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69번째 이야기>
당첨 이벤트: 온무비스타일 시사회 이벤트
당첨 내역: 이끼 시사회
러닝 타임: 163분
장르: 드라마, 범죄
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영화평점:
영화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왜 제목이 이끼일까?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밖에는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 힘든 복잡한 메시지를 주면서도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의 장르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작품이네요.
한 편의 영화 속에 성서적인 '구원'이라는 의미와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인간의 탐욕스런 욕망의 본질은 무엇인가 등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강우석 감독님이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전율과 긴장감,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라고 평하신 것처럼 <이끼>는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박민욱 검사(유준상 분)가 유해국(박해일 분)에게 던지는 대사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그냥 이끼처럼 바위에 들러 붙어서 살아가시지~"
이 대사에서의 이끼는 '존재감 없이 생을 연명해서 살아라'는 말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 아는 이끼이기도 하죠. 바위나 습지의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말입니다.
그런데, 이끼에는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놀라서 급히 뒤로 물러서면서 내는 소리라는 의미가 있죠.
이처럼 이끼는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하고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유해국이 이끼처럼 존재감 없이 살아가진 않기 때문이죠.
또한 이끼처럼 음습한 곳에서 자라나는 것은 이끼 뿐만은 아닐겁니다.
미쳤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해
위 표현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 VS 아르헨티나 전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누르자 뮐러가 한 표현입니다.
이 경기를 보신 분이라면 이 말에 공감 백배하실 겁니다.
<이끼>를 보신분들이라면 이 영화의 출연진이 보여주는 연기가 정말로 미쳤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실겁니다.
연기의 神이 있다면 완벽하게 빙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해진의 연기력!
진짜진짜 끝내주는 연기력입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신이 되고자 한 인간과 인간의 신이 되고자 했던 인간
유목형(허준호 분)은 하나님의 말씀을 설파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설교를 듣고 있자면, 없던 믿음도 생길 만큼 설파하는 능력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작은 도둑은 물건을 훔치지만, 큰 도둑은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아이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설파하고, 예수님의 길을 걷고자 했던 사람......
그에게 독사 같은 경찰인 천용덕(정재영 분)이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자신과 함께 이상향을 건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가 꿈꾸는 이상향은 구원할 길이 없는 범죄자들을 갱생하여 새로운 삶을 주자는 것이었죠.
유목형은 그것 또한 하나님이 가르치는 구원의 길이 아닐까 생각하여 이 제안을 받아 들입니다.
성서적인 구원의 의미(유목형이 그리는 세계관): 현재의 삶→ 구원→ 이데아의 세계(천국)
천용덕이 꿈꾸는 세계관: 범죄자의 삶→ 구원 혹은 갱생 →이데아의 세계(=현재의 삶)
여기서 현재의 삶이란 보통의 일반인들의 삶을 말합니다.
*제가 그렇게 느꼈을 뿐 <이끼>가 보여주는 세계관이 반드시 제 소견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목형이 그리는 세계관과 천용덕이 꿈꾸는 세계관을 한 번 대비시켜 보았습니다.
(이 내용은 영화에는 나오지는 않지만, 영화의 내용이 성서적인 해석을 가미하지 않고는 리뷰를 작성하기가 힘들 듯하여 느낀바 대로 써봅니다.)
이처럼 이상향이 서로 다른 이들이 같은 꿈을 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동상이몽이라고 표현해야죠.
이와 같은 세계관은 불교적 세계관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불교의 윤회설로 해석하자면, 축생계→아수라계→인간계→천상계......
즉, 이끼의 배경이 되는 마을 사람들(=범죄자)는 아수라계에 비유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러니까, 천용덕이 꿈꾸는 세계관은 아수라계의 범죄자를 갱생하여 인간계라는 이데아의 세계를 건립하고자 하는 것이죠.
"저들이 왜 짐승이냐?"라고 천용덕에게 묻는 유목형에게서 이러한 것을 느꼈습니다.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
포스터와 예고편에서도 보이듯이 유해국(박해일 분)은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런 대사를 합니다.
"제가 여기 있으면 안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자신들만의 이데아의 세계에 침입한 낯선 이방인......
당연히 달가울리가 없죠.
음습한 이끼가 있는 곳에 빛이 들면 어떻게 될까요?
아수라의 본성을 속이고,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해국의 존재란 죽여왔던 아수라의 본성을 일깨우게 하는 존재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수라적인 존재가 인간처럼 살아가는 곳, 이러한 점에서 천용덕의 이상향은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거의 완성 단계였지요.
유목형의 죽음으로 장례를 치르러 온 유해국입니다.
여기서도 성서적 해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유목형의 죽음은 희생양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용덕이 꿈꾸는 이상향의 완성을 위해서 말이죠.
유목형의 아들인 유해국은 이끼와는 반대되는 빛 또는 메시아적 존재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네요.
한 세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한 세계의 완전한 파괴를 동반해야 합니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나 소돔과 고모라 또한 이러한 파괴가 동반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드는 의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착한 존재이냐, 아니면 후천적 환경에 의해 악해질 수 있는 존재이냐는 의문입니다.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처럼 쉽사리 그 답을 구할 수 없는 선문답 같은 문제이죠.
영화 <이끼>에서는 성악설에 무게를 두지 않았나 싶습니다.
악을 그토록 혐오하던 천용덕 이장이 음습한 자신의 이상향에서 저지른 일들은 그렇한 추론을 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갈등 구조와 기묘한 연대감
위에서도 밝혔듯이 <이끼>란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종교적 해석도 가능하고, 범죄 스릴러의 측면에서의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가 원래 이원론적 세계관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이끼>의 하나의 세계관인 종교적 해석의 측면에서만 리뷰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범죄 스릴러 측면에서의 리뷰를 진행한다면 러닝타임처럼 상당히 긴 리뷰가 될 것을 각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범죄 스릴러 측면에서의 리뷰를 진행한다면 스토리라인을 다 밝혀야겠기에 지금 쓴 리뷰 이상의 리뷰를 써야하는 부담이 생기네요.
영화 <이끼>는 복잡한 갈등 구조와 기묘한 연대감, 이러한 구조가 끊임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면서 163분이라는 적지 않은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는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영화 <밀양>에서도 이처럼 종교적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였었는데, 이러한 영화가 요즘 대세인 듯 하네요.
<파괴된 사나이>도 그렇구요.
저변에 이러한 종교적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영화 중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Best of Best!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강우석 감독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픈 심정이네요.
이런 시나리오가 만화원작이라는 것이 더더욱 놀랍습니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만화원작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링크해둡니다.(이끼 웹툰)
[관련글]
파괴된 사나이- 목사였던 그가 파괴되어 가는 이유?
밀양- 당신은 숨겨진 빛을 보았나요?
티스토리 메인은 첨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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