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537번째 이야기>
원작: '희망에 빠진 남자들(Men in Hope)' 리메이크작
영제: What a Man Wants(2018)
장르: 코미디
런타임: 100분
감독: 이병헌
출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맥주(제주 위트 에일)까지 주는 전무하였던 시사회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을 보고 왔습니다.
'바람 바람 바람'의 느낌은 한편의 외국 성인 로맨틱코미디물을 본 느낌이 들었는데요.
'어글리 트루스'처럼 빵터지는 한방은 없었지만, 상당히 유쾌하게 관람하였고, 기분좋게 자리를 나올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바람'이란 단어는 참 많은 뜻이 있는 단어입니다.
風이란 뜻도 있고, 소망을 뜻하는 바람도 있죠.
외도나 불륜을 뜻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바람의 뜻에는 크게 이렇게 세가지 정도가 될 듯 한데요.
'바람 바람 바람'의 제목이나 스토리라인에서 느껴지는 의미는 외도나 불륜을 뜻하는 바람이지만, 어감상 바람은 좀 가볍게 느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람맞다', '바람피다'처럼 바람은 부정적인 느낌 있습니다.
'바람 바람 바람'에는 석근(이성민)&장영남, 봉수(신하균)&미영(송지효) 커플이 등장을 하는데요.
이 두 커플은 모두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석근(이성민)은 바람을 오랫동안 여러 명의 상대와 피워온 바람둥이고, 봉수(신하균)은 결혼 생활에 충실해오다가 제니(이엘)이 등장하면서 늦바람이 든 케이스입니다.
석근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결혼 생활에 충실하기 위해서인데요.
놀랍게도 봉수가 바람을 피우게 되면서 석근의 말이 어떤 말인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결혼한 이후 사랑이 식게 되면서 부부지간에 있어야 할 행복, 존중, 배려, 친절함 등이 사라져가고 있던 차에 제니(이엘)와의 바람은 봉수(신하균)에게 생활의 활력과 즐거움을 줍니다.
마치 연애를 할 때처럼, 사랑을 할 때처럼......
바람을 피우게 되면서 석근은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사업에 있어서도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미영(송지효)와의 부부 생활도 활력을 찾게 되죠.
미영이 바람이 난 이유는 봉수와의 부부 생활에 문제가 있어서입니다.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못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니(이엘)의 경우에는 유부남인 봉수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가 데이트폭력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무래도 제니가 봉수에게 끌린 이유는 봉수의 아내에 대한 일편단심이나 자상함 때문에 끌렸던 것으로 이해를 해야할 것 같네요.
봉수가 아내에게 일편단심이듯이 자신에게도 그러한 것을 바라는 심리라고나 할까요.
사실 극중 봉수 캐릭터는 여성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었죠.
그렇지만 삶에 대한 의욕이나 열정이 없어 보였던 찌질한 봉수가 제니를 만나고나서부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꽤나 영화적인 설정이라 보여집니다.
즉, 현실에서는 불가능에 가깝거나 굉장히 드문 케이스란 이야기죠.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간에 사회적 활동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외도나 불륜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비춰보면, 봉수는 경제적으로나 성격상으로나 그 반대의 케이스인데, 제니와 같은 팜므 파탈의 여성이 먼저 대시를 한다는 것은 남자들이 상상 속에서만 할 수 있는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이야기죠.
바람도 사람과 사람 간의 상호 관계이기 때문에, 두 사람 다 좋아야 지속될 수 있는 관계입니다.
'바람 바람 바람'에서 부부인 봉수와 미영의 관계와 봉수와 제니와의 관계에서 미영과 제니 캐릭터가 봉수에게 대하는 걸 보면 봉수가 바람이 난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봉수가 가진 것이 없어서 찌질한 남편이지만 그것을 스트레이트 직설화법으로 표현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존심이 쎈 남자가 아니라하더라도 이런 말을 듣고 기분 좋아할 남자는 없겠죠.
반면 봉수를 대하는 제니의 태도는 어떤가요?
미영과는 180도 다릅니다.
봉수는 제니에게서 대화가 통하는 상대라고 느끼게 되고, 제니를 통해서 남자로서의 자존감도 회복하게 됩니다.
봉수가 바람을 피우게 된 이유는 제니의 팜프 파탈적인 매력도 있지만, 심리적인 위로를 받는 부분도 비중이 크다 할 것입니다.
남자는 자존심에 살고, 자존심에 죽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나 부부지간에 이처럼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면 불행의 씨앗이 되고, 점점 더 커져서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을 개무시하는 미영과는 달리 제니는 봉수에게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융숭한 상차림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같은 장소 같은 느낌의 것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느낌으로 봉수를 대하죠.
어떻게 보면 제니라는 캐릭터는 뭇남성들이 바라는 이상형에 가까운 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성을 마다할 남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봉수와 미영에게는 제니가 파고 들어가지 못할 8년 이상의 시간이 있습니다.
봉수도 제니에게서 미영에게는 느끼지 못하는 심리적 위안과 기타 등등에서 만족을 하지만 결혼 생활을 깨고 싶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영화의 결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바람 바람 바람'의 결말은 외국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이어선지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결말이긴 하지만, 어쨌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p.s. 이런 류의 영화는 맥주 한잔 마시면서 그냥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웃기면 웃어주고, 보이는대로 반응하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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