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가요계의 트렌드는 계절적인 영향도 받는 것 같습니다. 크게 발라드·댄스·트롯트 등으로 장르를 분류될 수 있을 같은데요. 댄스는 여름에 유행되는 듯 하고, 발라드는 가을에 많이 듣게 됩니다.
트롯트는 정통 트롯트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장윤정이 불러일으킨 세미트롯트 열풍으로 귀결되어 가는 분위기이고, 발라드는 정통 발라드에서 세분되어 락발라드나 R&B 장르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으며, 댄스는 테크노 열풍이 잠시 불었으나 힙합이 대세로 굳어져 가고 있는 듯 합니다.
장르론을 떠나서 이러한 음악들은 대부분 흑인 음악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 중인 스윙곡들도 그 근본은 흑인 재즈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고 있는 이런 계절적 영향을 받아서 봄의 기운을 먼저 맛볼 수 있을 만큼 의상 컨셉도 복고풍에 화사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시크릿(전효성, 송지은, 징거, 한선화)
약간 복고 분위기가 나는 이런 스윙곡들의 특징은 단순 반복되는 리듬에 의한 절정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랄 수 있습니다. 스윙 댄스라는 댄스가 따로 있을 정도로 정신없이 반복되는 리듬에 스윙댄스를 추다보면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는 곡들이 바로 스윙곡들이죠.
Secret (시크릿) - 샤이보이 (Shy Boy)
단순히 듣기만 해서는 스윙곡들의 진맛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노래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흔들어야지 그 참맛을 느낄 수가 있는 곡들이지요. 그런 면에서 스윙 댄스가 다시 한 번 유행이 되는지에도 주목해야 할 듯 하네요.
주말에 음악방송을 들으니 스윙곡들이 참으로 많더군요. 오늘 <쇼! 음악중심>에서는 쥬얼리의 <Back it up>이 스윙댄스곡이고, 달샤벳의 <Supa Dupa Diva>나 시크릿의 <샤이보이> 등도 모두 스윙곡들이죠.
쥬얼리(김은정, 하주연, 박세미, 김예원)
이 스윙곡들은 모두 비슷한 리듬과 박자톤을 지니고 있어서 표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쥬얼리의 <Back it up> 유튜브 동영상 밑에는 달샤벳과 시크릿의 곡을 믹스한 곡 같지만 그래도 좋다고 댓글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가 있지요.
▲ 쥬얼리의 <Back it up> 유튜브 댓글 캡처
저도 쥬얼리의 신곡을 처음 들었을 때 비욘세의 <Single Ladies(Put a Ring on it)>가 떠올랐어요. 분위기나 심지어 안무까지도 유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작곡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 대놓고 표절을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여러 곡들 비교해가면서 표절 아닌가 무한반복해서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상당히 곡의 분위기가 유사하기는 하지만 표절은 아니라는게 제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30년대 이후 미국에서 크게 유행된 스윙 장르는 최근 어덜트컨템포러리로 분류되어 성인 취향의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럽에서 남녀가 스윙댄스를 춤추며 친밀도를 높이는 사교댄스의 하나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성인 취향의 섹시컨셉의 곡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돌의 영향으로 인해서 귀엽고 발랄한 취향으로 변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스윙 장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비욘세와 같은 팝스타의 음악을 날 것 그대로 감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신인이자 최근 들어 최초로 스윙장르에 대한 시도를 했던 시크릿이냐, 더 신인인 달샤벳이냐, 새 멤버를 영입하며 팬덤층을 유지하고 있는 쥬얼리냐 승부는 가려지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비쥬얼에 의해서(속되게 표현하면 누가 더 많이 엉덩이를 흔드느냐에 따라) 승부가 가려지는 분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들 느끼시겠지만 쥬얼리나 달샤벳, 시크릿의 곡들은 의상컨셉이나 귀여움, 발랄함 같은 안무컨셉 거기에 더하여 스윙 장르 자체가 가지는 유사점들이 극복해야 할 최대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스윙댄스곡들은 '한 철 장사'로 끝이 나겠지요.
뉴 잭 스윙과 스윙댄스의 차이점
스윙이라는 단어 때문에 뉴 잭 스윙과 스윙댄스가 같은 장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90년대는 뉴 잭 스윙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윙댄스가 최근 유행되는 것을 보면서 뉴 잭 스윙의 시대도 다시 한 번 돌아오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뉴 잭 스윙의 최근 유행곡으로는 UV의 <집행유애>가 있습니다. UV의 곡들이 듀스의 오마쥬나 패러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정확히 표현한다면 추억 혹은 그리움) 이처럼 뉴 잭 스윙곡들은 힙합에 근원을 둔 댄스곡이라고 할 수 있겠죠. 반면 스윙댄스곡은 재즈에 근원을 둔 크로스오버 곡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UV의 곡들이 크게 히트를 친 원인을 분석해보자면 이러한 뉴 잭 스윙 장르에 대한 추억이 묻어 있는 곡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은 음악에 대한 소비가 컴퓨터의 MP3에 의한 다운로드가 추세이지만, 뉴 잭 스윙을 듣던 세대들에게는 그야말로 음반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었지요.
뉴 잭 스윙은 듀스의 <굴레를 벗어나>, 서태지와 아이들<난 알아요>,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 앨범, 바비 브라운, 솔리드, 유승준, 현진영 등 국내외 많은 아티스트들이 붐을 일으켰던 음악입니다.
개인적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이 이 장르에 머물지 않고 락 쪽으로 넘어가게 된 것은 참으로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 잭 스윙이 다시 붐을 일으키기 위해선 지금의 걸스그룹 위주의 가요계 판도를 뒤엎을만한 대단한 댄싱 머신이 나와줘야겠지요. 한 편으로는 너무 걸스그룹에 편향되어서 그러한 인재의 발굴에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가요계 뿐 아니라 전세계 음악계로 보아도 뉴 잭 스윙 장르는 가히 레전드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아티스트와 앨범들이 남아 있습니다. 뉴 잭 스윙 장르가 이들 고(故) 김성재나 故 마이클 잭슨처럼 레전드로 남아 있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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