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다보면 주연뿐 아니라 조연 등의 출연진도 스토리에 큰 영향력을 가지기 마련이고 주인공과 관계가 얽히고 설키게 마련입니다. 오늘 <미스리플리>를 시청하다가 극의 진행에 중요한... 하지만 알듯 모를듯이 숨겨진 '시크릿 코드'들이 숨겨져 있는데 오늘 방송에서 아마도 장미리의 엄마를 암시하는 대사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3회분에서 장미리의 어린 시절 그녀를 버리고 떠나는 장미리 엄마의 뒷모습이 공개가 되었었지요.
이 시점에서 장미리의 엄마의 존재가 등장을 준비하는 이유는 뭘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미리가 파멸을 당하고 난 이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장미리의 거침 없는 줄타기에 제동을 걸기 위한 장치이기도 할 것입니다. 제 짐작이 맞다면 장미리의 엄마는 몬도그룹 회장의 처이자 몬도그룹 부회장인 이화(최명길 분)입니다. 인물소개를 보면 그녀는 차분하고, 우아하고, 지적이지만 자기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여러 면에서 장미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듯 합니다.
장미리는 송유현에게 작업을 하기 위해 장명훈 때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려고 합니다. 병상의 몬도그룹 회장에게 직접 간장게장을 발라준 것이죠.
"호텔 직원인데 게장을 당신만큼이나 잘 발라주더라구~"
굳이 비교대상을 자기 부인에게 할 필요는 없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피가 땡기는지 어쩐지 몰라도 과민스럽게 장미리의 존재가 신경이 쓰이는 이화입니다. 이화가 장미리의 생모가 맞다면 송유현과는 이복 남매지간이 되겠네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장미리가 그토록 원하던 줄타기의 끝이 어쩌면 그냥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아도 그녀에게 열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장명훈의 어머니를 보살피며 그에게 호감을 얻었던 장미리는 유현의 아버지에게 점수를 따면서 유현과 급진전을 이루게 됩니다.
여자의 언어
"유현씨는 미리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희주는 유현을 향한 마음이 커지면서 장미리에게만 가있는 유현의 마음이 속상한지 오늘 이 대사를 극 초반과 극 후반에 두 차례나 유현을 향해서 질문합니다. 여자의 언어는 때로는 이렇게 맘을 숨긴 채로 표현이 되지만 알만한 사람은 알 것입니다. 이 얘기가 '왜 나에겐 관심을 주지 않는거에요.'라는 표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유현은 미리라는 늪에 빠져 있기 때문인지, 연애에는 잼병이여서인지 몰라도 희주의 여자의 언어를 해석하지를 못합니다. 자신을 편하게 친구로만 대하면서 선을 긋는 유현임을 알면서도 이미 커져버린 사랑의 마음에 혼자 눈물을 삼킬 따름입니다.
"미리를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미리는..."
희주는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이야기를 꿀꺽 삼키며 유현을 피합니다. 유현을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잘못하면 미리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할 것 같은 충동이 생기고 자신의 마음을 들킬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 희주가 안쓰러워 마음이 쓰이는 유현입니다. 희주에 대한 마음이 우정일 뿐일까요? 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할까요?
희주가 먼저 우정을 버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학력 위조 건으로 희주는 미리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의 빚을 갚은 셈으로 쳤는데 오늘 또 미리가 희주의 포트폴리오를 훔쳤거든요. 우정을 버린 것은 미리가 먼저지, 희주가 먼저는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희주가 어떻게 폭발하려는지 기대가 되네요.
마음의 상처와 보상의 피드백
이 소제목은 불교 용어로는 '업(카르마)'이라고 하고, 사자성어로는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업을 쌓으면 복으로 돌아가고, 악업을 쌓으면 화로 돌아간다고 하지요. 남에게 해를 끼치게 되면 고스란히 자신에게로 돌아가리라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피드백이 반드시 실현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미스 리플리>에서는 그러한 피드백이 되리라 예상합니다.
불교에서는 인과관계를 상당히 중요시하는데, 장미리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고 현재의 상황처럼 희주를 이용하고 장명훈을 이용하는 것이 장미리 혼자만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그녀를 버린 어머니에게도 일부의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쉽사리 답을 찾기 힘든 이야기들입니다.
또 한 명 이러한 피드백이 적용될 인물은 포주인 히라야마인데 히라야마야말로 진정한 악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미리를 대놓고 욕할 수 없는 이유와 그녀에게 동정심을 가지는 이유는 히라야마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1박2일에 출연하여 여행을 출발하기 전 자신을 소개할 때 "악역전문배우 김정태입니다."라고 할 때 참 웃겼는데 그의 맡은 배역을 보게 되면 웃을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미스 리플리>에서만 해도 그렇구요. 장미리보다 더한 최후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야만 마땅하고 말이죠.
미리의 히라야마 징크스
장미리는 행운 징크스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거짓말 징크스? 좋은 일이 있은 후에는 꼭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난 후에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고비 때마다 히라야마가 등장을 해서 장미리를 더욱 난처하게 합니다. 학력위조로 호텔A에 채용이 될 때도 히라야마가 등장을 했고, 경찰에서 수사를 하는 등 다행이 희주가 눈감아주는 바람에 한 고비를 넘겼지요.
이번 포트폴리오 사건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송유현과의 작업에서 장명훈이 걸림돌이 되는 듯 하자 장명훈의 성당 프러포즈를 받고서 핑계를 대면서 프러포즈를 거절하는 거짓말로 명훈을 속이지요.
"호텔 사람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장미리는 오늘이 생일인데 대복이 터졌네요. 장명훈에게는 성당 프러포즈를 받고, 다음 날에는 유현의 고백을 받습니다.
"...장래까지 생각하는 진지한 만남을 갖고 싶어요."
유현과는 포옹신은 있었어도 키스신은 아직 없었는데, 사실 키스신이 있으면 안되지 싶습니다. 이유는 상기와 같구요.
위기를 잘 피해나가는 미꾸라지 같은 미리가 히라야마의 마수를 어떻게 벗어나게 될지...
히라야마의 존재를 눈치채게 되는 장명훈은 미리의 암울한 과거를 알게 될지...
그리고 미리의 생모가 정말 몬도그룹 부회장이 맞을지 모든게 궁금해지는 7회 줄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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