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131번째 이야기> 2011 설날특선영화 원제: Harmony (2009)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15분 감독: 강대규 출연: 김윤진, 나문희, 강예원, 정수영, 박준면 영화 평점: 영화 몰입도: ※ 영화 평점 및 기타 그 외의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임을 양해 바랍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ower of Music
셀린 디옹의 노래 중에 <Power of Love>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사랑의 힘'이라는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가사이지요. 셀린 디옹은 사랑에 대해서 노래하였지만, 필자는 영화 <하모니>를 보며 음악의 힘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음악에는 어떠한 힘이 있길래 이토록 사람을 순화시키는 것일까요?
<하모니>의 공간적 배경은 여자교도소입니다. 그것도 일급살인을 한 죄수들이 대부분이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 대부분은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곳에는 죄와 그 죄에 걸맞는 벌,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죄책감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러던 이 곳에 합창단이 결성되기 시작합니다. 죄수들의 순화를 위해서 교도소장이 특별히 허락한 것이죠.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선 사람은 김윤진입니다. 그녀에게는 교도소 밖을 나가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곁에 두고 싶은 아기이지만 아기를 위해 이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교도소장에게 합창단 활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경우 특박을 보내주겠노라는 약속을 받아내게 됩니다.
'하모니' 여죄수 합창단이 결성이 되지만 신통치 않습니다. 음대 교수였던 나문희는 괜찮은 소프라노 한 명만 있더라도 좋겠다며 아쉬워하지요. 그런데, 이 때 그 괜찮은 소프라노가 나타납니다. 바로 강예원입니다. <하모니>가 음악과 어울어진 감동적인 영화임에는 틀림 없지만, 강예원의 등장처럼 영화 곳곳에서 나타나는 '감동을 위한 장치'들이 조금은 어색합니다. 음대 교수가 하필 그 교도소에, 출중한 소프라노가 하필 그 교도소에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좀 더 자연스러웠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한 아쉬움이 있더라도 <하모니>는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영화입니다.
왜냐하면, '가족'이라는 인간의 공통 테마를 주제로 하고 있거든요. 자신의 피붙이와 생이별을 해야하는 김윤진, 자기자신을 용서하지 못해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는 강예원, 딸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냉정한 딸을 둔 나문희... 모두 아픈 과거가 있고 현재진행형인 슬픈 가족사이지요. 이러한 가족의 갈등이 '죄'라는 벽에 막혀 가족간의 소통과 이해가 단절되어 있지만, 끝내는 그녀들이 일궈낸 사랑의 하모니는 담장을 넘어가게 하고, 가족을 만나게 하고, 화해를 시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하나님의 가르침은 이러합니다. 나문희는 반평생을 교도소에서 지내며 그 죄값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녀의 딸은 그녀의 사형 언도를 통보받고서야 비로소 어머니를 용서하지요. 가장 힘이 들 때 힘이 되어주어야 할 가족조차도 이렇게 외면을 하는 나문희의 역할을 보면서 '용서'를 한다는 것은 정말 신의 영역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가족조차도 용서가 힘이 드는데, 타인인 경우에는 오죽하겠습니까?
저는 <밀양><파괴된 사나이><용서는 없다>와 이 영화 <하모니>를 통해서도 이러한 '용서'라는 영화의 공통된 소재에 대한 서로 상이한 해석을 통해서 좀 더 깊이 고찰을 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를 접하기 전엔 그저 성경의 구절로만 박혀 있던 글귀들이었으나, 이러한 영화들을 통해서 성서적 가르침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가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모니>의 강대규 감독도 이러한 '용서'나 '벌'(사형제도) 등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를 미약하지만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한 것처럼 보입니다.
조금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이러한 시도 또한 출연자의 작위적인 등장타이밍 설정 못지 않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보여집니다.
매끄럽지 못한 이러한 연출만 배제시키자면 <하모니>는 거의 만점을 주어도 괜찮을 가족영화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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