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13번째 이야기> 원제: Wuthering Heights(2011) 장르: 로맨스, 멜로, 영국 러닝타임: 129분 감독: 안드리아 아놀드 출연: 카야 스코델라리오, 제임스 호손, 스티브 에베츠, 올리버 밀번, 니콜라 벌리 관람 장소 : 서울극장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크린을 지배하는 침묵과 바람소리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 <폭풍의 언덕>을 영화화한 작품은 검색을 해보면 수두룩하게 검색이 됩니다. 그만큼 색다를 것 없는 스토리라인이란 이야기죠. 우리가 독서를 하게 되면 인물의 대사보다는 공간적 배경 설명, 심리묘사, 정황에 대한 글들이 아마도 대부분이라 생각이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구성된 책은 보기 드물죠.
그런 의미에서 <폭풍의 언덕>은 대사가 거의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생각을 해본다면 대사에 의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대사를 뺀 나머지 부분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측면으로 볼 때 <폭풍의 언덕>은 문학적인 묘사를 영화적 이미지화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극적인 상황이 많이 연출되는데 타 작품의 경우 인물의 갈등고조나 감정폭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폭풍의 언덕>은 그러한 것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공간적 배경의 변화에 의해 그러한 심리 묘사를 서술해 나가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대사는 최대한 절제 되면서 공간적 배경, 시간적 배경에 의해서 심리 묘사가 표현이 된 이러한 작품에 익숙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렇기에 오락성에 주안점을 맞추기 보다는 예술성에 포커스를 맞춰 관람을 해야겠죠. <폭풍의 언덕> 원작을 감명 깊게 읽으신 분들은 영화의 이미지가 알알이 가슴 속에 배일테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스마트한 세대들에게 아날로그는 추억과 공유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올드하고 클래시컬한 이런 작품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조율하기 보다는 고전 그대로의 원작에 충실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여겨집니다.
그 평가는 취향의 선호가 분명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랑이 남고 시간은 멈춘 언덕
작품을 감상한 후 폭풍과도 같은 열정적인 사랑의 주인공 히스클리프가 느끼는 언덕은 어떤 언덕일까 공감해보려 애썼습니다.
아마도 그런 격정적인 사랑의 끝에 느껴지는 이 곳은 사랑은 영원히 남고 시간은 행복했던 그 시간에서 더 흘러가지 않은 곳일테죠.
그가 이 일대의 농장을 소유하게 되는 것도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그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픈 욕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람은 일생을 통해서 돈, 명예, 사랑 등을 추구하면서 살아갑니다.
여러가지 욕망이 복합이 된 채 말이죠.
하지만 두 사람은 오로지 사랑 하나에만 올인한 듯 합니다.
사랑의 열병이 폭풍 같이 휩쓸고 간 이 언덕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사랑과 사랑을 했던 시간들만이 멈춰져 있는 곳이라 느껴집니다.
언덕을 달리는 말, 세찬 바람, 피부를 두들기는 비, 철퍽철퍽한 앞마당 등의 자연 또한 사랑을 하는 두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었기에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던 곳일테죠.
비록 그 사랑이 해피엔딩은 아닐지라도 말이죠.
※ 본 리뷰는 CGV 무비패널 6기이신 네이버 블로거 루틴님의 초대를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은 영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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