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함 속에는 사랑이라는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인간의 위대한 사랑이라는 가치 때문에 구미호는 그토록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죠.
여우구슬 때문에 미호와 대웅 둘 중 하나는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대웅과 미호는 죽음마저도 갈라 놓지 못할 사랑을 나눕니다. 그리고, 서로를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대웅은 50일이 지나 인간의 기와 여우의 기가 반씩 서려 있는 여우구슬을 빼내가라고 합니다. 이것이 인간의 선택이라고 말하면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결말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지면서 스토리가 홍작가가 처음 기획했던 스토리와는 다르게 크게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새드엔딩이냐, 해피엔딩이냐를 두고 많은 블로거들이 결말에 대한 예측을 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홍작가가 결말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매끄럽고, 자연스럽던 극의 전개가 좀 극적으로 전개 되고, 예상치 못한 전개로 나아가면서 그러한 점들이 느껴지더군요. 블로거와 연예관련 보도 매체들에게 끌려다니던 홍작가가 주도권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우구슬을 미호에게 다시 준 대웅은 동주에 의해서 선택권이 주어져선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로 하던 끌려 다니던 상황에서 주도권의 우위를 점한 셈입니다. 목숨을 건 배팅이라고 할 수 있지요. 대웅의 기가 절반이 들어가 있으니 살지 죽을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선택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여지네요. 이 모습에 동주는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예측 가능했던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죠.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전개가 될지 동주도 모릅니다. 홍작가만이 알죠. 이 일이 있기 전에는 동주가 모든 키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일이 있고 나서는 동주가 한낱 반인반요(半人半妖)의 괴수로 전락하고 말지요. 동주도 여우구슬에 욕심이 있는 인물로 보여지네요. 동주도 반을 인간의 기로 채우면 인간이 될테니까요.
여우 같은 혜인, 곰 같은 구미호
남자가 연애를 할 때 곰 같은 여자를 안좋아한다고 하죠? 그런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완전 반대의 상황이 나옵니다. 여우 같은 혜인은 별루 인기가 없고, 곰 같은 미호는 인기 절정입니다. 여우도 여우 나름이고, 곰도 곰 나름인가요? 하지만, 미호 같은 외모가 아니어도 미호 같은 귀염스런 곰이라면 남자들이 아마도 대부분 쌍수환영일 듯 합니다.
동주의 피, 동주의 도깨비불
여우구슬을 돌려 받은 미호는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자아를 잃어 버리고, 기를 갈구하는 무서운 형상으로 말이죠. 그것은 동주의 피를 마시고, 동주의 도깨비불의 기운이 스며 있는 여우구슬의 부작용인 듯 합니다. 원래 비형랑은 반인반귀의 인물인데, 동주는 스스로 반인반요의 인물이라고 자처하였습니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요귀(혹은 요괴)가 되는 셈이죠. 그 피가 상스러울리 없습니다. 그 기가 상스러울리 없죠. 그러한 요사스런 기운이 미호에게 자꾸 발작하자 걱정이 되는 대웅은 동주를 찾아가 어찌해야 할지를 묻습니다. 동주는 대웅이 때문에 미호가 사람이 되려 하는 것이라면서 그가 떨어져 있기를 권합니다. 미호가 동주의 피와 여우구슬에 서린 도깨비불의 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요. 5미호인 미호의 꼬리가 없어지는지 안없어지는지 두고봐야 알 것 같다면서 말이죠. 미호의 꼬리가 하나 더 없어지게 되면서 대웅은 미호와 이별을 고합니다. 미호도 울고, 하늘도 울고, 대웅도 웁니다. 정말 헤어지기 싫지만, 미호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 받은 것이지요. 대웅의 입장에서는 여우구슬을 미호에게 돌려줌으로 해서 주도권을 빼앗았다가 다시 동주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격입니다. 삼각관계로 따지면 미호를 사이에 두고 라이벌인 대웅과 동주가 한 번씩 주고받은 격이네요.
중반까지 시청하면서 아쉬운 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스토리 전개상 중반부 정도는 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오늘 2회 연속 방송분은 스토리 전개가 상당히 어지럽습니다. 시청자들이 예상을 못하도록 하게 하려는 홍작가의 전술 때문인 듯 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원래 환타지로맨스 장르인데요. 이승기와 신민아라는 스타급 캐스팅과 로맨스에 치중된 스토리 전개 때문에 환타지에 걸맞는 비쥬얼을 못보여주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당초에 제 예상은 미호가 영화로 반짝스타로 등극하면서 '놀라운 환타지액션을 보여주겠구나' 하고 기대를 했었거든요. 이제 홍작가가 이렇게 스토리를 수정했으니(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이 드라마가 어디로 갈지는 홍작가 손에 달려 있다고 봐야겠네요. 어찌되었든 전 새드엔딩으로 끝날 것 같으면 시청을 안할 생각입니다. 지금으로 봐서는 새드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70% 정도로 높아 보이네요. 나머지 30%에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기대해 보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네요. 아마도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그러한 기대로 시청을 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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