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현명한 전개를 택한 한국형 엑소시즘 영화
<영화리뷰 418번째 이야기>
영제: The Priests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2015)
러닝타임: 108분, 15세이상관람가
관람장소: cgv 일산
감독: 장재현
출연: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김의성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검은 사제들'은 '전우치'(2009)에서 전우치(강동원)와 화담(김윤석)으로 적으로 만났던 두 배우가 6년 만에 다시 동지로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전작인 '전우치'의 606만 관객수를 돌파할 수 있을까에 대한 흥행성적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는데, 현재 466만명의 관객수를 동원하였으니, 전작인 '전우치'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은 전망이 든다.
일단 두 작품을 비교하면 '전우치'는 조선시대 고전소설 속의 캐릭터라는 점, '검은 사제들'은 서양의 크리스트교 사상에 뿌리를 둔 이야기라는 점 '전우치'는 코믹 요소가 있는 영화이고, '검은 사제들'은 이런 코믹 요소가 없는 진지한 영화라는 점 등 비교할 만한 점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이들 영화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관객들은 진지함보다는 코믹적인 영화에 좀더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이 된다.
'검은 사제들'이 택한 엑소시즘(제마의식)은 공포영화에서 오컬트 영화(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악마 등 종교적인 소재를 다루는 영화 장르)로 소분류할 수 있는 많은 영화들이 있어 이런 오컬트 영화를 많이 접한 관객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오컬트 영화: '오멘', '포제션 악령의 상자', '엑소시스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퇴마록', '컨저링' 등
그러한 점을 감독이 염두해뒀음인지 '검은 사제들'은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게'라는 점을 연출하기 위해서 현명한 전개를 택했다고 보여진다.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검은 사제들'은 한국형 엑소시즘 영화라는 점에서 B급 외국 엑소시즘 영화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영화라고 말할 수도 있다.
보통 이런 엑소시즘을 다룬 '공포영화'는 'B급'을 벗어날 순 없는데, 이런 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을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과 김윤석을 출연시키면서 보란 듯이 깨고 있다.
'공포영화'와 'B급'에 따옴표를 친 이유는 공포영화가 아니고 (혹은 공포영화이길 원치 않고), 영화 소재는 B급 영화가 즐겨쓰는 소재이나, 강동원과 김윤석의 출연으로 B급 영화로 규정지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엑소시즘을 다루는 오컬트 영화는 대부분이 공포영화이다.
그리고 장르상으로는 판타지호러나 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검은 사제들'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고, 공포를 주는 요소들이 있지만 판타지 영화나 공포영화이기보다는 '전우치'가 보여줬던 히어로 영화적인 전개를 따르고 있다 보여진다.
아마 이 점이 기존의 엑소시즘 혹은 오컬트 영화와 비교 또는 대조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 보여지고 '검은 사제들'이 지닌 약점을 가리는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게'라는 부분을 염두해둔 현명한 전개라 보여진다.
그리고, '검은 사제들'은 기존의 오컬트 영화와 달리 해피엔딩으로 마쳐지게 된다.
대부분의 오컬트 영화의 엔딩은 엑소시즘이 제대로 끝나게 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거나 큰 사고가 나는 등 불길한 결말을 선사하게 되는데, '검은 사제들'은 이러한 결말도 따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교황이 방한을 하였었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수많은 십자가가 보이는 크리스트교가 많은 나라이도 하다.
그런 점에서 '검은 사제들'은 한국형 오컬트 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고, 증명했다 할 수 있겠다.
상업영화는 이처럼 관객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수도 있다.
어쩌면 범작이 될수도 있었던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걸 어찌 탓할 수 있겠는가?
p.s.1 장미십자회(Rosenkreuzer):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구속을 뜻하는 십자가와 장미 문장이 그려진 깃발을 사용한 신비주의적 비밀단체.
중세 독일에서 형성되었었다.
신비주의 철학자인 크리스티안 로젠크로이츠가 결성했다고 한다. 아랍어로 씌어져 있던 비의의 책을 입수하여 라틴어로 번역하고 고대의 다양한 영지를 터득했다고 한다.
장미십자회는 종교개혁을 지지하고, 로마 가톨릭교와 이슬람교를 배척하였다.
p.s.2 엑소시즘에서 악마의 이름이 중요한 이유
엑소시즘 관련 영화를 보면 엑소시즘의 막바지에는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이다.
악마의 이름을 불러 점령당한 육신에서 악마를 불러내기 위해서이다.
'검은 사제들'에서의 악마의 이름은 마르바스(Marbas 또는 Barbas)라는 악마로 솔로몬의 72악마 중 서열 5위에 속하는 악마이고 지옥에서 36개 군단을 지휘한다. 인간에게 몸이 썩는 병을 준다고 한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악마의 령을 불러내어 돼지에 구속시키는데 반해 '포제션 악령의 상자'에서는 상자 속에 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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