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동탁
'한중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2011년 서울드라마어워즈 대상을 수상한 <삼국지(쓰리킹덤스)>가 방송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촉·오 삼국의 긴 100년 전쟁을 시작하는 대장정이 시작이 된 것이죠.
익히 알려진 굵직한 사건들을 위주로 선이 굵게 그려지고 있는 대하드라마여선지 늦은 시각에 함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나관중의 연의소설인『삼국지연의』에 의해 탄생이 된 '삼국지'는 전형적인 인물 창조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삼국지'를 논함에 있어서 인물평을 빼놓고 갈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데, 특히나 현대 사회에서 조조에 대한 평가가 새로운 시각으로 부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 시대에 조조는 '시대의 간웅'으로 저평가 되고 있었지만 현대에 있어서는 그를 통해서 치세와 사람을 다루는 기술 등이 재평가 되고 있죠.
<삼국지(쓰리킹덤스)>에서도 극 초반 조조와 동탁의 이야기로 시작을 하면서 이전의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로부터 시작하는 다른 '삼국지'들과는 다른 시각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시들이 전권을 유린하던 시절 그 원흉인 십상시를 제거하면서 스스로 상왕이 된 동탁과 이 기회를 놓치고 폭정을 일삼는 동탁을 제거하려는 명분을 세웠으나 내심으로는 스스로 왕이 되고자 동맹군을 결성한 원소, 그리고 폭정을 일삼는 동탁을 제거하려다 실패하고 도주하는 조조...
기나긴 100년의 전쟁은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동탁의 입 안의 혀처럼 굴던 조조가 동탁을 죽일 기회를 놓치고 도주를 하게 될 때의 임기응변은 자신의 목숨을 구한 임기응변이었지만, 도주 중에 수배령이 내려진 자신을 숨겨준 친척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격으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이중적인 조조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여포와 초선
조조의 암살기도의 배후에 왕윤을 의심하던 동탁은 양아들 여포로 하여금 왕윤부를 수색케 합니다.
왕윤부를 수색하던 도중 여포는 운명의 여인인 초선을 만나는데, 후에 왕윤은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와 여포를 이간질 시켜 동탁을 제거하게 되지요.
이른바 병법삼십육계 중 31계인 미인계입니다.
중국의 4대 미인을 꼽으라면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꼽는데, 이들을 형용하는 한자로 '침어낙안(沈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시-침어~물고기가 헤엄치는 것도 잊고 가라 앉을 정도의 미모.
왕소군-낙안~기러기가 날개짓을 하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질 정도의 미모.
초선-폐월~달이 초선의 미모에 부끄러워 구름 사이로 숨었다는 고사.
양귀비-수화~양귀비의 미모에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중국, 일본, 한국 중에서 뻥이 가장 심한 나라가 중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미인을 형용하는 표현도 중국답다고나 할까요.
미인의 기준이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긴 하지만 달이 부끄러워 구름 사이로 숨었다는 초선의 미모를 현대인들이 평가하게 된다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초선 역을 맡은 진호(陳好 Hao Chen)란 배우는 <천룡팔부 2003>에서 아자역을 했던 낯익은 배우입니다.
'폐월'할 정도의 미모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사랑에 눈이 멀게 되고 콩깍지가 씌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겠죠.
여포가 아마도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초선에 눈이 멀어 양아버지 동탁을 죽이게 되니 말이죠.
조조가 왕윤에게서 평소에도 갑옷을 입고 다니는 동탁을 죽이기 위해 무쇠를 두부처럼 베는 칠성보도를 얻었으나 이 보도는 암살실패를 하며 동탁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동탁은 이 보도를 다시 여포에게 건네며 조조를 잡으라 명하죠.
자신을 죽여려 했던 칼을 양아들에게 건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복선이라 보여집니다.
그리고, 무인이 명검을 탐하듯이 영웅이 미인을 좋아하는 것(영웅호색) 또한 운명이라면 운명일테지요.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을 위해서만 사용되었으며, 그 저작권 및 소유권은 KBS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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