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이 중반부로 넘어가게 되면서 갑자기 장르론을 언급하는 이유는 <미스 리플리>라는 멜로드라마를 통해서 멜로를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극중 장미리의 심리적 갈등과 주인공을 둘러싼 이들의 심리적 갈등을 짚어 보면서 드라마에 몰입을 하게 되고, 몰입을 할수록 이들의 연기가 진가를 발휘하는 그런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로맨스물은 <최고의 사랑>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연애를 하는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달달한 감정의 액기스만을 뽑아 만끽하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멜로물은 로맨스물보다 호흡이 느리긴 하지만 로맨스물보다는 덜 판타지적이고 보다 현실에 가까운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요?
만약 <미스 리플리>를 홍자매가 로맨스물로 개조한다면 굉장히 재밌는 소재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맨스물이 경쾌하고 에피소드 위주의 극진행으로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 나간다면, 멜로물은 로맨스물에 비해 에피소드가 적은 편인 듯 하고, 심리적 갈등을 연기하면서 느린 호흡으로 새드엔딩을 향해 달려 나간다고 보여집니다.
이 비유는 <최고의 사랑>과 <미스 리플리>에만 해당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정통 멜로 드라마는 사필귀정이 대부분입니다.
사필귀정이라는 결말은 주인공이 악인이 아닐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미스 리플리>의 장미리는 동정심은 가지만 선인은 아니기 때문에 정극은 정극이로되 약간은 새로움이 가미된 정극 같아요.
유현과의 관계가 급진전 된 장미리는 유현이 부모님께 소개해 싶다고 하자 승낙을 합니다.
유현의 신분을 알고 있지만 유현에게 조건을 바라는 여자로 보이고 싶지 않아 그렇지 않은 척 앙큼을 떨지요.
모든게 완벽한 순간, 모든게 뜻대로 되는 하루......
이 완벽함이 깨어질까봐 깃드는 두려움 같은 것을 느껴보신 분이 계신가요?
장미리가 오늘 그런 느낌을 받은 듯 합니다.
유현과의 완벽한 행복 후에 그와 헤어지는 집 앞에서 왠지 모를 불안함이 장미리의 눈빛 속에 있습니다.
히라야마는 호텔A에 찾아와 장미리를 찾다가 전날 마주쳤던 장명훈과 만나게 됩니다.
장명훈은 히라야마의 존재로 인해서 장미리의 과거에 대해서 의심하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남자답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장미리를 잃게 될까봐 저어하는 마음에 감히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고심 끝에 히라야마가 원하는 돈을 건내주게 되고 이 장소에 장미리가 사건의 진행을 막아보고자 달려들지만 이미 진행이 된 상태...
변명을 하는 장미리를 향해 장명훈은 일을 덮으려고 합니다.
"그만해~이 일을 미리 모르게 처리했어야 하는건데...하필이면 오늘같은 날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약점을 덮어주고 거기에 더해 미리를 위해 추진하던 일의 성과를 얘기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켜 버립니다.
"기쁜 소식이 있어~대학에서 강의하게 됐어..."
장명훈의 사랑은 생각보다 크네요.
바보 같기도 합니다.
장명훈을 버린 전아내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장명훈의 미리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다시 한 번 도전을 받을 것 같네요.
바로 송유현이라는 장명훈으로써는 버거운 넘사벽에게 말이죠.
"사랑? 사랑이 뭔데?"
희주가 장명훈과 미리와의 관계를 알게 되자 그러면 안되는것 아니냐고 미리에게 추궁을 하자 미리가 희주에게 하는 말입니다.
미리는 어쩌면 정말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생모에게 버림을 받고 겪는 일종의 트라우마일수도 있겠고,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고 난 후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본능일수도 있겠죠.
장명훈, 송유현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으나 미리는 그들의 사랑이 두려울수도 있겠습니다.
버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 켠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랑마저도 거짓과 가식으로 이뤄진 삶입니다.
참 불쌍한 미리가 아닐까요?
유현은 <미스 리플리>라는 비극 속에서 유일하게 기쁨을 맛보고 있는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그토록 원했던 이상형과 미래를 꿈꾸고 있으니까요.
"맨날 걷던 이 길이 오늘은 왠지 다르게 느껴지네요. 너무 행복해요."
유현의 심정을 대변하는 이 대사...
유현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할 것입니다.
그는 미리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하기 위해서 반지를 준비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장소에 유현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가 들어옵니다.
장명훈도 미리를 위해 예물을 준비하고 있었나 봅니다.
유현을 발견한 장명훈은 그의 손에 든 선물을 발견합니다.
이들의 엇갈린 사랑과 눈빛 속에는 마치 다음 회를 예고하는 듯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너도 사랑한다고?'라고 서로에게 묻듯이 말이죠.
8회 줄거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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