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44번째 이야기> 장르: 코미디, 스릴러 (2006) 러닝타임: 115분 감독: 원신연 출연: 한석규, 이문식, 오달수, 차예련 관람 매체: OCN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폭력의 먹이사슬
영화 제목이 <구타유발자들>인데,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기분을 묘사하면 불쾌지수가 상승되는 '짜증유발자'들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러한 기분을 억제하고 끝까지 본다면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 존재하고 있는 폭력의 먹이사슬에 대해서 관찰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법의 안전지대를 벗어난 인적이 드문 곳에서 벌어지는 구타유발자들의 난장쇼를 통해서 인간의 폭력과 잔인성과 폭력의 먹이사슬구조(?)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먹이사슬구조를 통해서 폭력이 폭력을 낳게 되는 폭력의 유전까지도 볼 수 있다.
<구타유발자들>은 영화의 평점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서술 방식은 촘촘한 편이다. 그리고 매우 한정된 출연자들로 이런 영화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놀랍다. 무엇보다 <구타유발자들>은 영화를 이끌고 가는 배우들의 존재감이 압권인 영화다.
처음 <구타유발자들>을 봤을 때는 기분이 언짢아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 리뷰를 할 생각도 안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2004년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인 작품을 영화화 한 <구타유발자들>은 시나리오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폭력를 미화시키는 기타 조폭 영화나 건달들이 출연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구타유발자들> 속에 보여지는 폭력은 학교폭력이나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폭력의 자화상이다.
폭력의 가해자들과 폭력의 피해자들이 화해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 화해는 진정한 화해가 될 수 없음에 화해의 시도는 시도로만 그친다. 그리고, 화해를 실패한 폭력의 본 모습은 다시 잔인하게 드러나게 된다.
<구타유발자들>은 폭력의 점층적인 구조로 등장인물들이 등장을 하며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최종적으로는 먹이사슬 중의 최상위 포식자라 할 수 있는 야만인이 죽게 됨으로써 일시적인 폭력의 종말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최상위 포식자가 멸종된다고 해서 생태계가 전복되지는 않는다. 차상위 포식자가 등장을 하면서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는 유지될 것이다. 폭력은 이미 먹이사슬 내에 유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범죄다발지역이라고 불리워지는 장소는 법과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는 제도적인 힘이 미치지 못하는 장소다. 이런 인적이 드문 장소는 왠지 으스스하다. 그리고, 그러한 장소에 있을 법한 소름끼치는 인물을 만난 듯한 <구타유발자들>의 출연배우들은 우리가 폭력의 먹이사슬이 존재하는 장소를 멀리해야 하는 이유를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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