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41번째 이야기> 장르: 스릴러, 공포(2010) 러닝타임: 84분 감독: 유선동 출연: 김수로, 황정음, 윤시윤, 티아라 지연 관람 매체: 곰tv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상력의 부재
<고사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은 전편보다 스토리의 개연성을 획득하는 데는 성공하였다고 평할 수 있겠지만 스토리의 프레임이 전편을 그대로 모방하는 데에 그치고 있어 참신성을 획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여겨진다.
'모방'에 관해서 말이 나왔으니 좀 더 살을 덧붙이자면, 플라톤은 '미메시스(모방)'에 관해 말하길 우리가 말하는 창조라는 과정은 이데아의 세계에 비춰진 그림자이기 때문에 1차적인 '창조'란 신의 영역에 있을 뿐이고, 인간의 모든 행위(예술 행위)는 2차적인 모방(미메시스)에 그칠 뿐이라 했다. 그러니, 2차적인 모방인 작품을 또다시 한번 더 모방한다면 당연히 그 작품에 있어서 어떠한 작품성을 획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될 터이다.
이전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학원물이 하나의 공포물로써 자리를 잡은 데는 '여고괴담'의 성공이 그러한 결과를 낳았다 할 수 있는데, '여고괴담'은 학교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괴담(그리고 괴담이라는 것 자체 숨어 있는 하나의 공포 코드)에 작가적 상상력이 결합되고, 또 당시로써는 관객들의 공포심을 한껏 높일 수 있는 참신한 영상 기술을 선보였기에 시리즈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할 수 있겠다. 무려 <여고괴담5>까지 나온 이 시리즈물은 전작의 이런 상상력과 참신성을 등에 엎었기에 이만큼 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쏘우>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이러한 상상력과 참신성을 등에 엎고 가며, 이런 상상력과 참신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뒤로 갈수록 잔인성만을 부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고사 두 번째 이야기:교생실습> 또한 상상력과 참신성 대신에 잔인성을 택했다 볼 수 있다. <고사:피의 중간고사>는 필자가 생각하기에 학원물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여고괴담>의 그림자를 뛰어 넘어야 하는 부담감을 지니고 있던 작품이었는데, 공포물로써는 드물게 많은 관객을 동원함으로써 흥행성으로만 놓고 보면 이러한 그림자를 뛰어 넘은 작품이라 평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사> 시리즈는 '괴담'이라는 소재의 그림자를 등에 엎고 있을 뿐 관객을 매료시킬 만한 어떤 상상력이나 참신성을 획득하지는 못한 듯 하다.(사실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쏘우>처럼 시험에 들게 하고 문제를 내는 것은 영화의 퀄리티를 충분히 높힐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할 수 있으니까...관객이 모두 참여할 수 있고, 함께 그 문제의 해답을 풀어가는 방식이었더라면 그 긴장감 속에 숨어 있는 공포를 자극함으로써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잡을 수도 있었으리라...) 익숙한 장소로써의 '학교'라는 장소는 좀 더 쓰여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괴담'이라는 이야깃거리와 그로부터 오는 공포 코드는 이제 진부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학교나 사회에 존재하는 부조리에 대한 고발을 하고자 하는 스토리의 설득력은 힘을 잃어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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