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종영, 시대공감 그리고 시대유감
'미생'이 20부작으로 종영을 하였습니다.
미생의 결말은 원작과 다르지 않은 결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장그래는 원인터내셔널 정규직 전환에 실패를 하였지만, 오차장이 퇴사 후 만든 회사에서 다시 만났고, 김대명 대리마저도 합류하였죠.
이는 중반에 판을 흔들었던 장그래가 자의든 타의든 간에 판을 깼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생'은 오차장의 말처럼 직장생활에서 '버티는 것' 혹은 '살아 남는 것'을 리얼리티를 살려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판을 흔들고, 판을 깨어가면서 버티고,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영업3팀을 통해서 시대공감을 이야기했다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동시에 마지막 발버둥이라면 발버둥일 수 있는 이들의 질과 양이 남다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살아 남는 것이 쉽지 않은 직장 생태계가 현실이라는 점에서 시대유감이기도 합니다.
2015년에는 경제가 더욱 좋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에서 기업들의 구조조정 소리가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경제가 좋은 호시절이라면 아마 '미생'은 이토록 많은 공감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그렇기에 '미생'의 이야기를 공감하면서도 그 공감이 행복으로는 다가오지 않는 듯 합니다.
비록 '미생'의 결말은 판을 깨고, 그 판을 다시 짜는 희망으로 그려지기는 했지만 그 희망은 어쩌면 리얼리티가 아닌 판타지일 수도 있죠.
어쨌든 '미생'은 버텼고, 살아 남긴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차장과 장그래, 김대명 대리 등은 완생으로 작품 속에 남아 있겠죠.
그렇지만 현실 속의 수많은 미생은 버티고, 살아 남는 것이 서글프기만 합니다.
언제 그 쓰임을 다하고 살아 남지 못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죠.
좋은 작품은 '미생'과 같이 여러가지 층위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바둑, 승부, 삶, 그리고 직장인의 애환, 현실 등등 미생은 보는 각도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일 수 있습니다.
'미생' 뜻이 아직 완전히 살아 있지 않음이라는 단어로 정의되는 것은 그 단어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미생에는 그 외에 다른 의미, 혹은 그 단어의 정의 이외에 느낄 수 있는 다른 의미도 작품을 보면서 다양하게 내릴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미생은 매우 좋은 작품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생'을 본다 해서 시대공감을 하고 혹은 시대유감을 느끼고, 그런다고 해서 현실에서 어떤 살아남는 방법, 처세술 등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느냐 물어본다면 그러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장그래(임시완)이 작품을 처음 할 때 밝힌 것처럼 정확하진 않지만 '이 세상의 많은 미생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뉘앙스의 말처럼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위안이 되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상식과 선차장의 옥상 대화가 명장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상식: "나는 안 된다고 했어. 은지 때보다 더 어려운 시대잖어. 대책없는 희망이, 무책임한 위로가 무슨 소용이냐"
선차장: "나는 그 대책없는 희망과 무책임한 위로 한마디라도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그래서 그 말을 못하는 게 더 무섭다"
어쩌면 선차장의 말대로 지금의 시대는 대책없는 희망보다는 무책임한 위로라도 필요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생'은 시대공감이기도 했고, 따뜻한 위로이기도 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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