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보면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일본을 제압하려는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한 감정 속에는 애국심의 발로가 분명히 있죠.
<더킹 투하츠> 3화에서도 그러한 것과 비슷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아는 눈물 쏙 빠지도록 당한 자존심의 상처를 재하에게 그대로 돌려줍니다.
항아에 의해 순식간에 자존심도 없고 근성도 없고, 배알도 없는 놈이 되어 버린 셈이죠.
여자로써의 자존심을 짓뭉갠 재하에게 남자로써의 자존심을 짓뭉개는 앙갚음을 당한 것이죠.
만약 이대로 물러선다면 재하는 남자도 아닙니다.
골이 난 재하는 항아에게 도전을 합니다.
바로 러닝머신을 끝까지 타서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것이죠.
헌데, 다중인격장애를 지닌 듯한 무기거래상 봉구(윤제문)가 러닝머신에 폭탄을 설치하여 사상자가 나오면서 극의 상황은 미묘하게 흘러 가기 시작합니다.
남과 북의 대표들의 대결, 항아와 재하의 자존심 대결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기 거래를 하는 봉구의 힘의 대결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면서 강대국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시원한 육두문자를 날리는 재하의 모습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가 분단국가가 된 시대적 배경에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배경으로 한 열강의 힘의 논리가 있었다는 원인을 기억하면 재하의 육두문자가 방송심의위원회에서 어떤 경고 조치를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육두문자에 담긴 작가의 의도가 어떠한 의미인지 이해를 하기에 이 작품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재하의 이러한 모습은 현 국왕에겐 통쾌한 웃음을 주었고, 지금까지의 깐죽거림과 밉상의 이미지를 역전시키는 멋진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멋진 모습은 다시 금방 본래 대로 돌아오긴 했지만요.
<더킹 투하츠>가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판타지적인 드라마 속에서도 분단 국가로 그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더킹 투하츠>가 그리는 이상향을 오늘 재하의 육두문자 씬에서 언뜻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남과 북이 통일이 되고, 그 통일한국은 주변의 열강에도 꿀리지 않는 나라인 것이겠죠.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 시대)나 팍스 차이나가 아니라 말이죠.
'남남북녀'라는 말은 '남자는 남쪽에 미남자가 많고, 여자는 북쪽에 미녀가 많다'는 말이라죠.
극중의 재하와 항아도 남남북녀이죠.
<더킹 투하츠>는 WOC 남북 단일팀을 계기로 남남북녀인 재하와 항아의 사랑이 이뤄지는 것이 마치 분단왕국이 통일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지니게 합니다.
<더킹 투하츠>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 속에는 재하와 항아의 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맘도 숨겨져 있겠지만 이러한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들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들의 로맨스가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판타지 속에서 나마 통일이 이뤄지길 바래봅니다.
그래야만 재하와 항아의 사랑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죠.
아니나 다를까 재하와 항아의 혼사 문제가 거론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템포의 스토리 전개입니다.
항아가 떠올리는 재하의 모습은 스킨십의 짜릿하고 좋은 감정도 있지만 자신의 여성으로써의 자존심을 짓뭉갠 용서받지 못할 자인 것이죠.
반면 재하는 항아에게 계속 장난은 치고 싶은 모양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잘 놀고 있는 여자 아이들의 고무줄을 끊어 놓고 싶은 심리랄까요.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도 있듯이 재하는 다른 사람과 함께 눈싸움을 하며 놀고 있는 항아에게서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재하의 질투심이 어떻게 사랑으로 변해가는지 재밌게 지켜보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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