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재해석과 전설의 퓨전
'아랑사또전'은 모티브가 된 '아랑전설' 이면에 또다른 전설을 추측하게 하고 있는데, 이를 지역적으로 밀양에만 국한하여 검색을 해봤으나 이무기 전설 이외에는 찾아볼 길이 없는 듯 합니다.
주왈과 그의 가족이 어떤 요괴인 것만은 분명한데 이무기인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제 추측에는 영화 '천녀유혼'과 같이 산 전체를 감싸고 있는 나무요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도 추측일 뿐 단정짓기는 어려운 감이 있죠.
단지, '아랑사또전'은 '천녀유혼' 뿐 아니라 아랑형설화인 '아랑전설'과 '숙영낭자전'과 같은 것이 혼재된 퓨전 전설로 재탄생된 작품 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숙영낭자전'에서는 숙영이 옥황상제의 은혜를 입어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랑사또전'은 '숙영낭자전'의 이러한 이야기를 채용하고 이 이야깃 속의 도선사상을 함께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주왈은 윤달 보름에 영이 맑은 사람을 죽여 제물로 바치기 위해서 아랑을 칼로 찔어 죽입니다.
아랑의 육신에서 혼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봉인부적을 쓰는 것을 봐서는 '천녀유혼'처럼 사람을 먹이로 하여 영혼을 속박하여 노예로 부리는 요괴의 변형이라 추측이 되는데 우리나라 전설에 그러한 요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주왈이 두려움에 떠는 존재인 이 여인의 진면목은 뭘까요?
생각보다 너무 이른 등장이라 조커를 너무 빨리 빼든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었지만 또다른 놀라운 반전을 숨기고 있기에 가능한 등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장 추측 가능한 것은 은오가 어렸을 적에 은오의 어머니(강문영 분)가 한맺힌 설움을 이야기 하는 회상씬 뿐인데요.
은오 어머니의 일가족이 같은 날, 같은 시에 살해되었고 그 장본인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겠다면서 뿌리 깊은 원한을 어린 은오에게 들어냈죠.
이 부분에서 은오의 어머니가 만약 진짜 요괴라면 윤달 보름에 맑은 영을 가진 제물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일가족을 부활시키려고 하는 일종의 사술과 관련된 제의의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은오 어머니가 껍데기만 은오의 어머니 모습을 한 다른 요괴라면 그 제물의 영을 먹음으로써 옥황상제와 염라대왕마저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될 강력한 요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도 전자보다는 후자가 좀 더 가능성이 큰 듯 합니다.
왜냐하면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은 그 존재를 이미 알고 있기에 우주가 존재하는 이래로 전무후무하게 아랑을 다시 환생시켜 이 요괴가 진행하고 있는 일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죠.
하늘의 섭리대로라면 사람이 죽으면 천당 아니면 지옥일진데 이 요괴의 등장으로 인해 수많은 영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의 입장에서는 어지러워진 질서를 바로 잡고자 하는 생각일 것입니다.
아랑은 이미 한 번 죽었던 육신이기에 다시 죽을 수 없는 불사의 몸을 지니고 환생한 듯 합니다.
주왈은 은오의 어머니에게 제물로 바치려고 칼로 찔러 죽인 아랑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요.
은오 어머니는 주왈과의 계약으로 맛있는 만찬을 즐기러 왔다가 이를 지키지 못한 주왈을 '쓸모 없는 놈'이라고 다그치고 그 자리를 떠납니다.
아랑이 밤늦게 없어져서 이를 쫓던 은오는 아랑이 칼에 맞고 납치 되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음날 아랑이 납치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음기가 강한 귀신산이라 이름 붙은 곳을 수색하다가 귀신 나올 법한 곳에서 어머니의 비녀를 찾게 됩니다.
은오의 어머니는 아무리 생각해도 요괴라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만약 은오 어머니가 요괴라면 은오도 반은 사람이고 반은 요괴라는 말이 되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 버리게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생각보다 이른 주왈의 배후의 등장, 그리고 그 배후의 인물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점 때문에 온갖 추측이 난무해지네요.
제가 쓴 이 글들 속에 하나가 은오 어머니의 정체 중의 하나이겠죠?
설마 또다른 놀라운 반전이 있다면...허걱!!!
그것이야말로 반전의 반전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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