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환자에게 의사를 선택할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만약 의학 기술적으로는 거의 대등한 실력이지만 찬바람이 쌩하게 불고 마치 기계처럼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의사와 환자의 기분까지 체크해주며 유쾌하게 대해주는 의사 둘이 있다면 어떤 의사를 선택하겠어요?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지만 2회 연속 방송이 된 새월화 드라마 <브레인>을 보게 되면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전자에 속하는 의사는 바로 이강훈(신하균 분)입니다.
의술은 성공과 자신의 야망을 위한 스킬일 뿐 애초에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거룩한 사명감과 박애정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야망 뿐 아니라 완벽주의자이기도 한 듯 합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이 안되는 인간형이죠.
이런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주위사람에게도 피곤한 스타일입니다.
피곤하다 못해 기피대상 1호지요.
반면에 김상철(정진영 분)은 '의술은 인술'이라는 의사가 갖춰야 할 덕목을 거의 다 갖춘 인물로 보여집니다.
모든 면에서 환자우선주의를 실천합니다.
기분이 나쁜 일이 있어도 환자 앞에서는 미소를 띄울 수 있는 의사입니다.
이들의 갈등구도는 천하대학병원 뇌 질환 신경외과 전반에 걸쳐져 있습니다.
김상철 교수를 따르는 의사들과 이강훈을 이용하려는 고재학 교수 측 무리들로 나뉘어 병원 내 권력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죠.
이강훈은 악역일까?
주인공 이강훈의 외적 갈등 구도를 살펴봤는데 그의 내적인 갈등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맘 속에 야망이 있고, 그리고 그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병원 내 권력구도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머리도 돌아가고 또한 노력파입니다.
그는 거의 일심전력으로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의사라는 사회적 기준으로 보면 그는 이미 성공을 거둔 인물인데 자신을 이렇게 채찍질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가난일 것입니다.
비록 의대에 들어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의사가 되었으나 아직 어머니는 파출부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고, 얼굴에 미소 띨 여유조차 없이 오로지 위로 신분상승을 시키려는 마음만이 간절할 것입니다.
그 위에 도달하게 되면 그제서야 가족도 돌볼 수 있고, 자신도 웃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미가 전혀 없을 것 같은 이강훈도 어머니의 허드렛일과 구멍난 양말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돌아서 도망치듯이 쫓아나오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자존심의 상처,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가난에 대한 원망 등 여러 가지 심정이 결국은 분노로 표출되고 만 것이겠지요.
이강훈이 의사가 된 원인도, 그리고 의사가 되고 난 후에도 성공을 하기 위한 이유는 바로 가족 때문이라고도 보여집니다.
어쩌면 장남이자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바로 이러한 점은 이강훈이 결코 악역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록 1,2회에서 그의 모난 성격이 부각이 되기는 했지만 개선의 여지도 남겨둔 셈이죠.
월화드라마 중에서 제 구미에 당기는 드라마가 하나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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