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분명 여자 작가가 쓴 드라마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는 우렁각시 설화와 모티브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사진 출처: 정상훈 인스타그램
우렁각시는 집안 살림도 해주고 결혼도 해주죠.
아마 남자 작가가 이야기를 썼다면 '우렁각시 한승주'가 제목이 되었을지도 모르죠.
우렁각시가 남자들의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듯이 '데릴남편 오작두'도 여자들의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여자들은 남자들을 필요로 하는 때가 있죠.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는 비혼족인 한승주(유이)가 결혼 혹은 남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때는 외부적인 요인 때문입니다.
굉장히 큰 사건으로 인해서 공황장애와 폐쇄공포증 등을 겪게 되고, 이것이 혼자서는 견디기 힘든 두려움으로 다가오게 되면서 데릴남편을 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데릴사위제(결혼 후 남자가 여자의 집에서 살던 풍속)에서 만들어진 데릴남편이란 단어는 데릴사위가 있으니까 폭넓게 이런 것까지 포함시키면 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 관계로 성립이 되는데요.
사진 출처: 구글 검색
데릴사위제(예서제)는 단순하게 남자가 여자의 집에서 살던 것 뿐만 아니라 처가의 집안 성씨까지 따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결혼 제도가 남성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본다면 데릴사위제는 여성에게 유리한 혼인 제도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데릴남편이란 단어는 바로 이런 점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여자들이 남자들을 필요로 하는 때가 있듯이, 여자들이 남자에게 반하는 때도 있다고 하는데, '데릴남편 오작두'에서는 한승주가 괴한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는 때 오작두(김강우)가 짜잔하고 등장하여 한승주를 구하게 됩니다.
한승주는 헛것이 보였는지 콩깍지가 씌었는지, 촌티 좔좔 흐르는 오작두가 마치 핏이 살아 있는 스타일리시한 백마를 탄 왕자처럼 보이면서 등뒤로 광채가 보이게 되죠.
또다른 만남에서는 오작두의 잔근육에도 반하게 되는데요.
지금 한승주가 남자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남자의 우월한 힘, 보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집안일이나 생활서비스를 요청하자, 오작두는 "숨만 쉬어도 되게 해줄테니..."라면서 데릴남편스러운 말을 합니다.
한승주에게는 꼭 필요한 데릴남편이네요.
'데릴남편 오작두'
1회 사랑,...하는...여자..있는디요, 난...
2회 내 남편 합시다. 얼마, 얼마면 돼요?
'데릴남편 오작두'
3회 나는,결혼을 이용 했다
4회 결혼은 미친 짓이다. 때론,...해 볼만 한 미친 짓
'데릴남편 오작두'는 이러한 설정들로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 비관적이었던 한승주가 결혼에 대한 긍정으로 돌아서는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부제들만 봐도 참 긍정적인 부제들이 많죠. 기존의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것들을 대체할 만한...)
만약, 데릴남편과 같은 우렁낭군이 있다면 결혼하고자 하는 여자들이 많이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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