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560번째 이야기>
원제: Sunset in My Hometown(2017)
장르: 드라마
런타임: 123분
감독: 이준익
출연: 박정민, 김고은, 고준, 신현빈
스포일러: 있음
"고향이 어디죠?"
고향이 어디인지 말을 하지 않아도 눈치 빠른 사람은 '쇼미더머니6'에 도전을 하는 무명 래퍼 심뻑(학수, 박정민 분)의 고향이 어디인지는 알 수 있습니다.
*심뻑: 데면데면하다는 전라도 사투리라고 합니다.
데면데면하다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친근감이 없고 어색하다는 뜻입니다.
랩을 할 때 사투리가 녹아 있기 때문이죠.
학수가 고향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향에 대한 자랑거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변산' ost 중의 하나인 '노을'의 한 구절을 옮겨보겠습니다.
'내 고향은 폐항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 밖에 없네'
학수의 고향인 변산은 전라북도 부안군으로 전라도에 속합니다.
학수의 아버지(장항선)는 건달 출신으로 학수는 그런 아버지가 싫었습니다.
사실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좋은 부자가 몇이나 있을까 싶습니다만 학수가 아버지를 싫어하는 이유는 명백하고, 학수의 아버지는 학수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모두 자신의 탓이기에 어찌할 수가 없는 일이죠.
이런저런 이유로 학수는 발렛 파킹과 편의점 알바같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쇼미더머니'에 6년 동안 개근을 하면서 래퍼로 성공하고픈 꿈을 꾸고 있는 무명래퍼 심뻑이기도 합니다.
고향땅을 다시는 밟고 싶지 않은 심뻑은 서울에서 고생을 하면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무명 래퍼이죠.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학수는 고향땅을 몇 년 만에 다시 밟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학수에게 고향은 접하고 싶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들이 남아 있는 곳이라 느껴집니다.
첫사랑인 미경(신현빈)에게 고백을 한다는 것이 관심도 없던 선미(김고은)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버스 안에서 고백을 했다가 거절 당한 고교 시절의 학수가 있었던 곳.
어머니 초상에 경찰에 쫓기는 아버지가 오지 않고, 오지 말라는 경찰이 와서 학수를 마치 범죄자인냥 취급하였던 고향.
어린 시절 자신의 꼬붕이었던 용대가 이제는 이 지역을 장악한 건달이 되어 어린 시절의 앙갚음을 하는 곳.
학수에게 고향 변산은 아버지만큼이나 싫은 곳입니다.
아버지를 싫어하는 감정만큼 고향이 싫은 것이겠죠.
그래서, 심뻑이라는 뜻처럼 고향 친구들을 만나도 데면데면하고, 위중하다는 아버지를 거의 9년 만에 만나도 달갑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아버지에게는 '호로아들' 소리를 들을 만큼 미움이라는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 있죠.
그런데, 미움이라는 감정도 관심이라는 감정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죠.
학수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애증이라고 해야 옳겠죠.
건달이든 그렇지 않든 학수에게는 둘도 없는 아버지니까요.
그러한 가슴 속의 울분과 같은 것이 심뻑의 랩 가사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학수(심뻑)은 그런 자신의 감정을 마주대하기가 싫습니다.
그래서, 아웃사이더처럼 변산을 떠나 어슬렁거리게 된 것 아닐까요?
아버지의 위중을 기화로 하여, 학수의 표현대로 "발목을 잡은" 고향 변산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게 될 기회를 맞이하면서 서울 살 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개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호로아들 학수가 무명래퍼 심뻑에서 래퍼로서 성공을 하고, 사랑도 얻는다는 훈훈한 결말을 얻게 되는 것이 영화 '변산'의 이야기죠.
p.s. 영화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하나라 합니다.
청춘을 테마로 한 작품이라는 것이겠죠.
청춘 3부작에는 '동주', '박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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