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만 보는 남자, 과정을 즐기는 여자
김정운 교수가 나온다고 하여 처음으로 <힐링캠프>를 시청해 봤습니다.
김정운 교수는 <남자의 물건><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노는 만큼 성공한다>와 같은 책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인기가 많은 스타강사이기도 합니다.
스타강사답게 김정운 교수의 입담은 문화심리학, 한국 남자, 성, 자기 자랑 등에서 유감 없이 발휘 되었습니다.
특히나 재밌었던 것은 이경규와 김제동의 이미지에 대한 김정운 교수의 날카로운 분석이었습니다.
김정운 교수: "이경규는 위악스럽고, 김제동은 위선적이다."
이경규는 일부러 악한 척을 하기 때문에 만약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저 사람은 그럴 수 있는 사람,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김제동은 옳은 말만 하고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도 한 방에 훅갈 수 있다는 의미로 이런 표현을 하였습니다.
굉장히 공감가는 말이었고, 김제동 본인도 이 말에 수긍을 하면서 그런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다고 하였어요.
이경규: "속지마. 이 사무실 자체가 문제가 있어.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 여기 와서 문제를 떠안고 가는 것 같다니까."
김정운 교수의 말에 혹하던 김제동과는 달리 예능 고수 이경규는 김정운 교수의 말을 이렇게 받아 치며 웃음을 줬어요.
김정운 교수는 소품으로 이경규와 김제동의 심리적인 분석을 중간중간에 해주기도 했는데, 김제동은 마이크와 이승엽 선수에게서 받은 야구방망이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에 김정운 교수의 분석 때문에 한혜진이 거의 자지러졌어요.
왜냐하면, 김정운 교수가 김제동에게 성적으로 억압되어 있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빨리 여자친구를 사귀라고 했기 때문이었지요.
마이크가 심리학적으로 '남성'을 의미하기 때문이었고, '야구방망이' 또한 그렇다는 것 때문이었죠.
김정운 교수: "방망이는 자신의 외소함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꾸 물건에 집착하는 것이다"
과묵한 남자
김정운 교수는 '수컷들의 멘토'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과묵했던 남자, 한국의 아버지상, 스타(스스로 왕따)가 되었던 학창 시절 등 스스로가 문제가 많았기에 자기성찰적인 연구를 통해서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스타강사가 될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김정운 교수가 힐링 캠프에 나온 이유는 여자들과 함께 있을 때는 편하고 즐거운데, 남자들끼리 있으면 불편하고 어색한 점을 고쳐 보고자 나왔다고 합니다.
그는 특히나 과묵한 남자에 대해서 남자다운 것이 아니라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정의를 했어요.
사람이 대화를 나누면 그 말에 대해서 책임을 공유하는 것인데, 과묵한 사람은 말이 없으니까 공유도 없고 책임을 지지도 않는 것 같다는 것이 김정운 교수의 말이었죠.
김정운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경규도 문제가 있고, 김제동도 문제가 있으며, 저도 문제가 많은 한국 남자 중의 한 명 같습니다.
김정운 교수는 한국 남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면 한국 사회가 지닌 여러 가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오늘 방송에서 한국 남자의 문제점의 하나가 적을 만드는 것이라며 적을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김정운 교수는 오늘 한국남자들과 볼펜 회사 다니는 사람들을 모두 적으로 만든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김정운 교수의 말을 100% 맞다고 수긍해야 할지...아니면 예능이나 언어유희로 봐야 할지 좀 아리송하더군요.
이경규의 말처럼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이 문제를 떠안고 가는 것 같은 느낌?
문제 제기만 하고 해결책은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예능으로만 본다면 재미가 있었지만, 김정운 교수에게서 뭔가를 하나 건져 가고픈 시청자 입장에선 그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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