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은 계백 장군과 의자왕의 재해석이라는 기획 의도에 따라 판타지가 가미된 퓨전 사극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째 드라마가 흘러가는 모양새가 탐탁치 않은 듯 합니다. '서동요'를 보면 선화황후는 백제에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던 인물인진데, 세작으로 몰아 죽게 하는 것은 선화공주에 대한 역사적인 왜곡일 뿐 아니라, 반신라적인 정서를 너무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도 듭니다. 아직까지 계백과 의자의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계백> 속에서 마치 신라는 '세작(간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일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영화 <황산벌>에서는 신라와 백제의 이야기가 균형을 맞춰 정세가 신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관객에게 알려주었는데, <계백>의 시대상은 백제, 그것도 무왕과 사택비라는 궁내의 정쟁과 암투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지나치게 편협한 시각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퓨전 사극인 만큼 어느 정도의 상상력은 가미가 되어 재미를 추구한다 할지라도 역사적 왜곡이나 친백제적인 지나친 쏠림 현상은 <계백>의 시청률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얘기한대로 역사를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라면 신라 뿐 아니라 당나라와 고구려의 정세로 짚어야 하기에 너무 스케일이 커지겠죠. 헌데, 아직까지 큰 스케일이 보여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0억 대작이라는 <계백>에서 지금까지는 의상과 영상미 정도 밖에는 돈을 쓴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황산벌 전투에 포커스를 맞춰 전투씬에 돈의 대부분을 쓴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계백>은 여러모로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납치라기 보다는 무진과의 데이트?
납치라는 설정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쓰이는 장치입니다. 헌데, 무진에게 위제단이 습격을 당한 것까지는 좋은데 사택비를 납치한 무진이 위제단에게 쫓기면서 사택비는 무진과의 과거를 회상하며 마치 무진과의 시간이 즐겁다는 것처럼 납치를 즐기는 듯 합니다.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려야 않을 수가 없지요.
그리고 CG 처리로 무진을 굉장한 고수로 그렸던 초반과는 달리 외팔이가 된 무진이 사택비를 납치하여 위제단과 대적함에 있어서는 와이어 액션이나 CG 처리가 별루 없어 액션씬에 있어서도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되도록 장점만 보려고 하는데 5회는 이런 저런 단점들만 보이게 되는 매우 아쉬운 한 회였던 것 같습니다.
사택비를 속이기 위해 선화황후의 위패를 태우는 의자
그나마 의자가 무진과 무왕에게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는 연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설정을 보완 해줬습니다. 무진이 위제단에 잠입하기 위해서 수급을 취해야 할 사람이 의자인 것을 알게 되고, 의자와의 재회에서 의자가 본심을 드러내지 않자 무진은 자결을 하려 합니다.
이에 의자는 지난 세월 자기자신마저도 속이며 살아야 했던 자기의 본심을 드러내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무왕 또한 의자의 본심을 알게 되고, 계백 또한 무진의 출신내력을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아마도 아역에서 성인으로 변모해 가기 위한 바통 터치라고 보여지는데요. 무진의 아내가 죽음으로써 계백의 아역 역할로 넘어온 것을 보면, 무진이 죽음으로써 계백의 성인 역할로 넘어올 것으로 짐작됩니다. 내일 방송될 6회가 끝나고 나면 다음주에는 송지효(은고)와 티아라 효민, 이서진(계백), 조재현(의자) 등의 인물로 전환이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위제단 탑시크릿, 살생부
사택비를 납치한 무진이 얻은 것 중에 위제단의 존망과 사택비 일가를 위협할 만큼 엄청난 비밀이 있는『살생부』에는 무진의 말로 짐작컨데 사택비 일가가 권력을 얻기 위해서 선화황후처럼 암살한 역대왕이나 의자의 이름도 적혀 있을 것입니다. 진퇴양난에 처한 무진을 구출해내기 위해서 의자와 무왕은 군사력까지 동원하여 사택일가에 대적하려고 하는데 이 살생부가 무왕 진영과 사택비 진영 간의 거래의 일환으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택적덕은 사택비의 희생을 각오하고서라도 이를 빼앗으라며 위제단에 명을 내리지요. 이에 위제단은 사택비의 안위를 무시하고 무진을 습격합니다. 무진은 사택비를 보호하다가 위제단의 칼에 맞게 되는데...
5회 줄거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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