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에서 흑색선전을 하는 서혜림의 상대 진영 측에서 구호를 부를 때 이상하게 MB와 비슷했다는 점을 느끼셨을 겁니다. 또한, 흑색선전 삐라를 뿌리면서 그것이 마치 박근혜 의원을 간접적으로 공격하는 듯 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4회까지의 내용으로는 감성적인 코드를 가진 서혜림이 우리가 그리던 그러한 대통령인냥 그려지다가, 작가 교체에 이어 PD 교체까지...전화 한 통에 내용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도 있는 것이구나 하고 열도 받고, 실망도 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라마입니다만, 오늘 빗 속에서 펼쳐진 서혜림의 마지막 선거 연설은 이러한 모든 불만과 의구심들을 불식시키는 명연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도야와 서혜림을 불륜 관계로 몰고 가는 상대방의 비방전에 서혜림은 맞불 작전을 하지 않고, 정책으로 승부를 하겠다면서 소신 있게 선거에 임합니다. 그나마 서혜림이 믿고 있었던 공약 중 하나인 간척지 개발건도 산호그룹의 회장과 조배호 의원의 정경유착에 의해 상대 진영의 공약으로 넘어 가고 말지요.
오늘도 강태산의 카리스마 작렬
강태산 의원은 자신의 정치 생명까지 걸고 서혜림을 당선 시키려고 하고, 자신의 장인인 산호그룹의 회장에게 이혼장을 드리 밀면서 자신을 선택해 주지 않은 장인에게 본때를 보여주려 하지요.
"제가 대통령까지 바라 보기를 원하신다면, 조배호의 개노릇까지 시키시지는 말으셨어야죠. 장인어른의 이번 선택이 틀린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정경유착에 의해서 서혜림을 낙선 시키기 위한 음모라면 음모랄까요. 이에 강태산은 배수진을 치고,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듭니다. 대통령을 찾아가 추경 예산에서 간척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된통 깨지고 나오죠. 그러나, 대통령은 정경유착 관계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을 강태산에게 비밀로 하고 대통령 비서실장을 시켜서 전하게 합니다. 뒤에서 강태산을 도운 셈이 되는 것이죠. 이로 인해 조배호와 산호 회장의 정경유착이 끊어지게 되고, 상대 진영의 간척지 공약이 무산이 된 셈이죠. 강태산의 이 대통령 카드가 아니었다면 서혜림은 궁지에서 벗어 날 수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서혜림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람일지도 몰라. 어쩌면 나와는 나중에 라이벌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
한숨 돌렸다 싶은 서혜림에게 이제 설상가상으로 서혜림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에게 납치극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강태산과 하도야의 도움으로 납치극은 방송 분량 중 짧은 일부분으로 끝나는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서 혜림은 하도야의 품에서 혼절하고 맙니다. 유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내리면서 병실에 누워 있던 혜림은 해외로 이민까지 결심하게 했던 그녀에게 펼쳐진 고난들을 주마등 같이 떠올리면서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며 일어나 유세장을 찾아 갑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유세장에서 열변을 토하는 서혜림... 국회 앞에서 외쳤던 그 대사들과 유사합니다. 서혜림의 이 마지막 연설은 자신의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국가로써의 역할과 자신이 한 아이의 어머니로써의 진정성이 섞여 있었기에 그 모습을 지켜 보던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한 표를 얻기 위해 흑색 선전과 온갖 비방을 해대는 정치 후보의 모습과 대비 되기도 하고, 서혜림과 같이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그 열변을 듣고 있자니, 저 또한 그 시민들과 같이 마음이 움직일 만큼 대단한 연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마지막 유세에도 불구하고, 입구 조사에서 크게 뒤져 낙선될 것을 예감한 혜림은 하도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제 멀하지? 요번 기회에 얼굴 많이 알렸으니까 보험설계나 할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도중 하도야의 아버지가 하도야에게 전화를 합니다.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하도야는 지상파 DMB로 서혜림과 함께 선거가 11표차로 역전이 되었음을 보게 됩니다.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면서 만세를 부릅니다.
처음에 <대물>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 작품을 정치인들이 보고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인이나 대통령상이 어떤 것인가 보고 배우라고 이 드라마를 '현직 정치인이 꼭 봐야 할 드라마'라고 게시판에 올라 오더군요. 저도 그런 말에 공감을 했었구요. 하지만, 지금은 이 생각이 정말이지 회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드라마에조차도 정치적 공작을 펼치는 그들에게 뭔가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욕심이었나 보다하고 자책하게 하네요. 현실이 이럴진데 돌아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어느 당의 누가 되든지 '그 나물에 그 밥' 아니겠어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오해하지 마시길...
이번 회차에서도 정치적인 색깔을 띄고 본다면 여러 가지 지적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대통령의 알력이라든가, 선거 유세 장면의 의상 색깔 등... 따지고 보면 <대물>에는 서혜림이 펼치는 보궐선거 지역만 호남이지 정치적인 배경은 호남을 제외한 여당을 위한 드라마일 수도 있습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