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38번째 이야기> 원제: Red Lights (2012) 장르: 스릴러 러닝타임: 113분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 출연: 로버트 드 니로(사이먼 실버 역), 킬리언 머피(탐 버클리 역), 시고니 위버(마가렛 매티슨 역), 엘리자베스 올슨(셀리 오웬 역) 관람 매체: 스크린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심령술 VS 과학
가짜 심령술이나 가짜 초능력을 조사하는 연구가들 사이에서 ‘레드라이트’는 일종의 전문 용어 혹은 은어처럼 사용된다. ‘레드라이트’는 직역하자면 ‘붉은 빛’이라는 뜻으로, 흔히 신호등에서 위험, 경고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적신호를 의미한다. 심령술사를 빙자해 사람들을 속이고 다니는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와 같은 것이다. 즉, ‘레드라이트’는 ‘심령술과 사기극을 구별하는 결정적 단서’라는 뜻이다. -제작노트 중
영화 '레드 라이트'는 비과학 혹은 초과학, 미스터리, 불가사의, 초자연적 현상 등의 영역에 속하는 심령술을 과학의 영역으로 파헤쳐 보고자 하는 스릴러물이다. 우선 단어의 해석에 있어서 '비과학'이라 일컫는 것은 이 영역에 속하는 초능력, 심령술, 강령술, UFO, 외계인, 유체이탈 등등을 회의적인 입장에서 보는 것일 것이고, '초과학'이라 일컬어지게 되는 것은 이 부분을 현대 과학의 수준을 뛰어넘는 영역으로 해석하여 다소 긍정적인 입장에서 보는 견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스터리', 혹은 '불가사의'라 일컫는 이유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레드 라이트'는 비과학적인 입장에서 심령술과 초능력 등의 영역을 대중을 우롱하는 사기로 보고 과학적으로 그 사기를 밝혀 내려는 마가렛(시고니 위버)와 그의 조력자인 버클리(킬리언 머피)가 등장하고, 그 반대적인 입장인 초과학적인 입장에서 그러한 영역의 존재를 인정하려고 하는 샤클레턴(토비 존스)이 등장을 하여 과학적으로 이를 검증하고자 노력한다.
여기까지는 영화 소재와 대립 구도, 감독의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스페인 출신의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은 전작인 '베리드'를 통해서 연출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더군다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로버트 드 니로, 시고니 위버 등의 연기파 배우가 등장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세계 최고의 심령술사인 사이먼 실버(로버트 드 니로)의 캐릭터에서 유리 겔라가 연상된다는 점이다.
이미 유리 겔라의 초능력은 사기극임이 드러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로버트 드 니로의 심령술이 사기라는 것을 관객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그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신비주의적이어야 할 그의 캐릭터 창조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레드라이트'의 초능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부분은 유리 겔라의 초능력을 검증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면 약간 맥이 빠져 버리고 만다. 또한, 대립 구도 속에서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줘야 할 비과학적 입장을 고수하던 마가렛이 죽고 마는데, 이로 인해 극의 긴장도도 뚝 떨어지고 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독의 시선이 '초과학→비과학→미스터리'로 변해간다고 보여지는데, 흥미적 관점에서 보자면 감독의 시선은 초과학적인 견지를 유지하면서 미스터리로 마쳐졌어야 작품의 흥미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 보여진다. 즉, 미스터리 소재의 영화인 만큼 미스터리적인 결말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했다.
그랬더라면 '레드 라이트'의 반전 결말은 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실에서의 과학 VS 초과학
뉴턴, 아인슈타인의 뒤를 이으면서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과학자라 인정 받는 스티븐 호킹 박사는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 말하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이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과학이 인간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면서 호킹 박사의 견해를 반박했다. 영화 '레드 라이트'처럼 과학과 초과학 혹은 비과학의 대립은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그러나, 이 논란에서 보듯이 우리의 현대 과학이 우주를 넘나들고 있는 수준에서조차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 불가사의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과학의 발전으로 풀 수 있는 미제로 남겨둘 것인지, 과학이 발전하더라도 풀지 못할 미스터리로 남겨둘 것인지는 견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트릭은 제외)
단지 하나의 예를 들면,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외계인의 존재, UFO의 존재 자체를 하나의 미스터리 영역이라고 보는 관점이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스티븐 호킹 박사가 "금세기 안에 외계인과 조우를 할 것"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초과학적·비과학적인 분야의 이 부분은 과학적 영역으로의 이전을 시도하고 있다 여겨진다. 이 부분만 봐도 과학의 발전에 따라 견해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불과 1세기도 되지 않은 과학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미스터리 부분의 영역이었던 외계인과 UFO의 영역을 과학적인 영역으로 끌어 안으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헤아릴 수 없는 무한한 우주 속에 지구 말고도 다른 생명체가 있을 수 있으리란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개방적인 태도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레드 라이트'의 제작의도가 그러한 것에 있다면 제작의도에는 맞게 성공했다 여겨진다. 이러한 부분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드 라이트'는 한 번 쯤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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