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는 이름처럼 고단한 삶을 사는 나고단씨, 하루 일당 4만원에 만족하며 아들과 함께 할 날을 꿈꾸는 엑스트라 이보출씨, 희귀병에 걸린 딸 봉봉이를 위해서 어둠의 세계를 빠져 나온 박대수씨...
<오늘예보>는 인생을 예보해주는 DJ 데블의 프롤로그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삼인의 이야기를 세 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자의 인생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인생은 각자의 인생 이야기지만 서로 연관을 갖고 개연성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연이은 사업 실패로 노숙자 생활을 하다가 한강에 투신을 하여 자살을 하려는 나고단의 이야기는 일당 4만원을 받는 엑스트라 이보출에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이보출의 이야기는 조폭이었던 박대수에게로 이어지지요.
차인표 두 번째 장편소설
<잘가요언덕>에 이은 차인표씨의 두번째 장편 소설인데, 일단 재밌습니다. 제가 책을 읽는 것이 결코 빠른 편이 아닌데 <오늘예보>는 이틀 만에 다 읽었어요. 분량도 많지 않고 읽기에 재미가 있으니까 금방 읽어지더군요.
작가 차인표씨는 이 책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 <오늘예보>를 집필한 목적이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이 책에 나오는 나고단, 이보출, 박대수 등 삶이라는 무게에 짖눌려서 지쳐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들 일수도 있고, 차인표씨가 집필하던 2008년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동료 연예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책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몇 자 끄적여 봅니다.
김정운 교수는 <승승장구>의 출연 당시 남자들이 술집에 드나드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직장에서 치이고 집에 들어가면 아내의 바가지에 누가 자신을 향해서 웃어주는 이가 없기 때문에 술집에 드나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머 오빠 어서와~^^"
나를 향해 웃어준다는 것...
위로를 해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삶에 지친 마음을 위로를 받기 위해서 술집에 간다는 이야기 한 편으로는 공감도 가지만 한 편으로는 위로를 받을 곳이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위로조차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사람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부대끼며, 의지하고, 서로 토닥거리며 끝까지 살아야 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
차인표씨는 삶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예보>의 나고단, 이보출, 박대수를 통해서 이러한 점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기꺼이 위로가 되어 주고자 하는 작가의 넓은 마음이 느껴져서 따뜻한 책 <오늘예보>...
p.s. <미스리플리>의 후속 드라마로 <계백>에서 차인표가 조연급으로 출연하는 것 같네요.
저도 <미스리플리>가 끝나게 되면 <계백>의 리뷰를 할 것 같습니다.
총 32부작인데, <주몽><선덕여왕>을 잇는 대하사극이니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작가 차인표의 책으로 인해서 그에게 더욱 호감이 가는 것도 사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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