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령은 승유의 안부를 묻는 등 살갑게 대하려 하지만 승유는 세령에게 여태껏 보이지 않던 차가움을 선사합니다.
승유: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승유의 그 말이 마음에 맺힌 세령은 집에 돌아와 절에서 사라진 세령을 탓하는 어머니의 꾸짖음에 눈물을 흘리지요. 그 꾸짖음으로 인해 눈물을 보이는 것이 아닌데 말이죠. 어머니로써는 어안이 벙벙한 뿐입니다. 세령은 승유가 무사한지 안한지 걱정이다가 승유를 만나고 나선 그의 차가움에 야속한 마음으로 또 승유를 생각합니다. 뭐 이쯤 되면 자나깨나 승유 생각이네요. 역시 남자는 키 크고, 잘 생기고, 가문 좋고, 말 잘타고, 그네 잘 밀어주고 해야 할 노릇입니다.
이들의 인연이 여기서 끝나나 싶었는데... 경혜공주가 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을 백분 활용합니다. 부마인 정종은 승유와 신면의 죽마고우 아닙니까. 경혜공주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닌 세령은 경혜공주를 맞이 하러 집 앞에서 기다립니다.
승유와 신면은 정종의 집들이라고 해야 하나요? 부마가 된 정종을 축하해주러 오게 되지요.
경혜공주는 세령을 탓하는 마음에 그녀가 몹시도 꼴도 보기 싫을 정도이지만, 그녀가 궁 밖을 나와 외롭고 두려운 자신을 마음과 처지를 알아주자 잠시 흔들립니다. 거기에 더해 다음날엔 멀리 죽은 모후의 무덤을 가려다가 거친 사내들과 뒤섞여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 곳에까지 이르러 그만 가는 것을 포기하고 맙니다. 정종의 집에서는 공주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지요. 승유는 밤새 정종과 술을 마시느라 계속 있었고, 세령은 공주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왔다가 다시 승유와 만납니다. 공주가 없어졌다는 말에 세령은 그 무덤이 생각이 나서 말을 타고 가려 하지만 말을 혼자 타 본 적이 없는 세령이 보고 있기 답답하여 승유가 다시 함께 말에 오릅니다.
흔들리는 마음
능에 도착한 승유와 세령은 헛걸음을 하게 되지만 세령은 그 곳에서 자신의 속내를 승유에게 보입니다. 조선시대의 여인인 세령의 일종의 고백인 셈인데, 양가댁 규수보다도 신분이 높은 황족이 과연 저러 했을까 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이 말을 들은 승유는 다시금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세령: "저 때문에 모진 고초를 겪으신 일 꼭 한 번은 만나서 사죄드리고 싶었습니다." 승유: "착각하지 마시오. 다른 여인이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오." 세령: "허면, 스승님께서는 어느 여인에게나 목숨을 거시는 분입니까? 그것이 스승님께는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었군요."
승유는 잠깐의 외유로 세령을 향했던 마음을 접었다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자신의 것이지만 한 번 사랑을 맛 본 마음은 더이상 자신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세령의 말이 자꾸만 생각나며 세령이 자꾸 떠오르자 승유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하면서 그녀가 있는 절로 걸음을 옮김니다. 승유는 세령을 보자 말없이 그녀를 깊게 끌어 안습니다.
곧은 마음
문종은 병세가 악화 되어 있고 수양대군은 어린 단종을 쥐락펴락 하면서 문종이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수양은 문종이 붕어함과 동시에 어린 단종을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여 왕권을 가져오려고 계략을 세우지요. 하지만, 안평대군이 문종의 병세가 악화 되었음에도 경혜공주를 한 번 보고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며 문종에게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병세가 심상치 않음을 안 문종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평대군과 함께 경혜공주를 찾아 궁 밖을 나옵니다.
안평대군: "폐하, 신이 불충을 무릅쓰고 이리로 모신 것은 폐하를 꼭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옵니다."
곁방 문이 열리니 김종서가 부복하고 있습니다. 경혜공주와 단종을 지켜주지 못하고 떠나는 문종은 자신을 대신해 누가 그들을 지켜줄까 노심초사였지만 김종서의 충정을 알게 되자 그를 다시 좌의정에 편수하고 수양대군의 횡포를 견제하려 합니다.
마침내 문종이 궁에 들어 붕어하자 수양대군은 대리청정을 위해 신숙주와 짠 교지를 단종의 옆에서 읽어 내려가지요. 하지만, 안평대군에게는 문종이 남긴 진짜 교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종서가 궁에 들어 단종에게 엎드려 절하고 단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말합니다.
김종서: "이 김종서가 눈을 뜨고 있는 한 종친들이 정사에 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오. 이를 어길시 목숨을 부지 못할 것이오!"
수양대군: "그리 원한다면 이 수양의 손으로 직접 죽여드리리다..."
이로써 피를 부르는 수양대군의 왕권찬탈의 계유정난의 서막이 곧 터질 듯한 활화산처럼 태동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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