는 지구의 원시대륙인 판게아와 연관이 있는 듯 합니다.
판게아는 대륙이동설에 의해서 대륙이 나눠지기 전 하나의 대륙과 하나의 대양인 판달라사만이 존재하던 시기입니다.
5대양 6대주로 나뉘어진 지금의 대륙을 모두 합쳐보면 그것이 판게아인 셈이죠.
그리고 그 중 잃어버린 조각에 대한 것이 아틀란티스나 무우대륙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구요.
1500 BC volcano that destroyed Atlantis by guano |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볼드모트의 이름을 입에 올리기를 꺼려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름 없는 자들'은 볼드모트처럼 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름 없는 자들'은 아투안 섬 사원 지하미로 속 깊은 곳의 결계에 갇혀 있는데, 이 결계는 사원의 여사제장과 여사제들의 믿음 혹은 신념에 의해서 막혀져 있지만 본래는 마법의 결계가 막고 있었지요.
헌데, 영생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부질 없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이 결계가 두 조각이 나게 되었습니다.
이 파괴된 결계를 완성시킬 마법사가 게드이며, 게드에 의해 어스시는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지요.
'게드전기'라는 제목처럼 이 영화는 전기적 소설의 양식을 띠고 있습니다.
전기적 소설의 특징은 영웅소설 혹은 무협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지요.
그 특징으로는 전지적 작가시점, 기연-고난-영웅의 탄생-권선징악 등일 것입니다.
게드가 스승인 마법사를 만나 목숨을 건지는 것은 기연일 것이고, 마법사의 섬인 로크섬에 가서 마법을 배우는 것도 기연이며, 그 와중에서 '이름 없는 자들'을 소환하여 고난을 겪는 것, 어스시를 악으로부터 수호하여 영웅이 되는 스토리가 이러한 전개 방식을 따르고 있지요.
'스패로우 호크'가 마법계의 대표라면, 새여사제장으로 임명되는 크리스틴 크룩은 '신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랄 수 있습니다.
마법과 신성의 결합은 <게드전기:어스시의 마법사>가 보여주는 판타지적 세계관의 완성이며 '이름 없는 자들'로 대표되는 악이 없는 절대선만이 존재하는 세계이지요.
'이름 없는 자들'이 사라지는 라스트씬 장면에서 세상을 둘러싼 옅은 막 같은 무언가가 걷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For Sunday - The Noah's Ark Window in Tissington, Derbyshire by UGArdener |
성경을 보면 아담의 초기 후손들은 참으로 긴 수명을 지녔지요.
그런데, 노아의 방주 사건 이후로 인간의 수명은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성서학자들은 이 수명의 감소에 대해서 이런 추론을 하곤 합니다.
지금 지구를 둘러싼 오존층 이외에 노아의 방주 사건 이전에는 얇은 수막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수막이 노아의 방주 사건 이후로 사라지게 되면서 하나님이 인류에게 긴 수명에 대한 축복을 거둬갔다고 말이죠.
아시다 싶이 오존층은 태양과 우주로부터의 각종 유해 물질을 걸러내는 필터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환경이 잘 보존되고 오존층만 온전하더라도 인류의 평균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게드전기:어스시의 마법사>가 보여주는 판타지적 세계관의 완성은 기독교의 세계관에 닿아 있다 할 것입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