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가수 중에서 레이디 가가, 비욘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마돈나 등이 있다면 비영어권 음악에는 샤키라가 아마도 독보적인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샤키라는 남미인 콜롬비아 출신인데요. 그래서인지, 그녀의 음악적인 색깔도 미국적인 그것과는 완연하게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간 생소한 장르인 어덜트 컨템포러리로 성인 취향의 음악을 추구하고 있죠. 샤키라의 출신지로 장르를 구분한다면 라틴팝 계열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발음상에서 오는 단점을 그녀만의 섹시함과 이국적인 리듬감으로 그러한 단점마저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전세계적으로 굉장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영어권에서 마돈나가 지는 해이고, 이러한 금발 팝 여가수의 계보를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잇고 있다고 본다면, 비욘세와 샤키라는 기존 백인 음악 위주의 미국적인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뜨는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샤키라의 음악적 색깔
비욘세가 흑인 음악 장르에서 팝여가수로 자기만의 독자적인 음악적 색깔을 구축했다고 본다면, 샤키라는 라틴팝의 장르를 보다 대중화한 공이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샤키라 이전의 라틴팝 가수하면 떠올릴 수 있었던 글로리아 에스테판이 떠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샤키라는 이러한 글로리아 에스테판의 라틴팝 여왕의 계보를 잇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10년 전만 해도 주류 음악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그런 비주류의 음악들을 주류로 이끈 스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샤키라가 글로리아 에스테판과는 달리 라틴권 뿐 아니라 더욱 큰 폭의 전세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은 글로리아 에스테판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섹시미와 팝적 요소와 록적인 요소가 더욱 가미된 음악, 그리고 샤키라만의 독특한 창법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틴팝을 연상하게 되면 열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그 열정적인 이미지에 부합하는 색깔은 레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여가수 중 최고의 섹시디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가수는 레이디가가도 아니고, 비욘세도 아닌 샤키라입니다. 2010년 10월에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인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팝 음악>에도 그녀의 <Whenever Wherever>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도 샤키라를 이 노래로 처음 만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블로그에 뮤비를 찾아 올리고, 가사도 복사해서 꾸미고, 몇 번이나 무한 반복해서 들었지요. 물론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노래구요.
비욘세는 비욘세만의 매력이 있고, 샤키라는 샤키라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비욘세도 좋고, 샤키라도 좋지만 둘 중에 굳이 취향을 고르라면, 개인적인 음악적 취향은 샤키라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비욘세와 샤키라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쩔 수가 없는 것이 다음에 소개할 뮤직비디오 때문이기도 합니다.
Beyonce & Shakira가 함께 한 <Beautiful Liar>란 곡으로 YouTube에 검색해 보시면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검색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싶지만 리믹스 버전만 잔뜩 있고, 소스 제공을 안하고 있네요. 이 곡은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피처링인지 모를 정도로 절묘하게 그녀들의 의상이며, 헤어, 안무, 가창력 등이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빙의된 듯 한 곡입니다. 저처럼 비욘세나 샤키라 둘 다를 좋아하는 이에게 최고의 뮤직비디오로 손꼽힐 만한 노래이지요. 역으로 이 노래로 인해서 비욘세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 노래의 장르는 샤키라의 음악적 색깔에 가까운 것인데, 비욘세는 샤키라를 따라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샤키라가 비욘세를 따라하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뮤직비디오 자체만 놓고 보자면 샤키라가 자신의 물인 것만큼 비욘세가 한 수 배워가는 입장이라고 보여지기도 하지요. 샤키라는 아마도 남성들이 그리는 섹시한 여성상에 가장 부합하는 여가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가 노래를 정말 맛깔지게 부르지요. 그리고 같은 노래를 영어 버전과 라틴 버전으로 즐길 수 있어서 무한반복 들어도 쉽게 질리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무한반복하여 들으면 들을수록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지요.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어덜트 컨템포러리 장르가 거의 전무하다 싶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녀시대나 각종 걸스그룹이 이러한 세대층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걸스그룹이나 아이돌 가수에게서 과도한 섹시함이나 노출이 있으면 그것을 방송에서도 규제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외국처럼 성인들만을 위한 장르가 뿌리내린 곳에서는 그러한 것도 하나의 무대 퍼포먼스적인 것으로 자리잡혔다고 보여지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문화환경적 영향 등 기타 이유로 이러한 어덜트 컨템포러리 장르가 자리잡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Waka Waka (This Time for Africa)
2002년 월드컵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국내가수는 윤도현 밴드(이하 윤밴)이 아닐까 합니다. 샤키라도 지난 2010년 월드컵에서 <WAKA WAKA>로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를 더했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샤키라의 <WAKA WAKA> 열풍은 국내에는 상륙하지 않은 듯 합니다. 레이디가가나 비욘세보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낫기 때문인 듯 해요.
그러한 얕은 팬층 때문에 샤키라가 내한공연을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영화 <테이큰>을 보면 리암 니슨의 딸역으로 나오는 매기 그레이스가 자신이 좋아하는 팝스타의 공연을 보기 위해 유럽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저도 금전적·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샤키라의 공연을 파파라치할 생각이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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